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의 80%가 연구개발 인력, 기술력 탄탄...1X모델 . CDMA모듈 개발 추진

“휴대전화만 있으면 심심하지 않아요.” 대학생 전관호씨(24)는 하루 종일 손에서 휴대전화를 놓지 않는다.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고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문자전송, 인터넷 검색, 게임 등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1세대 아날로그방식으로 출발한 이동통신 서비스가 디지털서비스가 보강된 제2세대 코드분할다중접속(CDMA)방식으로 전환, 보편화되면서 젊은이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기가텔레콤(주)은 이처럼 젊은층이 애용하는 CDMA 솔루션을 전문적으로 공급하는 업체다. CDMA 단말기, 모듈 등을 개발해 전량 수출하고 있다. 지난 98년 설립된 이 회사는 첫해에는 연구소, 대학 등에 이동통신장비를 공급했다. 이동통신장비의 디지털화가 가속화되면서 이 사업을 접고 99년 하반기 CDMA방식 이동전화단말기사업에 뛰어들었다.이 회사 조용석 이사는 “2000년부터 독자적인 CDMA 듀얼모드 단말기를 개발해 남미에 수출하고 있다”며 “지난해에는 일본 다국적 기업으로부터 CDMA 트라이모드 단말기 기술용역개발을 의뢰받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은 상태”라고 강조했다.듀얼모드 단말기는 아날로그ㆍCDMA 등 두 가지 이동통신방식에서, 트라이모드 단말기는아날로그ㆍCDMAㆍPCS 등 세 가지 이동통신방식에서 이용할 수 있다. 현재 국내에서 몇몇 업체만이 이런 단말기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을 갖고 있다.남미와 미국에서는 이동통신업체들간에 코드접속방식이 서로 달라 전국적인 서비스를 위해서는 상호 로밍(공동 이용)이 가능한 듀얼모드와 트라이모드 단말기가 필수적이다. 그만큼 수출전망이 좋은 셈이다.중국시장 본격적으로 진출조이사는 “특히 남미로 수출하는 기업 중 지난 2001년에는 매출 5위 안에 들었다”며 “경쟁업체에 한발 앞서 듀얼모드를 개발, 수출한 까닭에 ‘남미 전용 단말기’라는 인식이 강하다”고 설명했다.기가텔레콤은 제2.5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로 CDMA 기능에 동영상까지 제공하는 1X모델을 연구개발 중이다.또한 2000년부터 부가가치가 높은 CDMA파생제품을 개발사업에 뛰어들어 GPS(위치측정시스템), 원격검침기, 개인정보단말기(PDA) 등과 결합해 무선 데이터 송수신 가능한 CDMA 모듈을 개발했다. 조이사는 “2001년 하반기부터 수출을 시작했으며 앞으로 모듈의 매출비중을 높여갈 계획”이라고 말했다.기가텔레콤이 직접 기술을 개발, 수출까지 할 수 있었던 비결은 우수한 연구개발인력을 확보하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전 직원 140명 중 80%가 연구원이다. 이들 연구원 중 약 70%는 삼성, 팬택, 모토로라 등 국내외 굴지의 대기업에서 연구 노하우를 쌓은 베테랑들이다.이 회사 관계자는 “코스닥 심사를 통과할 때 기술 상위업체라는 평가를 받았다”며 “연구원들의 높은 실력을 인정해 외국업체들의 투자도 잇따랐다”고 말했다. 이것은 기가텔레콤이 해외 굴지의 다국적기업들과도 계약하는 데 큰 힘이 됐음은 물론이다.지난 4월에는 CDMA 최대 시장으로 떠오르는 중국에도 진출, 중국 이동통신회사와 CDMA단말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올 상반기 중 3만대를 수출했고, 하반기에는 17만대를 수출하게 된다.기가텔레콤은 CDMA 솔루션 개발 전문업체이지만 자체 생산시설을 갖고 있지 않다. 조이사는 “기술력은 최고라고 자평한다”며 “생산시설이 없음에도 지난해 11월 ‘ISO 9001’ 품질경영시스템인증을 취득했다”고 강조했다.