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체들 수주전 적극적으로 펼쳐 '활기' ... 구역지정 받은 곳 투자 '안전'

노후 단독주택들이 투자대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내년 초 시행되는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에 따라 종전 100%의 주민 동의하에 이뤄졌던 재건축이 80%만 동의해도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부와 서울시가 단독주택을 중심으로 한 강북개발 의지를 잇달아 표명하고 있다는 점도 단독주택의 인기를 부채질하고 있는 요인이다.반면 재건축 구역지정을 받지 않은 단독주택지는 사실상 재건축이 불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재건축 계획과 시공업체 선정만 이뤄진 채 상당 부분 거래가 오가고 있어 이에 대한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재건축 주민 동의 100%에서 80%로 완화단독주택 재건축사업은 대단지 아파트 재건축에 비해 분쟁의 소지가 적다. 100~200가구 정도 재건축이 추진되기 때문에 그만큼 조합원의 설득이 수월하다. 현재는 100% 동의가 있어야 추진이 가능하지만 내년부터 80%만 동의해도 재건축할 수 있고 미동의자에 대해서는 매도청구소송을 통해 감정가로 주택을 매입할 수 있다.무엇보다 아파트 재건축에서 보상시비가 가장 심한 상가가 드물고, 설령 지역 내 상가가 있다고 해도 이를 제외한 주택 부분만 재건축 추진이 가능해 사업추진 기간을 대폭 단축할 수 있다. 재개발과는 달리 임대아파트를 지을 필요가 없어 조합원의 추가부담금이 줄어든다는 점도 단독주택 재건축이 갖는 매력이다.한국감정원 재건축사업단 장종권 과장은 “대부분이 기존 주택의 30~40% 정도 늘려 신축하는 만큼 사업성이 뛰어나다”며 “공사기간을 1년 이상 단축할 수 있어 금융비용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메리트가 있다”고 밝혔다.공사기간 짧아 금융비용 절감효과 커단독주택 재건축이 활기를 띠면서 건설업체의 사업수주도 느는 추세다. 실제 지난 9차 동시분양에서 200가구 미만 단독주택단지를 재건축하는 곳은 마포구 상수동 두산위브를 비롯해 8곳 일반분양 600여가구에 달했다.노원구 상계동 진한빌라 등을 재건축해 분양하는 우림건설 최승호 팀장은 “아파트 재건축에 비해 이주비 지급 규모가 적어 큰 부담 없이 시공을 맡을 수 있다”며 “일반분양 물량이 많아 건설업체 입장에서도 투자 메리트가 높다”고 말했다.단독주택 재건축 수주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업체도 늘고 있다. 최근 동대문구 휘경2동 48번지 일대 단독주택 재건축을 수주한 이수건설은 지난 1월부터 재건축상담센터를 운영하면서 사업참여에 적극적이다.이 회사 김상목 영업부장은 “하루평균 30여통의 문의전화와 함께 현장답사를 통해 사업성을 검토한 곳도 20여곳에 달한다”며 “동대문구 휘경동 사업처럼 조만간 사업성이 우수한 소규모 단지 재건축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강서구 성일연립 등을 재건축하면서 이 분야의 노하우가 탄탄한 우림건설도 노원구 상계동 일대를 중심으로 5~6곳의 재건축을 추진 중이며, 길성건설, 명진그린건설 등도 각각 강서구 방화동 S연립과 성동구 용답동 미성연립 재건축 등을 수주하는 등 사업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메이저 건설업체로는 현대건설이 은평구 녹번 3지구 내 단독주택 480가구 재건축을 수주한 데 이어 금호건설은 최근 면목동 580-16번지 대농연립과 이에 앞서 광명시 소하동 시흥연립, 구리시 수택동 성림연립 등을 수주했다. 이외에도 대림건설, 두산건설 등은 성동구 금호동과 마포구 상수동 등에서 5~6개 연립에 대해 계약체결을 추진 중이다.동대문구 휘경2동, 3,000만원 내외 수익 ‘기대’동대문구 휘경2동 48번지 일대 단독주택 재건축의 경우 가구당 무이자 이주비가 2억원에 달한다. 투자자 입장에서 초기투자비가 상대적으로 적다. 시공은 이수건설이 맡아 기존 20평형대 157가구를 25평형 220가구, 33평형 293가구, 41평형 34가구 등 모두 547가구로 재건축한다.투자수익성 또한 높은 편이다. 현재 20평 단독주택매매가는 평당 700만~800만원 선. 33평형 아파트 입주를 위한 추가부담금 4,000만원과 금융비용 2,000만원을 감안할 때 대략 2억2,000만원의 비용이 들 것으로 추산된다. 인근 주공그린빌 33평형의 시세는 2억5,000만원 선. 그만큼 투자가치가 있는 셈이다.광명시 시흥동 시흥아파트의 경우 가구당 무이자 이주비가 7,000만원이며 단지규모는 403가구로 일반분양될 물량이 조합원 물량(141가구)보다 많은 262가구나 돼 추가부담금이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공사 확정 후 단독주택시세가 평당 1,000만원 선으로 연초보다 40% 이상 올라 초기투자비용이 만만치 않다.현대건설이 시공자로 나서는 은평구 녹번 3지구 일대 단독주택은 조합원의 대지지분이 넓은 것이 장점. 기존 20평형 단독주택 220가구를 24~41평형 689가구의 아파트로 재건축한다. 추가부담금은 가구당 3,000만~5,000만원 선으로 추산되고 있다.구역지정은 단독주택 재건축 ‘필수’단독주택 재건축 요건이 완화된다 하더라도 재건축이 무조건 가능한 것은 아니다. 단독주택 재건축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시장 및 도지사가 수립하는 10년 단위의 도시환경주거정비사업에서 구역지정을 받아야 가능하다. 즉 주민 동의와 시공사 선정이 이뤄졌다고 해도 구역지정을 받지 못할 경우에는 재건축이 힘들 수 있다는 이야기다.초기투자비와 추가부담금 규모 등을 면밀하게 따지는 자세도 중요하다. 최근 성동구, 마포구, 서대문구 일대 단독주택가격은 연초보다 30% 이상 올라 평당 700만~1,000만원까지 육박한 상태다. 조합원수가 많거나 재건축 후 감정평가액이 낮게 나오는 주택을 매입할 경우에는 낭패를 볼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