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게임과 합병 시너지효과 톡톡히 봐...보유현금, 적재적소 투자여부 '관심사'

‘닷컴기업 수익 100억원 시대 열리다.’지난 7월25일 각 일간지에는 이런 기사가 실렸다. 지난 99년 IT바람이 불기 시작한 이래 모든 닷컴기업의 숙제였던 수익성 문제를 해결한 NHN(Next Human Networkㆍ공동대표 이해진 김범수)의 실적이 발표된 날이었다.NHN은 지난 99년 검색 전문 사이트인 ‘네이버’란 이름으로 인터넷 포털 비즈니스를 시작했으며, 2000년 7월에는 온라인 게임 전문 사이트인 ‘한게임’을 합병했다.NHN이 이처럼 설립 3년여 만에 100억원대의 순익을 올린 것은 매출액 대비 이익률이 53%에 이를 정도로 이익효율이 높은 사업구조를 갖추고 있는데다 한게임과의 합병에 따른 시너지효과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7월 말 현재 한게임의 회원은 1,400만명, 네이버는 900만명으로 집계되고 있다.NHN의 수익구조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올 상반기 기준으로 게임사이트인 한게임을 통해서 47%, 네이버는 53%의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 한게임은 다시 월정액 과금과 한코인을 통한 매출로 크게 나뉘고, 네이버 매출은 배너광고와 검색서비스 및 전자상거래 등에서 300억원 정도의 매출실적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한게임 회원으로 가입하면 누구나 무료로 고스톱이나 포커게임 등에 참여할 수 있지만 한 달에 4,000원을 내면 좀더 나은 조건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일반회원들은 참가할 수 있는 판수가 제한돼 있지만 월정액 회원이 되면 무한정 참여할 수 있다. 여기에다 각종 게임 아이템을 사거나 아바타서비스에서 원하는 소품을 구입할 경우 200∼300원 정도 추가로 든다. 이런 작은 돈이 모여서 NHN을 흑자로 돌아서게 만든 것이다.이해진 대표는 “네이버와 한게임이 서로 개별적으로 사업을 하고 있었다면 이런 규모의 순익을 단기간에 올리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기존의 포털사이트인 네이버에서도 적잖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배너 광고가 전체 매출의 25%를 차지하고 있고 검색결과를 특정 홈페이지와 연결시켜 주는 서비스에서도 연 120억원 정도의 매출이 발생한다.검색결과 연결서비스는 최근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비즈니스모델이다. 예컨대 ‘이비인후과’란 검색어를 입력했을 때 특정 병원의 홈페이지와 연결시켜 주는 조건으로 해당 병원으로부터 일정 금액을 받는 것이다. 일종의 온라인 생활정보지인 셈인데 최근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채선주 홍보팀장은 “최근 이 시장이 4,000억원대로 커져 네이버의 검색서비스 분야도 수익전망이 밝은 편”이라고 말했다.자회사들 경영정상화 여부 지켜봐야다만 NHN은 신생기업으로서 경영미숙과 보유현금을 어떻게 투자할 것인지가 앞으로의 과제로 남아 있다. 최근 새롬기술이 일으켰던 지분인수 문제는 대표적인 경영미숙 사례다. 새롬기술은 지난 99년 NHN 출범 당시 250억원대의 출자를 하면서 NHN측에 ‘향후 증자 등 자본금 변동이 있을 경우에도 계속해서 10% 수준의 지분율을 유지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었다.하지만 지분율 유지에 대해 양측이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아 분쟁이 일어났고, 이에 따라 NHN의 코스닥 등록 시기가 늦춰지는 부작용도 일으켰다. 이후 두번에 걸쳐 증자를 하는 과정에서 지분율이 낮아진 새롬측이 공교롭게도 NHN이 지난 7월 코스닥위원회에 등록신청을 한 직후에 이 부분을 문제 삼았던 것.결국 등록시기를 계속 미룰 수 없다는 내부판단에 따라 이사장이 보유한 개인 지분 중 20%(12만2,971주)를 새롬측에 넘기는 것으로 문제는 일단락됐지만 공모 전에 지분을 처분하려 했다는 소위 ‘예약 매각’ 논쟁에 휘말려 시장의 불신을 사기도 했다.