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 등과 경쟁하며 지난해 360억원 매출...유명 디자이너 이름 브랜드화 대성공
화장품 분야에서 세계의 벽은 높기만 하다. 이름만 대면 알 만한 브랜드가 즐비하기 때문이다. 그런 가운데 국내 향수가 세계시장에 진출해 큰 성과를 거둬 관심을 끌고 있다. 화제의 브랜드는 태평양이 지난 97년 내놓은 롤리타렘피카. 세계시장 진출 5년 만에 향수의 본고장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롤리타렘피카는 처음부터 해외시장 선점을 목표로 출시된 향수다. 마케팅 역시 현지화 전략에 따라 프랑스 등 유럽의 고소득층을 집중 공략해 적잖은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구체적으로 97년과 99년 프랑스와 미국에서 각각 최우수여성향수(FIFI)로 선정됐을 뿐만 아니라 2001년에는 프랑스 향수재단에서 선정한 최우수남성향수 및 최우수용기디자인에 뽑히는 영광을 안았다.외형적인 성장세 역시 눈에 띈다. 해외 런칭 후 꾸준한 상승세를 타며 2001년에는 프랑스에서만 2억프랑(약 360억원)이라는 매출을 올렸고, 시장점유율 역시 프랑스에서 지난 2월 현재 3%대의 샤넬 등에 이어 2.7%로 4위를 기록했다.태평양의 한 관계자는 “향수시장에서 1%만 넘으면 성공한 것으로 본다”며 “출시되고 금방 사라지는 브랜드들이 많은 반면, 롤리타렘피카의 경우 출시 1년도 안돼 1%를 넘었고, 점점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태평양의 프랑스 입성은 치밀했다. 지난 91년 프랑스에 현지법인을 만들고 롤리타렘피카라는 유명 디자이너의 이름을 브랜드로 쓰는 전략을 폈다. 국내에서 직접 들어갈 경우 인지도 면에서 어렵다고 판단, 현지의 유명 디자이너와 손잡고 제품을 출시한 것이다.김수미 대신경제연구소 정밀화학부문 선임연구원은 롤리타렘피카의 해외진출에 대해 “향수는 이미지산업이기 때문에 제품의 질보다 마케팅이 중요하게 작용한다”며 “롤리타렘피카라는 인지도 높은 디자이너의 이름을 딴 것 자체가 성공적이었다”고 설명했다.롤리타렘피카는 향수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는 프랑스와 미국 등지에서 먼저 인지도를 얻고, 99년 9월 마침내 국내 시장에 입성했다.해외에서의 성공 덕인지 국내에서도 연착륙하는 데 성공했고, 지난해에는 크리스찬 디올의 ‘쟈도르’, 샤넬 ‘No.5’, 에스티로더 ‘인튜이션’, 샤넬 ‘알뤼르’ 등에 이어 국내 백화점 향수 매출부문에서 5위를 차지했다. 국내 시장에 출시된 지 불과 2년 만에 일궈낸 결과치고는 대단하다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태평양의 한 관계자는 “롤리타렘피카 향수는 이미지적으로 순진무구한 사랑, 열정적인 사랑, 영원한 사랑을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다”며 “모든 여성이 갖고 있는 천진난만함과 성숙함을 효과적으로 공략한 것이 성공 포인트로 보인다”고 말했다.태평양은 롤리타렘피카의 성공을 바탕으로 지난 2000년 4월 해외시장에 ‘롤리타렘피카’ 남성향수를 출시했다. 이 제품 역시 만만치 않은 인기를 끌며 지난 2월 현재 프랑스 향수시장에서 1.3%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했다.©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