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금보다 당기순이익을 더 많이 내고 있으며, 매출액 대비 순이익율도 10%에 가까워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회사가 있다. 지난 4월29일 코스닥 등록 예비 심사에서 승인을 받은 (주)정호코리아가 그 주인공. 정호코리아는 퀵실버(Quiksilver), 자라(Zara) 등 해외 유명 브랜드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가방을 납품하고 여성의류인 미니멈이란 브랜드를 개발, 패션업계에 화제가 되고 있는 기업이다.정호코리아는 지난 90년 가방을 제조해 유럽에 수출하면서 출발했다. 소장중 정호코리아 사장은 “패션 선진국인 유럽에서 인정받아 이제는 유럽이 우리 제품의 주 시장이 됐다”며 “97년 베트남에도 현지법인을 설립했다”고 말했다. 정호코리아는 정호베트남을 설립한 후 이곳에서만 연간 2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으며, 현재 유럽과 일본 등지에 연간 1,000만달러어치 가방을 수출하고 있다.임연일 정호코리아 IR팀장은 “10여 년간 OEM 방식으로 가방을 생산해 왔지만 이제는 회사가 직접 디자인 및 소재개발을 통해 바이어에게 신제품을 제시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전문인력을 확보하는 등 디자인팀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정호코리아의 성공비결은 시장에 발빠르게 대응한 것에서 찾을 수 있다. 이 회사는 여성의 사회참여로 경제적 지위가 향상돼 소비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하고 이에 대비했다. 그래서 98년 ‘미니멈’(MINIMUM)을 상표등록하고, 99년부터 본격적으로 여성 패션의류사업에 진출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패션업계에서 1개 브랜드가 평균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디자인 인력이 6∼8명인 데 비해 미니멈은 거의 배에 가까운 12명의 디자이너를 확보하고 있다. 이에 대해 소사장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디자인 분야의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지난 98년과 99년 나산과 신원 등 패션업계에서 1, 2위를 다투던 대형 기업들이 무너지면서 고급의류시장에서 신규 브랜드를 출시해 런칭에 성공할 확률은 10%도 안 됐지만, 미니멈은 이 10% 안에 들었다. 신규입점이 까다로운 롯데, 현대, 신세계 등 전국의 주요 백화점에 25개 매장을 오픈한 것. 불리한 시장상황을 오히려 호기로 보고 적극적으로 사업진출을 추진한 결과였다.정원호 롯데백화점 캐릭터캐주얼팀 과장은 “2000년 2월 잠실점 오픈을 시작으로 본점, 강남점 등에도 미니멈 매장을 유치했다”며 “1년 만에 매출이 20∼30% 신장해 타 브랜드에 비해 성장률이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미니멈이 1차 공략대상으로 삼고 있는 주 고객층은 23∼25세의 여성이다. 김지아 미니멈 디자인실장은 “주 연령층은 23∼25세이지만 숫자에 연연하지는 않는다”며 “자기만의 멋을 추구하는 모든 여성들이 우리 고객”이라고 말했다. 김실장은 지금까지 중점을 두던 깔끔한 정장스타일에서 올 가을의류부터 디자인에서 과감하게 변화를 줄 예정이다. 기존 디자인과 함께 화려한 파티복 스타일과 편안하게 평소에도 입을 수 있는 이지 캐주얼 등 고객에게 더 다양한 디자인을 선보여 고객만족도를 높이려는 게 목적이다.이월상품 온라인 할인판매로 재고 줄여미니멈의 판매루트는 2가지다. 백화점 등의 매장에서 판매하는 방식과 자체 인터넷 쇼핑몰을 통한 판매로 이원화하고 있다. 정호코리아가 직접 운영하는 인터넷 쇼핑몰은 2001년 2월 오픈, 이월상품을 할인판매함으로써 재고를 줄이는 데 한몫 하고 있다.강동호 기획팀 대리(MD)는 “현재 판매율은 60% 정도지만 인터넷 쇼핑몰이 더 많은 고객들에게 알려지면 70%의 판매율 달성은 시간문제”라며 “궁극적으로는 사이버 마케팅을 강화해 종합 쇼핑몰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설명했다.2001년도에 전국 10개 백화점 800여 명의 구매 및 영업담당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여성 캐릭터 캐주얼 시장에서 미니멈이 5위를 차지했다. 