이처럼 생산을 아웃소싱하는 CDMA 솔루션업체로는 인터큐브 등 3개의 회사가 있는데 기가텔레콤은 이번에 업계 최초로 코스닥 심사를 통과해 관련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제품생산을 아웃소싱하기 때문에 시장상황에 맞게 생산을 해 재고를 줄일 수 있지만 대량생산을 못해 가격경쟁력에서 떨어질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달러베이스 수출비중이 60%에 달해 환율변동에 민감한 편이다. 이와 관련, 조이사는 “도쿄 미쓰비스뱅크로부터 환율 관련 자문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올해 이 회사의 매출과 순이익 목표는 각각 400억원과 30억원이다. 오는 10월 코스닥시장 공모를 통해 등록예정인 기가텔레콤의 최대주주는 김호영 사장으로 34.51%의 지분을 갖고 있다.애널리스트 시각수출비중 높아 환율리스크 고려해야기가텔레콤은 지난해 매출 195억원 중 개발용역 매출비중이 31%에 이른다. 기가텔레콤의 매출은 98%가 수출에서 발생한다. 수출의 대부분이 2001년까지는 중남미에 치중돼 있었으나 올해부터 중국시장의 비중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기가텔레콤은 단말기생산을 전량 아웃소싱함으로써 경쟁업체에 비해 고정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장점이 있다.이 회사는 중국 동방통신에 수출한 데 힘입어 올 상반기에만 지난해 매출액의 62%에 이르는 12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하반기에는 도시바 및 모토로라 등과 개발용역계약을 수행함으로써 3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이후 중국 CDMA시장이 더욱 커질 경우 중국효과는 더욱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단 직원수, 연구개발비용의 증가로 인한 판매관리비의 증대, 높은 수출비중으로 인한 환율하락시 발생하는 리스크를 고려해야 한다. 하반기 기업공개를 통한 공모주식수는 225만주로 현재 발행주식수 900만주의 25%에 해당된다.변성진 미래에셋 증권 연구원CEO 탐구 김호영 대표이사“100년 이상 가는 기업 만들 겁니다”“면직물을 취급하던 조그만 점포가 100년 기업 두산으로 지금 우리 곁에 있지 않습니까? 기가텔레콤도 시작은 작았지만 오랫동안 남을 수 있는 기업으로 계속 키워나갈 겁니다.”김호영 기가텔레콤 사장(42)의 궁극적인 목표는 오래전부터 하나였다.실제로 기가텔레콤은 매년 매출액이 2배 이상 증가하며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김사장은 다국적 기업과 연구소에서 근무, 실무 경험을 쌓으면서 ‘기업다운 기업’을 만들고 싶어서 사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기업다운 기업이란 우선 기술적으로 우수한 제품을 만드는 회사, 금방 무너지지 않는 회사입니다. 이런 회사로 거듭나기 위해 연구원들에게 최고의 대우를 해주고, 직원들이 주인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복지제도를 마련하고 있습니다.”김사장은 직원을 뽑을 때도 그 사람의 발전가능성을 본다. 김사장은 현재 기가텔레콤에 근무하는 젊은 직원들의 잠재력을 볼 때 올 하반기나 늦어도 내년 상반기쯤에는 깜짝 놀랄 만한 성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지난해 인터넷데이터센터(IDC)는 오는 2003년에 중국의 이동전화 가입자수가 2억명을 넘어설 것이라고 발표한 적이 있다. 이런 상황을 감안해 김사장은 올해 본격적으로 중국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김사장은 “증권전문가들 사이에서 우리 회사의 성장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많이 나오고 있다”며 “요즘 코스닥시장이 좋지 않아서 등록시 주가는 높지 않겠지만 주주들을 실망시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