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보다 중국땅에서 더 유명한 기업이 있다. 휴대전화 단말기업체인 벨웨이브가 그 주인공. 그도 그럴 것이 벨웨이브는 국내 시장보다 더 큰 중국을 무대로 비즈니스를 펼쳐왔기 때문. 상대적으로 취약한 유럽형 단말기(GSM) 기술개발과 마케팅에 주력해 중국사람들에게 벨웨이브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다.특이한 것은 벨웨이브가 설립된 지 3년밖에 안된 신생벤처라는 점이다. 설립 3년 만에 해외시장에서 무섭게 성장한 것이다. 오로지 모바일 기술만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다.설립 1년차인 지난 2000년 80억원의 매출을 올린 벨웨이브는 지난해 매출 267억원을 달성했다. 올해는 8월까지 1,100억원의 매출과 당기순이익 10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며 이 회사측은 자신있게 설명했다. 이에 힘입어 벨웨이브는 올해 매출목표를 2,000억원으로 늘려 잡고 성장엔진을 가속시키고 있다. 예컨대 지난 4월부터 중국의 닝보버드에 7,000만달러 상당의 GSM단말기와 모듈을 공급키로 했다. 이 가운데 1,020만달러는 순수 로열티 수익으로 기술력도 인정받고 있다.벨웨이브를 이끌고 있는 양기곤 사장은 성장의 원동력으로 ‘기술정진과 일치된 마음’을 꼽았다. 우선 양사장부터 통신공학을 전공한 CDMA 전문가다. 그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CDMA 연구실장, 코오롱그룹 기획조정실, 팬택을 거치며 CDMA 표준과 기술연구에 직접 참여했다. 또한 약 250명의 인원 중 80%에 해당하는 인원이 연구개발(R&D)인력이다.기술로 똘똘 뭉친 벨웨이브의 성장 가능성을 눈여겨본 해외 대기업들도 거금을 들고 벨웨이브를 찾아왔다. 2000년 12월 시티코프가 200만달러를 투자했고, 2001년에는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가 400만달러를 투자했다.양사장은 이에 대해 “벨웨이브의 기술력을 객관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이 중요하다. 특히 TI는 금전적인 측면보다 세계시장에서 양사의 윈윈(Win-Win)을 위한 비즈니스 파트너십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벨웨이브의 성공은 중국에서 판매되는 단말기가 입증한다. 지난해 12월부터 중국 A사에 공급하고 있는 GSM 방식의 휴대전화는 없어서 팔지 못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이 가운데 일부 모델은 출시한 지 9개월 동안 80만대 가량이 판매돼 30억위안의 매출을 올렸다.연말에는 올해 전체 중국 GSM 휴대전화단말기 규모인 5,000만대 가운데 최소한 2%의 시장을 점유할 수 있을 것으로 벨웨이브측은 전망하고 있다.벨웨이브는 CDMA 무선모뎀인 BCM시리즈 개발을 시작으로 현재 CDMA 및 GSM 이동통신 단말기 및 CDMA 모듈 분야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벨웨이브는 이 모듈을 중국을 비롯한 해외시장에 집중적으로 판매할 계획이다.양사장은 “벨웨이브의 궁극적 목표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기술 및 브랜드를 확보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무선통신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으로 경쟁기업들도 투자하고 싶은 회사로 만들겠다는 것이 양사장의 비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