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역 2005년까지 첨단 복합 공간으로 개발 … 컨벤션센터·호텔 건립도 추진

김판곤현대역사(주) 대표이사 사장“두고 보십시오. 3년 후에는 용산역 주변이 완전히 바뀝니다.”김판곤 현대역사(주) 사장은 집무실 유리창 너머로 펼쳐진 용산역 일대를 가리키며 ‘용산의 미래’를 자신에 찬 어조로 설명했다.서울의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으면서도 미군기지와 철도시설 때문에 개발이 낙후됐던 용산역 일대는 김사장의 말대로 첨단시설이 가득한 새 도심지로 거듭나게 된다.지난해 7월 서울시가 서울역에서 삼각지, 용산역을 거쳐 한강에 이르는 총 100만여 평 부지의 지구단위계획을 확정, 고시하면서 이미 밑그림은 그려진 상태다.김사장이 이끄는 현대역사는 용산역을 8만평 규모의 첨단역사로 탈바꿈시키는 임무를 맡아 ‘용산 대변신’의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다.24년간 현대자동차에 몸담았던 김사장은 지난 99년 현대산업개발로 자리를 옮긴 뒤 건설영업 경험을 쌓았다. 지난 1월 현대역사(주) 사장으로 취임하면서부터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용산민자역사 개발에 정열을 쏟고 있다.서울시가 용산역 일대를 부도심으로 본격 개발하겠다고 발표한 후 이 지역에 대한 관심이 상당합니다. 민자역사 개발은 어떻게 추진되고 있습니까.지난 99년 용산민자역사 건립을 위해 현대역사(주)가 설립되고, 2000년 1월에 시행자로 지정되면서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습니다. 철도청과 현대산업개발이 용산민자역사 사업추진협약을 체결한 게 지난 88년의 일이니 2001년 1월 첫 삽을 뜨기까지 12년이 걸린 셈입니다.때마침 지난해 7월에 서울시가 서울역~삼각지~용산역 일대를 아우르는 용산 부도심 개발안을 확정하면서 이 일대 대변신 작업이 급물살을 타기 시작한 겁니다.현대역사가 시행하는 용산민자역사는 4만평의 부지에 지하 2층, 지상 9층, 연면적 8만2,000평 규모로 건설됩니다. 고속철도 중앙역사와 첨단 상업·문화공간이 어우러진 초대형 복합건물입니다. 내년 12월에 역사시설부터 완공하고 상업·문화시설은 2005년 9월까지 단계적으로 오픈, 줄잡아 3년 후에는 위용을 완전히 드러낼 겁니다.아무래도 교통관문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해야 기타 상업·문화시설 이용객도 늘어날 텐데요.물론입니다. 용산민자역사는 서울의 새로운 교통관문으로 자리잡을 겁니다. 지금도 지하철 1·4호선과 국철이 지나는 교통요지이지만, 2004년에 경부고속철도가 개통되면 중앙역사 기능을 하게 돼 엄청난 유동인구 증가가 예상됩니다.여기에 신공항 고속철도와 경의선 철도의 시발점으로 결정됐고, 장기적으로 용산을 중심으로 수도권을 X자형으로 잇는 광역전철노선이 개설될 예정이라 그야말로 국내외 교통관문이 되는 셈입니다.철도청에서는 용산역사를 통해 각종 철도망을 이용하는 승객과 상업·문화시설 이용객까지 합쳐 하루 유동인구수를 70만명으로 잡고 있습니다. 용산민자역사 자체가 하나의 도시로 바뀌는 거죠.연면적 8만2,000평이라면 5만여 평에 달하는 63빌딩보다 규모가 큽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시설들이 들어서게 됩니까.높이는 9층에 불과하지만 4만평의 대지에 건설되는 만큼 층마다 내부면적이 대단합니다. 