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데없이 ‘슈퍼맨 타령’이냐고 할 사람도 있겠지만, 알고 보면 이 영화만큼 현재 미국 자본주의의 병폐를 오락영화 안에서 나름대로 훌륭하게 폭로하는 영화도 없는 셈이다. <슈퍼맨1 designtimesp=22856>을 생각해 보자. 이 영화에서 슈퍼맨에게 맞서는 악당은 렉스 루서라는 부동산 업자.그는 범지구적인 부동산 계획을 세우는데,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의 산안드레아스 단층에 군사미사일을 쏘아 단층 서쪽 지역을 바다 속으로 가라앉히려고 한다. 9ㆍ11테러는 비교도 안될 엄청난 테러계획. 그 목표는? 루서는 단층 오른쪽 지역의 땅을 헐값으로 매입한 상태. 만약 그의 계획이 성공한다면 그가 소유한 지역은 금싸라기 땅이 되고, 땅 주인은 돈방석에 앉는다. 물론 우리의 슈퍼맨이 그 모든 재난을 막아내고 악당에게 정의의 심판을 안기지만 ….<슈퍼맨3 designtimesp=22861>에는 이런 녀석도 나온다. 다소 멍청해 보이는 컴퓨터전문가 거스는 커피업체 회장에게 돈을 받고 기상위성을 조작해 콜럼비아에 자연재해를 일으킨다. 왜 그랬을까?간단하다. 그 지역 커피농장을 초토화시켜 전세계 커피가격을 마음대로 주무르고 싶은 게 그의 야심이다. 반면 거스는 은행전산망에 침투해 예금 이자 우수리로 남는 몇 센트의 돈을 긁어모아 갑부가 되기도 한다.조금은 과장된 해석일 수도 있지만, 갑자기 <슈퍼맨 designtimesp=22865> 시리즈의 악당들을 떠올리며 자본주의의 잔인함을 늘어놓은 건 최근 접한 강남과 강북의 세금 관련 기사 때문이다. 한강 아래 살기는 하지만 경기도 인접 지역에 전세방을 얻어 사는 처지인지라 필자에게는 ‘강남인’들의 혜택(?)이 크게 와 닿지 않는다. 하지만 ‘진짜 강남’ 지역의 4억원대 아파트에 부과되는 재산세가 5만원도 안된다는 사실은 자못 충격적이다. 그 동네에 어떤 사람들이 살고 있는지 모르지만 ‘강남공화국’이라는 말은 결코 부풀려진 수사법이 아니다. 조세저항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걸 보면 ‘강남 이외 지역’에 살고 있는 자들에게는 우리 사회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과 불평등의 폐해가 뼈저린 현실이다. 다시 <슈퍼맨 designtimesp=22866> 이야기로 돌아가면, 결국 이 영화는 자본주의사회에 얼마나 빈틈이 많은지를 방증하는 셈이다. 법을 뛰어넘는다기보다 법을 교묘히 이용한 ‘불법 아닌 불법’이 우리 주위에는 얼마나 만연한가. 피해자들에게 미안한 표현이지만 ‘그깟’ 재산세 몇 만원이 문제인가? 이 사회에서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소외당한 우리들은 어쩌면 앞으로 더 큰 것들을 잃을지도 모른다. 아니, 이미 당신은 잃고 있다.이주의 문화행사이스라엘 바체바 댄스 컴퍼니 ‘데카당스’9월27(금)~29일(일)/금 오후 8시, 토ㆍ일 오후 6시LG아트센터/R석 6만원, S석 4만원, A석 3만원, B석 2만원이스라엘의 국보급 안무가 오하드 나하린이 이끄는 바체바 댄스 컴퍼니가 ‘데카 당스’(Deca Dance)로 첫 내한공연을 갖는다. 바체바 댄스 컴퍼니는 대담하고 강렬한 움직임, 예술과 첨단기술의 조화를 보여 세계 무용계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클래식부터 펑크록까지 소화하며 이스라엘의 문화와 정서를 무용에 녹여 냈다.나하린의 지난 85년부터 99년까지 대표작들의 하이라이트만을 모아 재구성한 작품 데카 당스는 히브리어로 10을 의미하는 데카에서 제목을 따 왔다. 역동적이고 다양한 음악 속에서 바체바 무용수들이 선보이는 열정적인 70분간의 무대. (02-2005-0114)레이철 포저 바이올린 독주회 = 9월24일 LG아트센터. 1999년 발매된 바흐의 소나타와 파르티타 앨범이 평론가들 사이에서 격찬을 받았다. 그후 4장의 바흐 바로크 앨범이 발표될 때마다 호평을 받았다. 쿠이켄을 이을 차세대 바로크 바이올리니스트로 주목받는 포저의 첫 리사이틀 무대. (02-2005-0114)사랑은 비를 타고 = 10월20일까지 유씨어터. 탄생된 지 7년째 되는 국내 창작뮤지컬. 순수 창작뮤지컬로는 처음으로 1,000회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우며, 매년 관객들의 성원으로 앵콜공연을 했다. 공연 때마다 주말 매진 행렬에 평일도 80%에 달하는 자석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형제간의 사랑을 다룬 뮤지컬. (02-552-2035)405호 아줌마는 참 착하시다 = 9월29일까지 동숭아트센터 소극장. 인간의 욕망에 대한 연민과 현실 속 인간의 감각에 대한 연민을 그린 연극. 동일한 실내 구조를 가진 두 공간에서 시간이 서로 엇갈려 흐른다. 극의 결말에는 이 시간 구조의 시작과 끝이 만나 섞인다. 한 사건에 대한 의문들을 계속해서 제시함으로써 추리극적 묘미를 적절히 살린 작품. (02-3672-7556)마왕퇴 유물전 = 9월29일까지 예술의전당 미술관 3층. 한ㆍ중 수교 10주년을 맞이하여 한ㆍ중 양국의 문화교류와 중국문화의 폭넓은 이해를 도모하기 위해 기획. 중국 한 나라를 대표하는 무덤인 마왕퇴의 고고학적 가치를 느낄 수 있는 기회. 역사적ㆍ문화적으로 가치가 높은 170여점의 중국 국보급 유물들을 진품으로 볼 수 있다. (02-587-0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