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에서 피어나는 ‘자바’ 향기가 네트워크를 타고 전세계를 뒤덮고 있다.선마이크로시스템즈가 개발한 차세대 컴퓨터 언어인 자바(JAVA)가 무선통신에서 스마트카드, 기업의 업무용 솔루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스콧 맥닐리 선 회장은 지난 3월 26일 샌프란시스코 모스코니컨벤션센터에서 자바원(Java One)의 기조 연설을 통해 “전세계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57%가 자바를 이용하고 있으며 미국 대학의 80%에서 자바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며 “자바는 승리했다(Java Won)”고 선언했다. 자바원은 자바 개발자 컨퍼런스로 기업들이 자바 관련 기술 및 산업 동향이 소개되고 자바를 기반으로 개발한 다양한 솔루션들이 선보인다.◆급속히 확산된다 = 선의 체릴른 친 부사장은 “인터넷 애플리케이션 서버의 95%가 자바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자바 기술을 채용한 이동전화 등 휴대형 장비가 지난해 2,000만대 이상 팔렸다”며 정보기술(IT) 시장에서 자바에 대한 인기가 높다고 소개했다.또 자바 기반의 스마트카드는 지난해 11억 7,500만장이 보급된 데 이어 올해는 2억 5,000만장 이상 보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특히 “자바 개발자가 전세계적으로 1년 전보다 30만명쯤 늘어난 280만명 정도에 이르렀다”고 말했다.자바는 선이 개발한 차세대 프로그램 언어다. 이를 이용해 개발한 소프트웨어는 기기나 운영체제(OS)에 관계없이 사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자바로 개발한 프로그램은 “슈퍼컴퓨터에서 스마트카드에 이르기까지 모든 기기에 쓸 수 있다”(스콧 맥닐리 회장). 또 프로그램 개발 및 유지관리 비용이 적게 들고 호환성이 뛰어난 것이 특징이다.자바는 무선통신 분야에서 두드러진다. 이번 행사에서 모토롤라, 노키아, 지멘스 등 휴대폰업체와 스프린트, 넥스텔, LG텔레콤, 보다폰 등 통신서비스회사 등이 자바기술을 채용한 휴대폰이나 자바 기술에 바탕을 둔 다양한 서비스들을 선보였다.또 IBM, BEA, HP 등의 IT 기업들은 자바 기반의 기업용 솔루션들을 출품했으며, 오라클 사이베이스 IBM은 자바를 지원하는 데이터베이스 관리시스템을 내놓았다.◆도전도 거세다 = 자바는 무선 분야에서는 퀄컴의 BREW, 기업 시장에선 마이크로소프트(MS)의 닷넷(.Net)의 거센 도전에 직면해 있다. 특히 MS는 공격적으로 닷넷 확산을 추진, 강력한 도전자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의 경우 일부 은행이나 KT 등이 닷넷 채용을 적극 추진하고 있을 정도이다.그러나 선은 닷넷은 그다지 큰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맥닐리 회장은 “기업들은 특정 회사에 얽매이기를 원하지 않는다”며 MS의 독점성을 그 근거로 내세운다. “마약은 처음에는 공짜”라며 장기적으로 더욱 큰 비용이 필요한 독점 기술을 도입할 정도로 기업들이 어리석지 않다는 것이다.◆한국은 어떠한가 = LG텔레콤이 세계 최초로 자바 기반의 모바일 게임 서비스에 나섰으며, 자바 기반의 모바일 게임은 세계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컴투스의 경우 노키아 휴대폰에 내장해 전세계에 공급하고 있으며 모토로라 등과 제휴, 넥스텔이나 넥스텔 스프린트 싱귤라 등의 미국 이동통신회사를 통해 서비스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그러나 업무용 분야에서는 부진한 실정이다. 케미스 박병형 사장은 “한국에서는 아직 업무용에 자바를 도입하는 시도가 별로 없다”고 소개했다. 케미스는 이번 행사에 미국 현지법인 넥싯을 통해 코볼 등 기존 언어로 만들어진 프로그램을 자바 프로그램으로 바꿔주는 솔루션을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