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원화환율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급등락을 거듭함에 따라 환율변동폭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그동안 원/달러 환율의 일중 변동폭을 보면 지난 96년 2.0원이었으나 외환위기 직후인 98년에는 22.3원으로 확대됐다. 그후 외환시장이 안정을 되찾으며 줄어들었으나 2000년에는 5.3원, 2001년에 6.7원으로 외환위기 이전보다 약 3배 늘어났고, 올 들어 더욱 확대되는 추세다.앞으로 환율변동성은 줄어들기보다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환율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환리스크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기업이나 금융기관들에 있어서 환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환리스크 관리의 중요성=무엇보다 환율전망이 틀릴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환리스크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정확한 환율 예측이 관건이다. 환율전망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선 환율을 움직이는 변수들에 대한 정확한 예측이 선행돼야 한다. 그러나 환율을 움직이는 변수들이 너무나 다양하고 환율변화 요인들을 예측하는 데는 오차가 존재한다.결국 환율전망은 환율변화 요인 예측과 이들 변수를 이용한 환율예측 과정에서 이중적인 오차가 존재하게 된다. 이는 지금까지 수많은 환율 예측 모형들의 정확도가 제고되지 못했던 이유다.또한 환리스크는 기업의 재무건전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기업들은 환율변동에 의해 환차손을 볼 수도 있고, 환차익을 얻을 수도 있다.문제는 환율은 언제나 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기 때문에 기업들의 입장도 변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환율변동이 재무 상태에 영향을 줄 수 있어 환차손익에 100% 노출돼 있는 기업의 경우 재무상태가 불안정해질 수 있고, 이로 인해 기업가치도 불안정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제도적으로도 환리스크 관리가 갈수록 강조되고 있다. 정책당국은 환리스크 확대로 인한 기업부실이 거래은행으로 이전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기업 환리스크 관리 방안을 마련해 추진 중이다. 특히 은행들의 여신심사 때 환리스크 관리 여부를 포함하게 해 신용등급을 결정하고 있다.이는 기업관계는 대출의 가산금리와 밀접한 관계가 있고, 기업의 금융비용과도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결국 외환위기 이후 외환시장에 많은 변화가 있음에 따라 환리스크는 경제주체들의 활동과 밀접한 관계를 갖게 됐다.과거와 같이 기업의 외형을 중시하기보다 기업의 가치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환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은 커지고 있다.이런 점을 감안할 때 보다 능동적인 환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를 위해 환리스크 관리수단의 다양화와 최고경영자의 환리스크 관리에 대한 인식제고가 선행돼야 한다.●환위험 관리기법은 어떤 것이 있나=환위험은 환율변동으로 인해 기업의 경제적 가치가 변동할 수 있는 가능성을 말한다. 이에 따라 환위험 관리란 환위험을 인식해 다양한 관리기법으로 환차손을 최소화하거나 환차익을 극대화시키는 노력이다.문제는 환위험은 인식범위와 관리기법에 따라 그 결과가 크게 엇갈린다는 점이다. 기업들이 환위험 관리에 목적을 명확히 설정한 후에 체계적으로 환위험을 관리해야 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기업들이 환위험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선 합리적이고 체계적인 관리 과정이 필요하다. 먼저 기업이 인식해야 할 환위험 범위를 정해야 한다. 환위험은 성격에 따라 환산환 리스크, 거래환 리스크, 영업환 리스크로 나뉜다.환위험 범위가 정해지면 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 환위험 변동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정보체계를 확보해야 한다. 대외거래를 하는 모든 기업들은 자신들의 특성과 경영전략에 따라 환위험에 대처할 수 있는 적절한 환위험 정보체계를 갖고 있는 것이 바람직하다.일반적으로 환위험 관리기법은 사용기법에 따라 내부관리기법과 외부관리기법으로 나뉜다. 내부관리기법이란 기업이 환위험 관리를 위해 추가 거래 없이 내부적으로 해결하는 방안을 말한다.재무제표 조정이나 가격정책 변화 등 일상적인 영업활동을 통해 기업 자체적으로 환위험을 줄이거나 경우에 따라선 환차익까지 얻는 수단이다.이런 내부관리기법으로 상계와 매칭, 리딩과 래깅, 자산관리부채 종합관리, 결제통화 조정, 재송장전략 등을 들 수 있다. 일부 기업들이 원자재와 부품의 투입시기를 조정하거나 공장입지를 전략적으로 선택해 환위험을 줄이는 경우도 이에 해당된다.반면, 외부관리기법은 외환·금융시장을 통해 별도의 거래를 함으로써 내부관리기법으로 제거하지 못한 환위험을 줄이는 방안을 말한다.이 기법은 내부관리기법보다 환위험을 제거하는 효과가 상대적으로 크지만 별도의 거래를 하기 때문에 비용이 많이 든다.이런 외부관리기법으로는 선물환과 통화선물, 통화옵션, 통화스와프 등을 들 수 있다. 이 밖에 단기금융시장을 이용하거나 팩토링, 환율변동 보험 등이 자주 활용된다.●국내기업들의 적절한 환위험 관리방안=요즘 국내 기업들은 선물환 계약에 의한 헤지나 통화스와프 등 외부관리기법에 큰 비중을 두고 있으나 기업 내부적으로 상계나 매칭, 자산부채종합관리 등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관리기법은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일단 환위험이 발생하면 국내 기업들은 우선적으로 내부적으로 환위험을 회피할 수 있는 방안이 없는지를 검토해야 한다. 만약 환위험이 내부관리기법에 의해 제거되지 않으면 그때 외부관리기법을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환위험 관리기법이 결정되면 환위험에 대해 어떤 입장을 결정해야 한다. 다시 말해 단순히 환위험을 최소화하는 데 그칠 것인가, 아니면 환차익을 극대화할 것인가에 대한 명확한 입장이 결정돼야 보다 적절한 관리전략을 선택할 수 있다.내부관리기법이 자체적으로 환위험을 회피하는 방법이므로 거래비용이 저렴하고 상황이 반전됐을 때 거래를 상쇄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기업의 특성상 간헐적으로 수출하는 기업과 계속 수출하는 기업간의 환위험 관리전략도 달리해야 한다. 만약 간헐적으로 수출하는 기업이라면 수출과 동시에 선물환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환율변동과 관계없이 매출액을 일정 금액의 원화로 확정짓는 것이 바람직하다.반면, 수출을 계속하는 기업은 현재 거래되는 선물환율은 확정돼 있으나 미래에 거래하게 될 선물환율은 현물환율과 마찬가지로 계속 변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때는 선물환 거래를 하더라도 미래 매출이익의 변동가능성을 피할 수 없게 된다.따라서 수출이 계속 이뤄지는 기업들은 우선적으로 내부관리기법을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특히 국내 기업들은 미 달러화 결제비중이 절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결제통화를 적절히선정함으로써 환위험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이 밖에 외부관리기법을 사용하고자 하는 기업들은 통화스와프, 통화선물, 옵션과 같은 파생금융상품 시장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