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까지는 주가지수 선물 투기거래에 대해 알아보았다. 이번에는 주가지수 선물 차익거래가 실제로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다루어보려고 한다.차익거래에 대해 말하기 위해서는 먼저 ‘이론가’에 대해 알고 있어야 한다.선물의 가격은 주식이나 다른 상품 모두와 마찬가지로 선물시장에서의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정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마냥 수요와 공급에 맡길 수만은 없고, 또 선물의 특성상 현물과의 관계에 따라 가격이 형성된다. 따라서 단순히 기대에 의한 미래의 예상가격이 아니라 현물시장과 관련해 보유비용을 감안한 이론가격을 정하게 된다.이론가격을 정하는 방법은 보유비용모형, CAPM 이론모형, 불편기대이론모형, 베이시스를 이용한 결정모형 등이 있다. (잠깐만, 잠깐만, 뭐야, 왜 이래? 첫째, 너무 재미없고 둘째, 내가 이거 알아야 되는 거야?) 아니, 몰라도 된다. 좋다, 그렇다면 한 가지만 알고 넘어가자.주가지수선물은 지금 주식을 사는 것이 아니라 만기까지 내가 주식을 사기로 하고 증거금을 내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렇다면 이론선물가격은 현재의 현물가격에 비해 높아야 할까? 낮아야 할까?내가 지금 KOSPI200 종목 전부를 지금 사서 만기에 파는 것과 지금 주가지수선물을 사서 만기에 결제하는 것은 같을까, 다를까? (같겠네 뭐. 그럼 어느 것이 돈이 더 들까? 같은 것 아니야? 아, 이자비용이 있지.)그렇다. 증거금만을 내기 때문에 실제 주식을 매수한 것보다는 이자비용이 덜 든다. 그래서 이론가격은 현물가격보다 높다. (실제로 이론가격을 계산할 때는 배당수익률과 이자비용에 계산되는 금리를 따져야 하지만, 이왕 넘어가기로 한 거 복잡한 부분은 그냥 잊어버리자.)그런데, 그게 차익거래와 무슨 상관인가?차익거래는 비싼 것을 팔고 싼 것을 사는 거래이다. 단, 동시에. 그렇다면 현재의 선물가격이 이론선물가격보다 위에 있으면 비싼 선물을 팔고 대신 현물을 산다. 이 포지션을 정리하려면, 선물가격이 이론가격과 같아질 때 반대로 현물을 팔고 선물을 사면 된다.반대로 현재의 선물가격이 이론선물가격보다 아래에 있으면 싼 선물을 산다. 대신 현물을 판다. 역시 정리는 반대로 한다. 만약에 만기까지 한 번도 이론가격과 같아지지 않으면 선물만기에 현물을 정리하면 된다.전자를 매수차익거래, 후자를 매도차익거래라고 부른다. 가격의 기준이 되는 것은 선물이지만 이름의 기준이 되는 것은 현물이다. 현물을 사면 매수차익거래, 현물을 팔면 매도차익거래이다.그런데, 현물을 사고 파는데 왜 비교는 이론선물가격과 하는 것일까? 왜냐하면 이론선물가격은 현물가격이기 때문이다. (뭐라고?)이론선물가격은 현재 상태에서 현물가격이 움직이지 않고 만기까지 갔을 경우의 현물가격이기 때문이다. (아, 현물가격에 이자를 더한 것이 ‘이론가’지. 그렇군, 헷갈리네.)이제 이론가에 대해서 알았다면 차익거래가 실제로는 어떻게 행해지는지 알아보기로 하자.처음의 표는 차익거래를 포함한 당일 발생 프로그램 매매분을 표시한 것이다.두 번째 표는 약간 복잡하다. 천천히 보자.거래대금은 당일 거래대금을 말하는 것이고 KOSPI200 대비 비중은 시가상 위 종목의 비중을 말한 것이다. 즉 시가 상위 5개 종목이 KOSPI200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7.41%이다.다음의 매수 비중은 거래대금에서 프로그램 매매가 차지하는 비중을 말한다. 처음의 표에서 당일 프로그램 매수는 3,665억원이 발생되었다. 그렇다면 그중 시가 상위 5개 종목을 사기 위해 투자된 자금은 매수대금의 47.41%인 1,737억원이다. 그 자금을 시가 상위 5개 종목의 거래대금으로 나눠보면 프로그램 매매가 거래대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나온다. 즉 시가 상위 5개 종목의 거래대금 7,886억원 중 매수 쪽에서는 22.03%(1,737억)가 프로그램 매매이며, 매도 쪽에서는 12.43%(980억원)가 프로그램 매매이다. (그런데 어쩌라고? 오늘은 전혀 도움이 안 되는 말만 하고 있네.)과연 그럴까? 거래대금은 매수와 매도가 함께 이루어진다. 즉 누군가가 100원을 매수하면 누군가가 100원을 매도하는 것이다. 프로그램 매매가 어느 편인가는 그래서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허, 아직도 말을 못 알아듣는군. 나는 개별주식만 한다니까!)오른쪽 <표3 designtimesp=22174>을 보자.표에서 순위는 KOSPI200에서의 시가총액 순위를 말하며, 비중은 그날의 거래대금 가운데 프로그램 매매가 차지하는 비중을 가리킨다. 어떤가? 한국통신은 시가총액 5위 종목 전부와 비슷한 비중인 반면에 포항제철과 현대자동차는 비중 면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만약 어느날 매수차익거래가 공격적으로 이루어진다면 프로그램 매매 비중이 큰 포항제철과 비중이 작은 현대자동차 가운데 어느쪽 상승률이 높을까?자, 오늘 누군가가 나에게 2개 종목을 사라고 추천했다. 철강산업 관련주와 자동차산업 관련주이다. 어느 것을 살지 몰라 망설이고 있다. 만약 포항제철과 현대자동차 중 어느 것이 오늘 더 상승할 것이 예측된다면 고민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개별현물주식만 거래하는 투자자라도 프로그램 매매에 대해 신경을 써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시가총액 20위 안에는 종목군 중 대표라고 할 만한 종목들이 대부분 들어 있다. 이 종목들의 프로그램 매매 비중을 계산해 염두에 두고 매매를 한다면 수익률 관리에 도움이 될 것이다. 또 복잡하게 계산씩이나 하지 않는다 해도, 시가총액 크기에 비해 거래대금이(거래량이 아니라) 작은 종목이 프로그램 매매에 더 영향을 받는다는 것 정도는 알 수 있다.그런데 프로그램 매매가 도대체 무엇인가?프로그램 매매란 미리 정한 매매 규칙에 따라 자동으로 주문을 집행하기 위해 컴퓨터를 이용해 복수종목(바스켓이라고 부른다)의 매매주문을 저장했다가 특정시점에 일시에 주문을 집행하는 것을 말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차익거래 또는 비차익거래를 포함하는 정도로 사용하고 있다.프로그램 매매 중 가장 대표적인 기법인 차익거래는 아주 안정적인 매매기법이다. 미국에서 조사된 바에 따르면 주식시장 상승기의 수익률은 현물매수, 차익거래, 선물매수 순으로 나타났다. 하락기 수익률은 선물매도, 차익거래, 현물매도 순이었다. 따라서 차익거래는 어떤 장에서라도 수익을 낼 수 있는 기법인 것이다. 하지만 이런 기법을 운용하는 사람들에게 고민은 있다. 다음주에는 이에 대해 알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