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족 또는 소풍. 어린시절의 향수를 떠올리게 하는 단어다. 이제 어른이 돼서 아이들과 함께 원족을 나선다. 세상이 좋아져서 굳이 도시락을 싸지 않더라도 여행지마다 별미집들이 넘쳐나기에 집을 나서는 몸은 가볍기만 하다. 단풍으로 물들기 시작한 이 산하. 산들바람에 실려 원족을 다녀오기에 좋은 곳을 3군데 추천한다.1.영흥도영흥도(인천광역시 옹진군 영흥면)는 자동차로 섬 여행을 즐길 수 있고 갯벌탐사도 겸하고 별미도 풍성한 곳이다. 예전에는 인천이나 대부도의 방아머리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가야 했지만 지금은 사정이 완전히 달라졌다.2001년 11월15일 영흥대교가 완공되면서 섬 아닌 섬이 된 것이다. 영흥도와 선재도를 잇는 영흥대교는 길이 1,250m의 왕복 2차선 교량. 대부도에서 영흥도로 드라이브를 하려면 대부도와 선재도 사이의 선재대교부터 건너고, 그다음 선재도와 영흥도간의 영흥대교를 건넌다.영흥도 안에서 먼저 가볼 곳이 십리포해변. 굵은 왕모래와 자잘한 자갈들이 깔려 있고 길이는 1㎞ 정도 된다. 십리포를 찾은 젊은 여행객들은 조개껍데기와 굴껍데기가 수북한 해변에서 축구와 족구 등 공놀이를 즐긴다.해변에는 서어나무가 군락을 이뤄 자라고 있다. 영흥도 북서쪽의 장경리해수욕장 해변은 길이가 1.5㎞ 가량 되고, 노송지대가 1만여평에 달하는 곳. 썰물 때 게잡이와 조개잡이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장경리해변의 자랑거리. 장경리해변 솔숲 벤치에 앉아 있으면 인천항을 드나드는 대형 외항선들을 쉽게 볼 수 있다.영흥대교 밑의 낚싯배 출발 선착장으로 내려가면 노점상들이 조개모둠구이, 꽃게찜, 대하구이 등 다양한 별미거리를 팔고 있다.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새로 생긴 영흥대교의 예쁘장한 모습을 감상하며 나들이 기분을 한껏 내기에 좋은 곳이다.◆ 여행메모 : 영흥도에 가려면 영동고속도로 월곶나들목 → 오이도 입구 → 시화방조제 → 대부도 → 선재대교 → 선재도 → 영흥대교 → 영흥도 코스를 달려도 좋고, 서해안고속도로 비봉나들목 → 306번 지방도 → 탄도 → 선감도 → 대부도 → 선재대교 → 영흥대교 코스를 이용해도 된다.어느 코스이건 안산시의 대부도를 달리게 되는데 가을에는 대부도의 특산물인 포도를 파는 노점들이 도로변에 즐비하다. 영흥도 내의 맛집은 면사무소 인근의 하늘가든(032-886-3916), 장경리해변 입구의 금강산횟집(886-7356) 등.2.파주 초호쉼터경기도 파주시 법원읍 읍내 동쪽에 시립법원도서관이 있다. 그 옆으로 난 길을 따라 북쪽으로 올라가면 초릿골이라는 동네다. 56번 지방도에서 800m 가량 들어간 지점에 ‘초호쉼터’라는 유명한 나들이 명소가 있다. 초호쉼터(031-958-0029) 대표 우능제씨 집안은 이곳 초릿골에서 7대째 집성촌을 이뤄가며 살고 있다.초호는 우씨 선친의 호. 선친이 정자를 지어놓고 낚시를 즐겼던 양어장에 카페를 만들었다. 장작불이 타오르는 난로를 중심으로 10여개의 나무탁자들이 배열돼 있어 정감을 더해준다. 각종 차와 우동, 볶음밥 등 간단한 음식을 판다.분수가 치솟는 연못 주변에는 동물농장도 만들어 히피바둑, 히피아키, 관자보, 긴꼬리닭, 미니투계 등 국내에서 흔히 보지 못하는 세계 각국의 닭을 기른다. 말이 닭이지 이곳 닭들은 새처럼 훨훨 날아다닌다. 당나귀도 두 마리가 자란다. 잔디축구장, 농구장, 족구장은 아이들과 뛰어놀기에 좋은 공간들이다.8명 이상이 단체가 돼서 1박2일 투숙하는 프로그램이 이집만의 독특한 상품. 저녁식사로 북한식 닭쟁반, 아침식사로 사골우거지국이 나온다. 투숙객은 숙소 냉장고의 맥주, 소주 등 술과 음료수, 과일, 과자 등 모든 것을 무한정 먹을 수 있다.카페이용권도 1장을 증정한다. 오후 9시부터 오후 11시까지는 생맥주와 바비큐파티가 열린다. 이 역시 무한정 공급된다. 참가비는 어른 4만5,000원, 어린이 3만원. 8인실과 15인실 산장이 9동 있으며, 식당건물 2층은 단체용 숙소다.◆ 여행메모 : 불광동에서 법원행 30번 직행버스를 타고 법원 구종점에서 하차, 도보로 15분 거리. 의정부 북부역 맞은편에서 32번 버스를 타고 법원시림도서관 앞 하차, 도보로 8분 거리. 초호쉼터 내의 초계탕집(031-958-5250)은 매스컴에서 여러 차례 소개된 맛집이다.3. 삽교호 함상공원충남 당진군 신평면 소재. 삽교천방조제 서쪽 끝의 삽교호유원지 안에 자리하고 있다. ‘동양 최초의 군함 테마공원’임을 내세우는 삽교호 함상공원은 상륙함 ‘화산함’호와 구축함 ‘전주함’ 등 국가 방위 현장에서 퇴역한 함정 두 척을 이용한 이색 나들이 코스로 지난 4월 개장했다.일반인 신분으로는 접근하기도 힘들고, 승선은 더더구나 어려웠던 군함을 가까이서 살펴볼 수 있게 한 것이 함상공원의 특징. 우리 해군과 해병대를 이해하고 체험하는 데 더없이 좋은 공간이다.전장 99.6m의 상륙함 ‘화산함’ 내부로 들어가면 우리 해군과 해병대의 성장과 발전과정, 함정과 함포의 이모저모, 연평해전, 해병대 상륙작전 등에 관해서 입체 디오라마, 밀랍모형, 영상설명 등을 통해 재미나게 이해시켜 준다. 상륙함과 교량으로 연결된 전장 118.9m의 구축함 ‘전주함’에서는 작전실, 레이더실, 함장실, 사관과 사병 취사장, 샤워장 등의 군함시설물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각 군함에는 함상카페와 노천카페도 자리잡고 있어 여행객들의 마음을 들뜨게 만든다.두 대의 함정이 정박하고 있는 육지에는 수륙양용장갑차, 항공기, 함포, 초대형 프로펠러 등이 전시돼 있어 기념사진의 촬영배경으로 알맞다. 입장료는 입체영상관 관람료를 포함해 어른 5,000원, 청소년과 초등학생 4,000원. 연중무휴로 운영. 공원관리사무소(041-362-3321).◆ 여행메모 : 서해안고속도로 송악나들목에서 10분 거리. 경부고속도로 이용시 안성나들목 → 평택시 외곽도로 → 팽성읍 → 34번 국도 → 아산시 인주면 → 삽교천방조제 코스. 함상공원 입구에 해금강횟집(041-363-5440), 더우회센터(363-2188) 등 싱싱한 횟감과 바지락칼국수를 파는 횟집들이 즐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