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적으로 선물시장과 연계되는 프로그램 매매,현물시장에 영향력 커져

통계청이 발표한 4월 중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생산·투자·소비 등 실물 경기지표가 상승세를 지속, 본격적인 회복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와 건설 등 내수 부문의 열기는 다소 둔화된 가운데 수출이 회복하면서 생산이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7.3%가 증가해 3월(4.4%)에 비해 증가폭이 크게 확대됐는데 이는 반도체가 10% 증가한 데다 자동차, 기계장비, 음향통신기기, 화학제품 등이 호조를보였기 때문이다.생산증가를 반영해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7.6%로 2000년 8월 이후 2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출하도 10.9%(3월 7.9%)가 증가했는데 수출 출하 증가율이 전월의 5.7%에서 13.2%로 대폭 신장돼 고무적이다.이 기록은 지난해 9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내수 위주의 경기회복에서 수출 주도로 점차 바뀌어 가는 과정을 확인시켜 준 것이다. 설비투자의 증가율은 상대적으로 부진하나 2개월 연속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소비도 호조세가 지속돼 전년 동월 대비 7.7%가 증가했으나 3월에 비해선 소폭 둔화됐다.한편 미국의 1/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5.6%(전기 대비 연율)로 수정된 가운데 주요 경기지표는 전반적으로 경기 호전을 나타내고 있다.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해 온 민간소비지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소매판매는 4월 중 전월 대비 1.2%가 증가해 예상외로 좋았다. 자동차를 제외할 경우에도 1.0%가 증가했고 전년 동기 대비로도 4.0%를 기록해 2분기에도 소비 증가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한편 내구재 주문도 1.1%가 증가해 예상치를 크게 상회했다. 출하는 신규 주문과 거의 동일한 추세를 보이면서 전월 대비 3.5%, 그리고 전년 동월 대비 0.2%로 17개월 만에 플러스로 반전했다.내구재 주문 중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부문은 설비투자와 직결되는 비국방 자본재(non-defense capital goods)에 대한 주문이다. 전월 대비 1.9%가 증가해 산업용 기계, 장비, 사무기기에 대한 수요가 4월에 회복했음을 보여주었고, 이를 설비투자와 연결시켜 본다면 설비투자성장률은 2분기에는 7분기 만에 전분기 대비 플러스 반전의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판단된다.한·미 양국 대부분의 실물경기지표는 경기회복을 확인시켜 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의 하락이 이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미국의 경우 상대적으로 경기회복과 기업수익 호전에 대한 확실성이 낮고 부실회계로 인한 심리적 요인도 작용하고 있으나 우리의 경우 재료가 이미 시장에 반영됐거나 주식시장이 그동안 과도하게 상승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왼쪽 그래프에서 보듯이 주가지수와 산업생산의 변동은 그 궤적을 같이하나 경기호전에 비해 주가지수의 상승률이 너무 높았기 때문에 최근의 하락은 반작용으로 봐야 할 것이다.따라서 하반기 수출주도의 경기회복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감이 형성될 때까지는 조정국면의 연속이고, 주가지수는 실물지표와 괴리되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다.수급여건이 취약한 상황에서 단기적으로 선물시장과 연계되는 프로그램 매매가 현물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고, 이는 지수의 변동성을 증폭시키게 된다. 그러나 결국에 주식시장은 경기와 기업실적의 호전을 반영할 것이므로 괴리현상이 해소되는 국면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