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투자가들이 코스닥시장에서도 몸집을 줄이는 것일까? 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투자가들은 KTF, LG홈쇼핑, 엔씨소프트 등 주요 시가총액 상위종목을 중심으로 2개월 연속 순매도하고 있다.외국인투자가들이 순매도로 전환한 배경으로 여러 가지 분석이 가능하지만 무엇보다 미국 경제의 이중침체(Double-Dip) 가능성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최근 나타난 미국 증시의 강세가 기술적 반등에 지나지 않는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어서 국내 증시의 상승세도 한계를 드러낼 것이라는 우려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그런데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외국인투자가들이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반드시 일치되는 매매패턴을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림에서 보듯이 거래소시장에서 외국인투자가들은 연초 이후 지속적으로 매도 규모를 확대해 5조원에 가까운 순매도를 보였지만 코스닥시장에서는 약 1,000억원의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실적’이 종목 선별 기준특히 기업들의 부정회계문제가 본격적으로 불거지고, 미국 기업실적의 회복이 지연될 것이라는 우려감으로 미 증시가 급락세를 보였던 5월과 6월에 외국인투자가들은 거래소시장에서는 매도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던 반면, 코스닥시장에서는 매수 우위의 시장대응을 했다.미국의 경기회복이 지연될 것이라는 우려로 미국 주식시장과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는 등 전세계적으로 자산가격의 하락세가 진행됐고, 원화가 언제 약세로 돌변할지 몰라 환차손에 대한 리스크가 컸던 시기였음에도 불구하고 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투자가들이 시가총액 상위종목을 중심으로 매수 우위에 나선 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으로 보인다. 즉 시가총액 상위종목군 대부분이 통신서비스, 금융, 인터넷, 게임관련주 등 수출보다 내수 관련주로 구성돼 있기 때문인데, 이들 종목군은 환율 하락에 따른 채산성악화 우려에서 벗어난 종목임과 동시에 상대적으로 탄탄한 내수경기를 반영하는 종목이라는 장점도 있다.97년 말 1.4%에 불과하던 외국인투자가들의 시가총액 대비 보유비중이 지난 8월 현재 10.4%까지 높아졌으며, 코스닥기업의 상반기 실적도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외부 수요와 실적이라는 시장의 중기 모멘텀은 보강 중에 있다.미국 증시도 경제 부진이라는 리스크는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부정회계문제에서 벗어나 신뢰감을 회복하는 과정에 있으므로 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투자가들의 매도 강도 역시 진정될 것으로 보인다.지난해 9ㆍ11테러 이후 외국인투자가들의 코스닥 매매종목을 살펴보면 시가총액 상위종목군을 중심으로 이뤄졌으며 올해도 이들 종목에 대해서 ‘집중과 선택’의 매매패턴을 보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외국인투자가들의 종목선별 기준은 거의 언제나 해당 기업의 실적이었다는 사실도 알 수 있다. 코스닥기업의 수익성 회복이 진일보하는 상황이고, 단기적으로 시장의 리스크가 우려만큼 확대되지 않고 있으므로 외국인 지분율이 증가하는 종목군을 선택해 보는 것이 좋은 투자방법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