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들은 용감했다.’걸쭉한 감자탕을 생활의 밑천으로 삼아 뭉친 7형제. 이들이 구수한 맛을 푹푹 고아내는 감자탕 전문점 체인 브랜드 ‘칠형제우리감자탕’은 국내 대표급 패밀리컴퍼니다. 현재 맏형 이정만 사장(46)이 운영하는 일산 본점을 비롯해 모두 7개의 체인점이 있다. 이중에는 퓨전감자탕으로 특화한 뉴욕점까지 있어 가족 창업의 글로벌시대를 열고 있기도 하다.상호는 ‘칠형제’지만 각 영업점 사장들이 모두 친형제는 아니다. 이사장의 두 동생과 이들의 동서, 외사촌, 생질 등 이렇게 친인척이 얽히고 설켜 있다. 하지만 이들은 친형제 이상으로 서로 믿고 의지한다. 7개 영업점에서 올리는 매상만 월평균 3억원대. 이 가운데 40%가 남는 장사다. 3년 내내 해마다 100%씩 매출이 늘며 감자탕 장사의 진국을 우려내고 있다. 형제들이 모여 감자탕집을 한다고 방송까지 타기는 했지만, 이렇다할 홍보전략도 없이 이처럼 성장가도를 달리는 것은 역시 ‘맛’ 때문이다.감자탕만큼이나 끈끈한 가족애도 성공의 비결이다. 지난 95년 조리사 출신으로 20년간 감자탕을 연구해 온 맏형 이사장이 동생들을 ‘헤쳐 모여’ 한 것이 창업의 계기가 됐다. 이사장은 “다들 살림에 쪼들리고 있는 게 안타까워 한데 뭉쳐서 가족 모두 잘 먹고 살자는 일념뿐이었다”며 “처음에는 반대가 있었지만, 잘될 거란 자신감을 심어주며 설득했다”고 말했다.동생들을 불러 감자탕 조리기술을 가르치고, 됐다 싶으면 창업자금을 빌려줘 하나둘씩 분점을 내 모두 어엿한 ‘사장님’들이 됐다. 지금은 모두 장사가 잘돼 이사장에게 빌렸던 돈도 벌써 다 갚았다. 가족이라도 돈거래만은 똑 부러지게 한 것.조리비법·경영노하우 대물림까지‘100근 미만의 토종돼지만 써야 한다’, ‘질기지 않은 우거지를 3일 이상 숙성시켜라’ 등등 칠형제우리감자탕 맛의 비법은 어느새 이 집안의 불문율이 됐다. 이사장이 매주 지점을 순회하는 것도 브랜드 관리 차원에서다. 가족들의 생일에 맞춰 한자리에 모이는 ‘사장단 회의’에서는 각 영업점의 경영 평가와 대책마련으로 불꽃 튀는 설전이 벌어지기도 한다.“특히 막내가 반론을 들고 나올 때가 많습니다. 처음 비법을 전수할 때는 못하겠다며 도망치던 아이인데 이제는 거꾸로 새로운 방식을 구사하려고 하죠. 하지만 형이라도 덮어놓고 우격다짐은 못합니다. 감자탕집도 변화를 주어야 하지 않겠습니까.”지금대로라면 칠형제우리감자탕은 대를 이어 운영될 것이 확실하다. 이미 공릉점은 2세 창업이 이뤄졌고, 맏형 이사장의 아들도 아버지에게 경영수업을 받다가 지금은 군입대한 상태다.이사장은 “외국 명품 브랜드 가운데 상당수가 수백년 전통의 가업에서 출발했다”며 “감자탕으로도 명가가 될 수 있다”고 확신했다. 그는 현재 운영하는 스포츠센터와 준비된 웨딩홀도 가족 프랜차이즈로 발전시킬 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