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은행 . 카드 . 홈쇼핑 등 내수관련주 집중 매도 지수하락 부채질

지난 9월 코스닥시장은 심리적 지지선인 지수 50선이 붕괴됐고, 지수하락률은 지난 4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미국증시의 급락, 미국과 이라크간의 전운고조에 따른 유가상승, D램 가격하락 등의 대외적 요인과 주가조작사건, 3개월 연속된 외국인투자가들의 매도공세 등의 대내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미국증시를 비롯한 체계적 위험(Systematic Risk)이 주는 영향력이 거래소시장과 크게 다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2000년 이후 코스닥시장의 지수하락률은 거래소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컸다. 이는 인터넷 버블이 가져다준 부정적 효과 때문이다.지수가 사상 최저치였던 지난해 9월 이후, 버블의 상당부분이 소멸됐던 지난 13개월 동안 시장간 월별지수등락률을 비교해보면 코스닥시장이 거래소시장의 지수상승률을 상회했던 횟수는 세 차례에 불과하다(2000년 이후: 33개월 동안 총 여섯 차례임). 이는 코스닥시장이 거래소시장에 비해 수익률 획득 기회가 적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미국증시가 엔론사태 이후 부정회계 문제라는 비체계적 위험(Unsystematic Risk)이 가중되며 상당기간 증시투명성이 저하됐던 것과 마찬가지로, 코스닥시장은 대주주의 지분위장분산과 주가조작 등 위법행위로 인해 시장의 신뢰가 실추되면서 투자자들의 호응을 받지 못했다.상반기 실적이 사상최대치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7월부터 외국인투자가들이 순매도로 전환한 가장 큰 원인은 미국증시의 불안뿐만 아니라 코스닥시장의 신뢰도 부재라는 시장의 내적인 요인 역시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지난 7월 이후 3개월 연속 외국인 순매도가 지속되는 동안 외국인 매매에 특징적인 사실이 있다. 바로 견조한 국내 내수경기가 바탕이 된 대표적인 내수 및 소비 관련주인 통신서비스, 은행, 카드, 홈쇼핑 등 주요 시가총액 상위종목에 대해서 매도범위를 확대시키며 지수낙폭에 단초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내수관련업종의 매도는 개인신용의 지나친 증가에 따른 우려감과 향후 개인소비가 위축될 가능성 등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코스닥 내수관련주의 하락을 부추기는 요인은 이외에도 정책당국이 주택시장 안정대책과 더불어 가계대출을 억제하는 방안으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을 들 수 있다. 실제 9월25일 현재 개인대출잔액은 410조원에 달하고 있으며, 이에 정책당국은 가계금융부채의 증가가 경제부실로 이어진다는 우려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따라서 지난 9월 국내 증시가 경기관련업종뿐만 아니라 내수업종마저도 미국증시와 하락 동조화 현상을 보인 것은 경기하강에 대한 우려감으로 인해 경기 및 내수업종의 구분이 시장에서 설득력을 잃어가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다. 또한 코스닥시장의 특징 중 하나인 테마주의 형성도 종목간 순환매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기 힘들다.이는 연중최저치를 기록한 고객예탁금과 연간누적기준으로 순매도 전환 가능성이 높은 외국인 매매패턴 등 수요측면의 부진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을 가능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