소사장은 “기존 브랜드에 비해 아직 미니멈의 인지도가 낮은 것은 사실이지만 눈을 국외로 돌려 세계적인 종합패션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실제로 미니멈은 2000년 11월 국내 최초로 베트남 패션의류시장에 진출했다. 하노이시 중심가에 미니멈 해외매장 1호점을 오픈, 신상품 및 이월상품의 판매를 통해 수익을 얻고 있다.애널리스트 시각의류사업 성장세…기획력 강화·유통망 확보가 과제정호코리아는 패션가방 등을 OEM방식으로 수출하는 업체로 지난 98년 여성 캐릭터 브랜드 ‘미니엄’(MINIMUM)을 런칭, 의류사업을 시작했다. 매출구성은 가방사업부와 의류사업부가 각각 58.5%, 41.5%(2001년 기준)로, 현재 의류사업부의 가파른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가방사업부는 품질, 가격 등에서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퀵실버 등 해외 유명업체의 납품을 통해 정호코리아의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자리잡고 있다. 의류사업부는 런칭 5년차를 맞아 유통망의 추가 확보, 브랜드 컨셉의 강화 등 시장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의류사업은 그 특성상 신규 진입보다 시장확보, 브랜드 경쟁력 유지 등이 힘들고 미니멈이 속한 여성 캐릭터 브랜드군의 경쟁이 여타 브랜드군에 비해 치열하다. 이런 점을 감안할 경우 좀더 명확한 브랜드 컨셉의 구축, 소비자 니즈를 반영하는 기획력 강화, 적정 규모의 유통망 확보 및 철저한 관리 등이 요구될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 7월2일과 3일에 실시했던 공모에서 공모가는 5,100원이며, 이 경우 2002년 예상 PER는 6.7배이다.김은미 현대투자신탁증권 연구원CEO 탐구소장중 사장“직원·고객만족 경영으로 성공”회사구조만 탄탄하다면 규모가 작아도 강한 회사가 될 수 있습니다. 회사가 작기 때문에 오히려 더 유동적으로 시장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할 수가 있거든요.”소장중 사장(44)이 직원들에게 항상 강조하는 말이다. 패션은 정보산업이기 때문에 시장의 흐름을 읽고 거기에 빠르게 부응하지 못하면 생존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기 때문이다.발빠른 대응을 위해 소사장은 일찍부터 정보화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그 결과 정호코리아의 모든 업무는 전산을 통해 전 직원이 공유할 수 있게 됐다. 인터넷 쇼핑몰을 구축해 회원들과의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활용, 좋은 반응을 얻어 월 매출 1억원 이상을 올리고 있다. 그는 “가방사업을 패션사업으로 발전시켰다”며 “이번에는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얻고 판매를 하면서 국내에 한정된 패션사업이 아니라 세계적인 패션사업을 하는 정호코리아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소사장은 정호코리아의 내부고객인 회사 직원들과 외부고객인 바이어 모두를 만족시킨다는 경영철학을 갖고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회사의 시스템을 잘 갖추는 것도 필요한 일이지만 무엇보다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에서 종업원들의 애로사항에 늘 귀를 기울이고 있습니다.”그는 지금까지 OEM 방식으로 수출만 하던 가방사업을 점진적으로 자사 브랜드로 바꾸고, 미니멈 후속으로 유망한 의류브랜드도 준비하고 있다. 소사장은 “정호코리아를 종합패션기업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약력 : 58년 충남 논산 출생. 73년 덕은 중학교 졸업. 96년 연세대학교 경영대학원 수료.82~88년 고려물산. 88년 정호상사 설립. 90년 정호코리아 설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