자회사들의 수익발생도 공모 후 주가상승에 중요한 변수다. 자회사 중 제로마켓은 흑자로 돌아섰지만 미디어웹, 서치솔루션, 네이버소프트 등은 아직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수준에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기선 IR팀장은 “자회사들이 대부분 검색엔진 연구소 등 기초기술연구를 주로 담당하는 회사”라며 “당장은 어렵겠지만 앞으로 수익이 발생하면 모회사의 이익창출에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오는 10월께 공모를 실시할 예정인 NHN의 최대주주는 이해진 대표로 10.8%의 지분을 갖고 있으며 삼성SDS가 9.0% 새롬기술이 5.6% 등을 보유하고 있다.애널리스트 시각기술력 탄탄… 포털업계 선두유지 ‘낙관적’지난 99년 설립한 이후 착실한 사업진행을 통해 국내 포털업체의 선두주자로 자리잡은 NHN은 2002년 상반기 매출 300억원에 영업이익 136억원이라는 경이적인 실적을 달성, 인터넷기업의 성공적인 모델로 부각되고 있다.검색엔진, 커뮤니티, 게임 관련 각종 솔루션을 자체 개발했으며 이러한 뛰어난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가 선두 포털업체의 지위를 유지하는 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판단된다. 한게임을 통한 매출이 207억원으로 상반기 매출의 69%를 차지할 정도로 뛰어난 유료 비즈니스 모델로 성장했으며 온라인 광고 69억원, 온라인 쇼핑몰 17억원 등 타부문도 안정적인 수익원이 되고 있다.인터넷기업의 경우 실적변동이 커서 적용 PER의 폭이 대단히 큰 편이나 주요 인터넷기업의 실적안정이 전망되는 2003년 기준으로 볼 때 약 18∼25배 수준의 평균 PER가 예상된다. 이를 NHN의 2002년 EPS 3,300원에 적용할 경우 액면가 500원 기준으로 5만9,400∼8만2,500원의 가격대를 예상할 수 있다.박종민ㆍ삼성증권 선임연구원CEO 탐구 / 이해진 공동대표“일본쪽 사업확장에 주력할 계획”“이런 추세라면 올해 말 순익이 200억원 이상 될 것 같습니다.”이해진 NHN 공동대표(35)는 내년 이후의 실적에 대한 예상을 해 달라는 질문에 이렇게만 답했다. 이대표는 “닷컴기업은 6개월 실적 예측도 사실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NHN은 그래도 연초에 발표했던 ‘상반기 실적 100억원’ 약속은 지켰다”고 덧붙였다.이대표는 등록심사 전에 새롬기술과 얽힌 문제를 해결하느라 여름휴가는 꿈도 꾸지 못했고 아직도 마음이 편치 않다. 새롬기술과 지분문제가 불거지면서 ‘예약 매각’ 논란에 휩싸였기 때문이다.이대표는 “법정에 가서 따지면 NHN의 과실이 없다는 게 밝혀지겠지만 그렇게 할 경우 등록이 장기간 늦춰질 거라고 판단했다”며 “개인지분을 20%나 포기하게 된 건데도 새롬과의 분쟁이 원만하게 해결된 것을 공모 전에 주식을 몰래 파는 행위로 오도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우여곡절 끝에 코스닥 등록이 결정된 만큼 이대표는 앞으로 수익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다.중요한 수익원인 광고수주 건수도 월 300건에서 7,000개까지 늘리는 한편 검색시 홈페이지 링크서비스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최근 급팽창하고 있는 생활정보지 시장의 일부를 온라인으로 옮겨온 홈페이지 링크서비스에 대해 낙관하고 있다. 앞으로 벼룩시장이나 가로수닷컴이 경쟁상대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이대표는 “핵심 매출구조는 그대로 유지한 상태에서 매출규모를 늘리는 데 주력할 것”이라며 “공모자금과 기존의 보유현금은 일본쪽 사업을 확장하는 데 주로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약력 : 67년 서울 출생. 90년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졸업. 92년 한국과학기술원 전산학과 석사. 92년 삼성SDS 입사. 99년 네이버컴 대표이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