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주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미 인텔사의 실적 우려에 따른 충격에도 불구하고 종합주가지수로 보면 국내 시장은 상대적으로 강한 모습이다. 지난 90년대의 반도체 경기 순환기에서 인텔의 주가와 높은 연동성을 보여주었던 삼성전자의 주가가 최근에는 상당히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것은 우리 시장의 차별화 가능성과 삼성전자의 가치 평가에 대한 시장의 척도가 변했음을 시사해준다.그러나 국내 대표기업 및 업종의 최근의 주가 등락률을 살펴보면 미국 기술주들의 부진, 달러화 대비 원화가치의 상승, 국제 상품시세 변동 등이 그대로 투영돼 해외 여건 변화에 민감한 시장의 모습을 잘 나타내주고 있다.장중 연중최고치를 기록한 지난 4월22일 이후 6월12일까지 종합주가지수는 12.8%가 하락한 데 반해 철강업종(포스코)의 경우 무려 18.0%의 상승률을 기록했고 LG화학과 호남석유화학으로 구성된 화학업종은 1.1% 하락에 그쳤다. 포스코 주가의 상승은 외국인투자가들의 매수에 힘입은 것으로 국제 철강시세의 호조와 무관하지 않으며 화학주의 선전은 3/4분기 화학제품 가격의 상승 가능성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현대와 기아차로 구성된 자동차업종은 17.5%, 그리고 삼성전자(마이너스 14.1%), LG전자(마이너스 14.6%), 삼성전기(마이너스 15.0%), 삼성SDI(마이너스 12.9%)로 구성된 전기·전자업종은 14.2%의 하락률을 기록, 주가지수 하락폭보다 컸다. 반면에 통신서비스(KT, SK텔레콤) 2.0%, 은행(국민은행, 신한지주) 4.9%, 음식료(제일제당, 하이트맥주, 농심)는 5.2%를 기록해 경기방어적인 성격을 반영했다. 이러한 차별적 실적이 시사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환율의 변동과 반도체 가격의 동향이 향후 종목선정에 중요한 잣대가 될 수밖에 없음을 강하게 시사해준다.시장이 상승세로 반전되기에는 아직 여건이 불리하나 업종별 경기전망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어 이를 고려한 매매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