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성 중시하는 투자성향 확산 추세...외국인,유동성풍부 자산주에 '눈길'

‘주식시세는 절망 속에서 잉태돼 비관을 먹고 자라며, 회의 속에 성장해 행복을 느낄 때 사라져 간다’는 말이 있다. 미국 뉴욕의 월가(Wall Street)에서 인구에 회자됐던 말로, 주식시세의 일생을 짧지만 비교적 설득력 있게 표현했다고 할 수 있다.거래소시장이 외국인들의 선물 매매 및 이에 따른 프로그램 매매의 영향 속에서 변동성이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는 반면, 코스닥시장은 이러한 증시격언에 충실하게 부합하는 모습이다.코스닥시장은 지난해 9·11테러의 절망 속에서 나름대로 반등의 신호가 잉태되었다. 또 수급불안과 뚜렷한 매수주체의 부재라는 비관과 회의 속에서 성장세를 보인 후 지난 3월25일 코스닥지수 95 돌파라는 환희를 기점으로 그 사이클을 일단 마무리했다.새로운 시세형성 사이클 도입 단계이제 코스닥시장은 다시 한 번 시세 형성의 사이클을 시작하려는 모습이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의 증가 추이가 이러한 시세 창출의 가능성에 적잖은 힘을 실어주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그러나 거래소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수급구조와 심리적요인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코스닥시장의 특성상 반등의 여부보다 반등의 폭이나 기간에 더욱 관심이 모아지는 것은 당연한 얘기일지도 모른다.현실적으로 코스닥시장은 미 나스닥시장의 흐름에 따라 연동된 흐름을 보이는 것이 사실이고, 깊은 이면에는 해외증시에 영향받은 외국인들의 시장참가 여부에 따라 그 방향성 및 강도가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따라서 향후 코스닥시장의 중장기적 접근방식을 논하자면 저점을 높여가는 종목군 중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꾸준히 이어지는 종목군에 초점을 맞출 필요성이 있다.물론 이러한 종목군들은 기관의 선호 종목군과 중복되는 경향이 짙어 보이며 대부분은 펀더멘털이 뒷받침되는 종목으로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또한 최근 들어 경기회복에 대한 우려, 콜금리 인상 및 원/달러 환율 하락세 등으로 안정성을 중시하는 투자성향이 확산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외국인들은 코스닥시장에서 유동성이 풍부한 자산주에 대한 관심을 높여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특히 외화부채가 많고 유동자산이 풍부한 기업의 입장에서는 지난달부터 본격화되기 시작한 환율하락과 금리인상은 외화 지급이자 부담의 감소, 환차익의 발생, 이자 수입의 증가를 불러와 궁극적으로 수익성 제고에 결정적인 모멘텀을 제공할 것이다.이제는 코스닥시장에 대한 새로운, 그러나 거래소와는 차별화된 접근이 필요하다. 거래소가 프로그램 매매에 의해 좌지우지된다고 해서 ‘코스닥, 너마저…’라는 지레짐작보다는 나름대로의 긍정적 모멘텀을 이뤄가는 코스닥시장의 특성을 이해해야 할 필요성이 부각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