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정치·경제·사회적인 이유로 몰락의 길을 걷고 있다. 앞으로 5년 안에 중국은 몰락하고 말 것이다.’(고든 창 <중국의 몰락 designtimesp=22422>에서)‘중국의 붕괴란 있을 수 없다. 냉전주의 사고를 벗어나지 못한 일부 서방 전문가들의 고의적인 ‘중국 흔들기’이다. 중국의 정치.사회는 적절히 관리되고 있으며 경제도 안정적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환치우시바오 6월6일자)‘중국은 몰락할 것인가.’ 이 문제를 놓고 지금 중국과 서방국가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 뜨거운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서방의 일부 언론 및 경제전문가들이 ‘중국 붕괴론’을 제기한 데 대해 중국 전문가들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중국 몰락론’은 올 들어 서방 언론에 자주 등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의 몰락과 함께 ‘중국 경제지표 거품론’도 거론되고 있다.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 designtimesp=22431>는 지난 3월 “중국의 대다수 국유기업에는 재고가 가득 쌓여 있다”며 “이를 감안할 경우 중국 국내총생산(GDP)은 최소 2%포인트 낮아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잡지는 또 “중국 경제통계 전반에 거품이 끼어 있다”며 “중국의 성장은 허구”라고 지적하기도 했다.미국 피츠버그대학의 톰 러스키 경제학 교수는 “임금·세수 등 조작가능성이 적은 통계를 활용해 중국 GDP 성장률을 추산한 결과 5.8% 수준에 그쳤다”며 “이는 공식 발표치보다 1.7%포인트 낮은 것”이라고 주장했다.미국의 중국문제 전문계간지 <차이나 이코노미 designtimesp=22436>는 지난 1월 “중국경제는 거대한 사상누각에 불과하다”며 “언제 붕괴될지도 모를 중국에 수억 달러를 투자하는 것은 위기를 자초하는 꼴”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중국붕괴논쟁’의 기폭제는 지난해 7월에 출판된 <중국의 몰락 designtimesp=22439>이다. 상하이에서 활동하고 있는 미국국적 화교 변호사인 고든 창(미국명, 章家敦)이 쓴 이 책은 출판과 함께 서방세계에 커다란 관심을 끌었다.이 책의 논지는 분명하다. ‘공산당 독재치하의 중국은 계획경제체제의 모순을 절대 해결하지 못한다. 중국은 이런 상황에서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 내부 문제점들이 일시에 노출돼 결국 몰락의 길로 간다’라는 것이다.고든 창의 ‘중국의 몰락’은 특히 중국 경제의 모순을 논리적으로 설명했다.‘국유기업은 생산성이 낮다. 많은 금융권들은 국유기업에 발목이 잡혀 금융위기의 위험성을 안고 있다.금융시스템 역시 서방 은행들과 경쟁을 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농민들은 낮은 생산성으로 고생하고 있다. 거리에는 ‘어설픈’ 국유기업 개혁의 희생자들인 실업자들이 배회하고 있다.더욱 심각한 것은 관료들의 부패와 무사안일주의다. 중국 공산당은 더 이상 중국을 통제하기 어려운 처지에 빠져들고 있다.’고든 창은 중국이 WTO 가입에 따른 개방의 충격을 이겨내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부실덩어리 국유기업은 결코 WTO 개방시대에 적응할 수 없고, 중국 금융기관들은 막강한 서방 금융기관들의 공세를 막아낼 수 없다는 얘기다.사회적 변화에 둔감한 공산당은 인민의 거대한 저항에 부닥치게 되고, 결국은 ‘사회폭발’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래서 ‘5년 후 중국은 몰락한다’고 단언했다.중국이 서방언론의 ‘중국 때리기’를 가만히 앉아서 보고만 있을 리 없다. 서방 언론의 ‘중국 붕괴론’ 배후에 미국이 있다는 게 중국의 시각이다. 중국의 거대화를 견제하려는 미국이 이를 부채질하고 있다는 얘기다.중국 관영신문 <환치우시바오 designtimesp=22461>는 지난 6월6일자 1면에 ‘미국이 중국붕괴론을 부추기고 있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중국붕괴론’을 정면 반박하기도 했다. 이 신문은 우선 ‘중국 통계 거품론’에 대해 논리적으로 반박했다.‘어느 나라든 완벽한 경제통계란 있을 수 없다. 그 점에서 중국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나 중국의 현재 통계방식은 세계은행도 인정한 것이다. 세계은행은 지난 90년대 초 한때 중국통계방식에 의문을 제기, 조사단을 파견했었다.당시 중국은 세계은행의 권고를 모두 받아들였고, 세계은행도 이를 인정했다. 세계은행은 그 이후 모든 간행물에서 정부통계를 그대로 인정하고 있다. 그 통계를 믿지 못하겠다면 중국에 와서 직접 통계를 산출하는 길밖에 더 있겠는가.’환치우시바오는 ‘중국붕괴론’에 대해 ‘이는 미국 사회 저변에 흐르고 있는 중국 위협론의 연장선’이라고 분석했다.‘미국은 구소련 멸망 후 패권을 행사하고 있다. 미국을 견제할 만한 세력을 찾지 못했다. 그러나 중국이 급성장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미국은 중국을 잠재적인 패권 경쟁국으로 보고 있다.중국을 견제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정치·경제분야에서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전문가들이 학문의 범위를 벗어난 다른 뜻을 가지고 중국을 평가하고 있다.중국은 실업, 금융부실, 국유기업 효율성 저하 등의 문제를 누구보다 잘 안다. 중국은 오히려 그런 문제를 노출시키고, 적극적인 해결책을 찾고 있는 중이다.그동안 노출된 문제를 해결했기에 아직도 중국경제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 대한 이해 없이 현재의 문제점만 부각시켜 ‘중국이 5년 후에 몰락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어설픈 논리의 비약이다.지금도 중국은 한 해 약 450억달러의 투자자금을 유치하고 있다. 중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외국기업인(3,000명 대상) 중 70%가 앞으로 중국투자를 늘리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포천 designtimesp=22482>지 조사). 기업인들은 정세변화에 가장 민감하게 대응하는 사람들이다. 그런 그들이 5년 후 몰락할 중국에 투자를 늘리겠는가.”양측의 주장에는 나름대로 논리가 있어 보인다. 중국에는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혼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어떤 시각으로 보느냐에 따라 상반된 결과를 얻게 된다.이 논쟁에서 누가 이길지는 관심의 대상이 아니다. 다만 논쟁을 통해 중국과 서방국가 관계 저변에 흐르고 있는 반목과 질시를 발견하게 된다.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