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션투자를 해보겠다고 하니 위험하다며 말리던 사람들이 요즘은 거꾸로 비결을 가르쳐 달라고 조르더군요.”대우증권이 지난 6월3일부터 두 달 동안 실시한 ‘선물옵션 실전 투자대회’에서 2,427%의 경이적인 수익률로 1위에 오른 이승훈씨(29)의 말이다. 그는 올해 초 대신증권이 주최한 선물옵션 수익률대회에서도 1,380%의 기록을 올린 바 있는 데이트레이더다.이번 대회에서 1억1,500만원이 넘는 돈을 번데다 1등 상금으로 3,000만원도 챙겨 만족해할 만하지만 그는 “아직 멀었다”고 말한다. 비결을 알려 달라고 하자 “욕심을 버려라”는 원론적인 대답만 한다. 아직 자신의 투자기법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겸손’한 사양이다.평범한 대학원생이던 이씨가 옵션투자자의 길로 접어든 것은 지난 2000년. 처음에는 1,000만원으로 연습 삼아 투자를 했다. 초보임에도 불구하고 한 달 만에 원금의 두 배가 넘는 돈을 벌어들여 자신감이 생긴 그는 부모님에게서 3,000만원을 추가로 빌려 투자했다. 하지만 그게 화근이었다.“일주일 만에 4,000만원을 잃었습니다. 결혼도 한 몸인데 막막하더군요.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몇 백만원으로 연습을 했습니다. 지금 실력은 그때 쌓인 거죠.”이때 옵션투자에 있어 정답이 무엇일까 고민한 끝에 매매일지를 쓰자는 결론을 내렸다. 매일 장이 끝나면 그래프를 오려서 매매일지에 붙이고, 그 옆에 자신의 생각을 적었다. 그렇게 해서 쌓인 매매일지만 3권. 이것은 그에게 큰 자산이 됐다. 아침에 장이 열리면 최근 시장흐름과 유사한 시기의 그래프를 참고해 앞으로 장이 어떻게 움직일지 예측했다. 예상이 맞아떨어지면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 반면 자신이 매수한 가격보다 조금만 떨어져도 바로 매도를 해서 손실을 최소화했다. 또한 비교적 가격움직임이 적은 내가격 옵션만을 매매한 것도 성공비결이었다.“개인투자자는 대박을 노리고, KOSPI 지수와 괴리가 심한 외가격 옵션을 많이 매매하는데, 복권을 사는 것과 다를 바 없죠. 성공 가능성이 희박하거든요.”그는 이외에도 20여가지의 매매원칙을 세웠다. 그중 하나가 한 번 큰 수익을 올린 후에는 관망한다는 것이다. 시장은 두 번 연속 수익을 주지 않는다는 과거의 경험에 따른 것이다. 또한 하루에 삼단상승을 보인 후에는 매도의 관점에서 바라본다는 것도 그의 매매원칙 중 하나다. 일반적으로 개인투자자는 상승세가 강하다고 생각해 추격매수를 하는데 이는 실패할 확률이 높다고 설명했다.이씨는 틈날 때마다 정리해 둔 매매원칙이나 투자기법들을 바탕으로 책을 낼 계획이다. 옵션매매는 매우 위험하므로 외줄을 탄 느낌이라는 그는 “요즘은 줄이 좀 굵어진 것 같다”면서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