심야회의 즐기고 음성메일로 지시 ‘스피드 경영’ … 92년 국내 진출

PTC는 제조업에서 없어서는 안 될 인프라기술 즉, 기계설계용 소프트웨어(CAD)를 개발하는 회사다. 이 회사는 설계 기술 한 분야에만 집중해 세계적인 아성을 쌓았다.제조업의 설계 및 디자인은 상품개발의 첫 단계이자 핵심이다. 80년대 CAD 출현 이후 푸른색 종이 위의 제품설계도는 인터넷과 CD와 같은 전자문서로 대체됐다. PTC는 바로 컴퓨터 설계용 소프트웨어 ‘MCAD(용어설명)’를 공급한다.CAD는 컴퓨터를 이용해 설계하기 때문에 즉각적인 데이터 생성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개발기간 단축은 물론 순간에 모든 부서가 제품정보를 공유할 수 있고 동시 작업이 가능하다.제품 개발 결과와 데이터가 광속의 근거리통신망(LAN)을 타고 자재관리, 금형제작, 구매관리, 생산 등의 부서로 전파된다. CAD는 단순 평면도면뿐 아니라 3차원의 입체 화면, 투시도를 보여주며 외관재질은 물론 나사 하나의 직경과 요철까지 표시한다.제조업의 경우 제품의 디자인과 설계가 한 번에 완성되는 경우는 없다. 수백 수천 번의 설계변경과 테스트가 이어진다. PTC는 컴퓨터 설계로 이 모든 작업을 모니터상에서 할 수 있도록 했으며 웬만한 모의실험(시뮬레이션)을 가상공간에서 수행하도록 했다.PTC는 이같은 소프트웨어(프로/엔지니어)를 썬마이크로시스템즈, 루슨트테크놀로지, 록히드마틴, 휴렛팩커드, EMC, 나이키 등 전세계 3만 3,000여개 기업에 공급하며 지난해 10억달러를 벌어들였다.미국 매사추세츠주 니드햄에 본사를 두고 있는 이 회사는 마이크로소프트나 디즈니처럼 화려하지 않다. 그러나 PTC는 오래 전부터 우리 일상 깊숙이 들어와 있는 회사다. 오로지 기계설계용 소프트웨어에만 매진한 결과다.국내 제조업수준 업그레이드 ‘의욕’우리가 사용하는 많은 제품이 PTC의 디자인 소프트웨어로 만들어진다. 나이키 운동화부터 이동전화단말기, 자동차, 중장비, 선박, 비행기, 우주선까지 다양한 종류의 설계도면을 PTC 디자인 기술인 ‘프로엔지니어’가 생산한다.PTC의 설계소프트웨어는 어렵고 불편한 도면을 밀어내고 국내 제조업을 크게 향상시켰다.이 회사 관계자는 “ 가까운 예로 우리나라의 금형산업은 일본에 비해 크게 뒤떨어져 있었고 대부분 제품의 금형을 일본에 의존하고 있었다. 그러나 PTC의 프로엔지니어를 도입하면서 국내의 많은 금형 업체들이 일본에 제품금형을 수출하고 있다”고 자랑했다.24시간 음성메일로 전세계 업무 협조92년 국내에 진출한 PTC코리아는 심야회의를 즐긴다. 이른바 미드나잇컨퍼런스. 미국 본사가 컨퍼런스콜(전화회의)을 요청하면 미국, 일본, 인도, 호주, 독일, 중국 등 지구촌 PTC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인다.시차 관계로 일본과 한국, 중국 등은 주로 심야에 회의를 갖기 일쑤다. 전세계를 무대로 비즈니스를 펼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사무실에는 거의 직원들이 없다. 업무시간에는 세일즈와 컨설팅 등으로 직원 대부분이 현장으로 뛰어다니기 때문니다.이에 대해 PTC의 컨설턴트는 “이동이 많은 관계로 e메일보다 보이스메일을 선호하기에 수시로 보이스메일 사서함을 확인하고 업무를 신속하게 처리한다”며 “한자리에 모이는 회의보다 빠르고, 특히 본사와 연락을 취할 때 좋다”고 설명했다.PTC는 이국 문화 적응에도 적극적이다. 예컨대 일부 미국인 직원은 우리나라 사람이 놀랄 정도로 우리말을 유창하게 한다. 이러한 일은 한국뿐 아니라 PTC 지사가 있는 175개 나라 모두에서 볼 수 있다.협업(CPC) 솔루션으로 제품개발 혁신PTC는 98년 협업제품거래(CPC) 솔루션 ‘윈칠’을 발표했다. 설계 디자인 기술을 토대로 자재관리 구매 생산은 물론 생산협력업체까지 네트워크와 경영소프트웨어로 단일화한 것이다. 이 협업은 동시작업을 통해 제품 생산 기간 단축은 물론 고객의 반응도 곧바로 반영한다.PTC코리아는 국내에서만 올해 1,300억원대의 시장을 예상하고 있다.국내기업으로는 삼성전자, LG필립스LCD, 계양전기, 동부전자, 기초과학지원연구소, 대림자동차, 태광실업, 하이닉스반도체 등이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용어설명MCADMechanical Computer Aided Design의 약자. 엠캐드로 읽는다. 고성능 기계용 CAD(Computer Aided Design)를 뜻한다. CAD는 컴퓨터를 이용해 기계 등의 설계작업을 수행하는 소프트웨어 또는 시스템.CPCCollaborative Product Commerce의 약자. 제품개발 환경에서 기업간, 부서간 동시작업과 협력을 가능케 하는 컴퓨터를 이용한 경영기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