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트루시큐어로부터 ICSA인증 획득, 가격차별화 통해 1위 굳히기 나서

코스닥시장에서 떠오르는 테마 중 하나는 ‘보안’이다. 코스닥에 새롭게 등록한 보안업체가 많았기 때문이다. 안철수연구소, 시큐어소프트, 인젠, 소프트포럼 등이 지난 2001년부터 코스닥에 등록한 보안업체들이다. 지난 4월23일 코스닥에 등록한 어울림정보통신도 이런 보안업체 중의 하나다.국내 보안업종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우선 첫번째는 바이러스 백신등을 만드는 시스템 보안업종이다. 두 번째가 어울림정보통신이 주력하는 네트워크 보안 분야다. 마지막 세 번째는 인증 및 전자상거래 보안 분야다.지난 97년 설립된 어울림정보통신은 네트워크 보안 분야의 주목받는 업체다. 네트워크 보안이란 가상사설망(VPN), 방화벽(Firewall), 침입탐지시스템(IDS) 등을 말한다. 이들 분야 가운데 회사는 방화벽 부문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방화벽 부문 매출비중은 88.32%에 달했다.방화벽이란 기업네트워크의 최상단에 설치돼 사내 정보에 대한 외부의 침입과 내부의 불법정보유출을 막는 인터넷 침입차단시스템이다. 대우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방화벽 부문은 지난해부터 2004년까지 연평균 30%가 넘는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시장 규모도 2004년에는 794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됐다.어울림정보기술의 ‘시큐어웍스 파이어월’은 지난해 국내 시장점유율 38.3%로 방화벽 업계 1위를 차지한 제품. 이 분야에서 올린 지난해 매출은 86억 800만원이었다. 이 중 절반이 넘는 47억9,300만원은 소프트웨어 판매를 통해 올렸다. 나머지 38억원은 하드웨어 일체형 제품판매를 통해 거뒀다.이은지 어울림정보기술 전략기획실 담당은 “시큐어웍스 파이어월은 행정자치부, 정보통신부, KT, 대우증권 등 약 3,500여 곳에서 사용하고 있다”며 “국가정보원으로부터 K4인증을 받는 등 성능이 뛰어나다”고 설명했다.이 인증제도는 정보보호진흥원에서 평가하고 국가정보원에서 수여하는 인증제도로 K1부터 K7까지 있다. 적어도 K2 이상은 받아야 공공기관에 납품이 가능하다.품질인증은 국내에서만 받은 것은 아니다. 지난 2000년 12월에는 미국 인증기관인 트루시큐어(TruSecure)로부터 국제민간보안인증으로 통용되는 ICSA 인증을 획득했다. 장문수 어울림정보기술 사장은 “아시아 국가로서는 최초로 받은 쾌거”라며 “이를 통해 시큐어웍스의 안전성과 우수성을 다시 한번 증명받은 셈”이라고 말했다.가상 사설망부문 올해 매출목표 40억원어울림정보기술은 방화벽 부문의 올해 목표를 세웠다. 이는 시스템통합업체 등을 통해 제품을 파는 간접영업을 활성화하고 보안업체와 제휴해 공공부문에서의 점유율을 높인다는 것이다.또한 기업 및 금융 부문에서는 가격차별화로 시장을 공략할 전략이며 증권사 등 제2금융권을 집중 공략, 국내 방화벽 시장의 1위 자리를 굳힐 방침이다.어울림정보기술이 주력하는 두 번째 분야는 가상사설망(VPN)이다. 가상사설망이란 공개된 인터넷을 인트라넷처럼 폐쇄된 네트워크로 구축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재택근무자들이 인터넷을 통해 회사 내부시스템에 접속할 때 외부에 자료가 유출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지난해 가상사설망을 통해 10억7,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전체 매출의 5.62%에 해당하는 수치다. 하지만 회사는 향후 가상사설망 시장의 전망이 클 것으로 예상한다. 이 때문에 올해 목표치는 지난해 네 배인 40억원에 달한다.어울림정보기술은 지난 4월2일 주당 7,000원(액면가 500원)에 공모를 마쳤다. 4월23일 첫 거래가 개시됐다.