우선 역무시설이 1만평을 차지하게 되고 나머지는 전자전문점, 영화관, 식음시설, 패션 쇼핑몰, 대형 할인점 등이 어우러진 복합공간으로 만들어집니다.이미 2001년에 전자전문점 1,878계좌에 대한 임대분양을 100% 성공적으로 완료했고, 지난 2월에는 CGV와 11개관 2,500석 규모의 멀티플렉스 영화관 입점 계약을 체결했습니다.특히 이번 사업을 추진하면서 교통 중심지 역할과 쇼핑 공간뿐만 아니라 문화적 측면에도 관심을 기울였습니다. 역사를 찾는 내,외국인이 보고 즐길 수 있는 이벤트 전용 광장과 휴게광장, 노천광장 등을 설치해 색다른 문화체험을 할 수 있게 만들 겁니다.‘살거리, 볼거리, 먹거리, 놀거리, 즐길거리를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는 복합공간’이 개발 목표입니다.입지, 개발 규모 등을 감안하면 일반투자자의 관심도 상당히 높을 것 같습니다. 역사 내부의 점포공급은 어떻게 이뤄집니까.용산민자역사의 역무,공공시설과 운영시설은 준공과 동시에 국가에 무상 귀속되고, 상업시설은 현대역사가 소유권을 가지게 됩니다. 3,000개 이상의 역사 내부 점포들은 소유권을 이전하는 등기분양 형태가 아니라 일정기간 임차권을 부여하는 임대분양 방식으로 공급됩니다.지난해 실시한 국제 규모의 전자전문점 ‘아이사이버시티’의 임대분양은 기존 전자상가 경영인들과 일반투자자들이 몰려 성공적으로 끝났습니다. 주거시설과 달리 상업시설은 준공단계에서 분양하는 것이 업계의 관행인데도 착공 단계에서 자금을 선투입하면서까지 분양받으려는 수요가 몰렸다는 것은 놀랄 만한 것이죠.하지만 이런 성과와 상관없이 상권을 보호하고 프리미엄 등 거품이 필요이상으로 형성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일정 기간 명의변경을 할 수 없도록 조치했습니다. 5월 말로 예정돼 있는 식음료 파트나 10월로 예정된 패션잡화 쇼핑몰 상업시설 임대분양 때도 이 원칙을 지킬 예정입니다.또 품질과 서비스를 인정받은 최고의 브랜드가 입점할 수 있도록 엄격한 심사를 할 계획입니다. 투명성이 보장된 완전 공개 분양방식이지만 입점자의 질을 높이기 위해 제한입찰방식도 가미하겠다는 이야기입니다. 실력 있는 점포운영 경험자들을 더 많이 영입해야 민자역사의 수준이 높아지고 이용객들의 만족도도 높아지니까요.용산역 배후에 철도청 소유 부지가 상당한 규모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향후 이 지역에 대한 개발계획도 서 있습니까.사실 서울 도심지에 이만큼 넓은 개발 가능 부지는 없습니다. 현재 철도정비창으로 사용되는 21만평의 부지는 철도청이 기존 시설을 지방으로 옮기는 2006년께부터 국제업무단지로 개발될 예정입니다.용산민자역사가 1단계 사업이라면 2~3단계 사업은 이 부지에 메머드급 컨벤션 및 상업,주거시설을 세우는 겁니다. 호텔과 공항터미널 건설 계획도 포함돼 있는데, 이 부분 사업은 내년부터 적극적으로 검토할 생각입니다.은행권이나 유통업계 등에서도 용산민자역사의 발전 가능성을 높이 사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총 5,500억원에 달하는 사업비 조달에 별 문제가 없는 데다 벌써부터 최고의 브랜드들이 입점을 위해 각축전을 벌이고 있습니다.무엇보다 이 대형 프로젝트가 서울 강북·강남의 균형개발에 이바지할 것이란 기대가 높습니다. 용산이 강남과 강북을 잇는 연결고리가 돼 서울의 발전을 도울 것이란 큰뜻을 생각하면 저절로 자부심이 생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