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015억원 매출 기록...6시그마운동,직원들 자발적 참여

“3M 하면 스카치테이프나 포스트잇을 만드는 회사로만 알고 계시는 분들이 많아요. 하지만 우리 회사는 가정용이나 사무용 소비재보다 의료기구, 프로젝터 등 첨단 제품에서 거둬들이는 매출이 더 큰 회사입니다.”장상규 이사의 말에서 알 수 있듯이 한국쓰리엠의 특징은 무엇보다 다양한 제품군에 있다. 포스트잇, 수세미 등 일반 소비재부터 리트먼 청진기, 첨단 프로젝터, 휘도강화필름 등 전자제품에 이르기까지 무려 9,000여 종의 제품들을 시장에 선보여 왔다.다양한 제품들로 국내 시장을 공략한 덕분에 지금껏 대대적인 광고를 하지 않았지만 다른 어떤 다국적 기업보다 두터운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다.매출액을 놓고 볼 때도 99년 2,600억원, 2000년 3,500억원, 2001년 4,015억원 등 매년 10~20%의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전자 및 디스플레이 30%, 일반제조 40%, 의료시장 10%, 소비재시장 20% 등 각 사업부문별로도 고른 성장을 보였다.탄탄한 기술력, 토착화로 국내 입지 굳혀이 회사의 다양한 제품들이 국내 시장에 탄탄하게 입지를 구축할 수 있었던 성공요인으로는 무엇보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에 있다. 기존 제품들과 확연히 다른 제품들을 시장에 선보여 왔던 것.액정화면(LCD)창을 통해 환자들의 맥박이나 혈압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의료용 청진기, 노트북이나 휴대전화의 LCD창에 부착돼 화면을 더욱 밝게 만들어주는 휘도강화 필름 등.최근에는 빌딩 외벽에 부착하는 광고용 필름인 ‘스카치프린트’를 선보여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제품은 빌딩 외부에선 안 보이지만 내부에선 밖을 볼 수 있는 특성 때문에 월드컵 광고 특수를 노리는 기업들의 수요가 밀려들고 있다.또 하나 주목할 것은 여느 국내기업 못지않게 ‘한국적인 기업’으로 뿌리내렸다는 점이다. 올해 25주년을 맞은 한국쓰리엠은 설립 초기부터 국내 제조시설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지난 92년 기저귀용 테이프와 산업용 테이프 생산공장으로 설립된 나주공장은 이후 LCD 휘도강화필름, 사무용제품, 광고용 필름 등을 추가해 현재 2,500여 가지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이 공장은 내수뿐만 아니라 해외수출도 담당해 지난해 210억원의 수출실적을 올렸다. 향후 미국 3M의 아시아 전자소재시장의 전진기지로 집중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수원 기술연구소도 전자와 디스플레이시장의 성장에 발맞춰 인력보강과 설비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국내 소비자들의 관심도 적극 유도하고 있다. 일례로 주부 아이디어 공모전을 통해 입상한 아이디어를 상품화하고 있다. 그 중에서 삼중양면수세미의 경우 매달 10만개씩 양산하고 있으며 현재 동남아시장으로 수출되고 있다.많은 것을 시도해서 잘되는 것에 집중“우리 회사는 정말 우연히 새로운 상품을 개발해 왔다. 그러나 무엇인가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면 우연하게라도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만들 수 없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 (리처드 칼턴 3M 전 CEO)접착테이프를 만들다가 실패작으로 탄생한 것이 포스트잇이라는 것은 이미 유명한 일화다. 하지만 여기서 주목해야 될 부분은 포스트잇 개발이 우연히 이뤄졌다 해도 그 환경은 절대 우연히 창조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포스트잇은 이 회사가 가진 ‘15% 규칙’이라는 독특한 제도에 의해 탄생됐다. 이 제도는 기술연구원들이 업무시간의 15%를 회사업무와 상관없이 본인이 원하는 연구나 작업에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 15%의 시간을 할애해 추진한 연구활동이 실패로 돌아가더라도 책임이나 이유를 묻지 않는다.최근 회사 내 화두가 되고 있는 것은 6(식스)시그마 운동이다. ‘성장’, ‘비용절감’, ‘현금창출’에 초점을 맞춘 프로젝트를 직원들끼리 팀을 이뤄 자발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 18팀이 활동 중이고 참가인원은 120명에 이른다.미국 미네소타주 세인트폴에 본사를 둔 3M은 올해 창립 100주년을 맞은 초우량 기업이다. 80여 개가 넘는 핵심기술과 6만여 가지의 제품으로 지난해 167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517개의 특허를 보유하고 전세계 60여 나라에 7만5,000여 명의 종업원을 두고 있다. 3M이라는 회사이름은 ‘Minnesota Mining & Manufacturing’(미네소타 채광/제조회사)의 첫머리에서 따왔다.‘많은 것을 시도해서 잘되는 것에 집중해라’, ‘시장이 없으면 최종제품도 없다’ 등 3M만의 독특한 경영철학은 수많은 경영서적에서도 회자되고 있을 정도. 작은 아이디어들도 어떤 것이 크게 될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여러 가지 시도를 해 잘되는 것은 발전시키고 잘되지 않는 것은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개인의 창의성을 최고의 덕목으로 바라보는 3M의 인사철학부터 수많은 제품군을 거느리게 된 배경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Interview 마이클 켈리 사장“나주공장, 아시아시장 공략 전진기지로 육성”“우리 회사가 외국기업이라고 하지만 사실 한국인 직원들에 의해 운영되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 회사에서 저만 유일하게 외국인입니다.”마이클 켈리 한국쓰리엠 사장(45)은 직원들을 끌고 나가는 것보다 뒤에서 밀어주는 식의 경영스타일을 고수한다. 일방적인 지시보다 도우미 역할을 자청해 직원들이 최대한 유연하고 창조적인 마인드를 가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최선을 다한다.본사의 검증된 경영시스템과 한국 현지사정에 맞춘 장점을 선택해 시행함으로써 조직의 역량을 최대한 높일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올해 매출목표는 지난해(4,015억원)에 비해 약 15% 가량 증가한 4,600억원. 켈리 사장은 나주공장의 확장과 첨단 제품들의 수요증가를 통해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는 확신을 보였다. 이를 위해 첨단제품 개발을 위한 연구센터를 한국에 세웠고 다른 산업분야의 성장을 지원할 연구개발 역량을 키우기 위한 인력도 보강 중이다.“나주공장을 아시아 전자사업의 전진기지로 육성할 것입니다. 한국은 이미 전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어 디스플레이 재료인 액정화면과 휘도강화필름 등을 생산하는 우리에게 중요한 전략시장 중 하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