두 번째 거래일에는 1만5,650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이후 조정을 받아 5월23일 현재8,780원을 기록 중이다. 장사장은 “코스닥에 등록된 보안업체의 1분기 실적이 전반적으로 좋지 못했다”며 “하지만 우리는 1분기에 비록 소폭이나마 흑자를 냈기 때문에 적자를 낸 기업과는 차별화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주식분포 상황을 보면 장문수 대표이사 등 특수 관계인이 전체 510만주 중 36.86%인 187만9,653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매매 개시일부터 2년간(단, 1년 경과 후 매월 5% 한도로 매도 가능) 보호예수된다.애널리스트 시각가상사설망 부문 매출 증대 기대어울림정보기술은 선택과 집중을 추구하는 기업으로, 97년 11월 설립 이후 방화벽 분야에 주력하며 다수의 K4인증 획득, 조달청 우수제품으로의 선정, 2000년 아시아최초로 ICSA인증(방화벽부문) 획득 및 2001년 국내 방화벽 시장점유율 1위의 고지를 달성하였다.지난해에는 가상사설망(VPN) 부문으로 제품군을 확대해 행자부 행정정보보호시스템 선정 및 가상사설망기능을 추가한 방화벽 부문 K4E인증을 획득하였다. 가상사설망 부문은 금융기관들의 비용절감 수요에 따라 점진적인 시장확대가 기대되는 상황이다.따라서 향후 관련 시장에서 회사의 입지구축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최대의 난점은 국내 정보보호 시장규모가 총 관련업체수에 비해 작다는 것이다. 국내 보안시장은 공공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보안업체들의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예산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업체수의 증가로 인해 그 혜택은 상대적으로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장기적으로는 시장에서의 자율적인 업체간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며, 이때 선택과 집중화전략을 취하는 이 회사의 자리매김을 기대해 본다.송인애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 선임연구원CEO 탐구 / 장문수 사장“신속서비스로 선점업체 따라잡아”“소프트웨어 기업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관리입니다. 인적 네트워크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고선 운영하기 힘듭니다. 이런 네트워크를 갖추려면 마흔 살은 넘어야 가능합니다.”장문수 어울림정보기술 사장(46)은 불혹을 넘긴 마흔셋이란 나이에 회사를 창업하게 된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장사장은 두산정보통신에서 일하던 중 인터넷의 가능성에 눈을 떴다.“지금이야 인터넷이 생활의 일부분이 됐지만 회사를 창업할 97년만 해도 회사 홍보용으로만 간간이 쓰였습니다. 하지만 머지않아 인터넷을 이용한 은행송금 등 사이버거래가 활성화 될 것으로 예상했고, 이를 위해서는 보안기술이 각광을 받게 되리라 생각했습니다.”보안기술은 컴퓨터 운영 시스템과는 달리 선진국과의 기술격차가 그리 크지 않다는 점도 창업을 결심하는 데 도움을 줬다.장사장은 “처음 제품을 개발할 때 미국, 캐나다, 이스라엘 등 보안 선진국의 것을 벤치마킹했다”면서 “이후 벤처 기업이 장점인 ‘신속한 고객욕구 만족’을 발판삼아 이들을 따라잡았다”고 말했다.지난 4월에는 코스닥등록을 마쳤다. 공모가는 7,000원이었다. 이틀 연속 상한가로 1만5,650원까지 오르던 주가는 최근 주춤거리고 있다. 그러나 장사장은 주가 부양을 위해 회사 차원에서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주가를 인위적으로 관리하기 시작하면 악순환이 계속 되리라 생각합니다. 기업 경영에 주력한다면 주가는 자연스레 올라갈 것이라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