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26일, 11년 전에 실종된 다섯 소년의 유해가 발견됐다. 당시 9살에서 13살이었던 초등학생들. 동네 뒷산으로 개구리 잡으러 간다고 떠났다가 영영 돌아오지 않은, 지금 살아 있다면 20대 초반의 청년들이 되어 있을 그 아이들.처음 실종되었을 때는 단순한 가출이나 사고 정도로 여겨졌지만 사건발생 6개월 만에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경찰은 특별수사본부를 설치하고 전국 방방곡곡을 뒤졌다. 전국의 수많은 역술인들 또한 아이들을 찾겠다고 나섰다.하지만 이미 늦어버린 ‘뒷북’이었고, 아이들은 유골이 되어 우리 앞에 있다. 그사이에 <돌아오라 개구리 소년 designtimesp=22951> 같은 영화도 나왔고, 아이들을 소재로 한 노래나 소설마저 등장했지만 90년대 최대 미스터리 사건에 대한 그 어떤 단서도 되지 못했다. 그리고 지금. 유해 근처에서 탄두와 실탄이 발견됐고, 의혹의 제보자가 등장했으며, 온갖 소문이 횡행하는 가운데 사건은 11년 전보다 더 미스터리에 빠진 듯하다.여기서 드는 궁금증 하나. 아이들이 산으로 떠난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정말로 개구리(실제로는 도룡뇽이었다고 한다)를 잡으러? 그리고 아이들이 산에서 만난 것은 무엇이었으며, 어떤 일을 겪었을까?타인의 비극을 가지고 영화적 상상력을 발휘하는 것이 너무 잔인해보일 수도 있지만 ‘개구리 소년’이라는 화두는 스티븐 킹의 원작을 영화화한 <스탠드 바이 미 designtimesp=22956>를 연상시킨다. 미국의 어느 작은 마을. 각양각색의 성격과 콤플렉스를 지닌 네 아이가 있다. 그렇게 불량스럽지도 않지만 모범생은 더욱 아닌, 그 평범한 아이들에게 소식 하나가 들려왔으니 얼마 전 행방불명된 소년의 시체가 숲 속에 있다는 것이다.아이들의 목표는 하나. 시체를 찾아서 마을의 영웅이 되고 싶은 아이들은 여행을 떠난다. 서로 다투기도 하고 이해하기도 하며 지냈던 이틀의 시간. 아이들이 찾은 건 시체가 아니라, 잃어버렸던 자신감과 타인에 대한 배려였고 숲에서 나왔을 때는 한 뼘은 더 자란 듯 보였다.이런 생각을 해본다. 너무나 비참한 결과를 낳기는 했지만 아마도 아이들은 산속에서 단지 개구리만을 잡지는 않았을 것이다. 난처한 상황에 처한 아이들은 산속을 헤매며 나름대로 해결책을 찾으려 애썼을 것이고, 그런 상황에서 아이들은 조금씩 성장했을 것이다.하지만 아이들이 맞닥뜨린 현실의 벽은 너무나 위협적이었고, 짧을 거라고 예상했던 여행에서 영영 돌아오지 못하게 되었다. 시간은 흘러 강산이 변했고, 11년 전의 아이들은 뒤늦은 죽음을 알리고 있다. 이제 아이들은, 돌아올 수 없다.김형석ㆍ영화주간지 <무비위크 designtimesp=22965> 기자 woodyme@lycos.co.kr이주의 문화행사모스크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10월24~25일/오후 7시30분/세종문화회관 대극장S석 12만원, A석 10만원, B석 8만원, C석 4만원,학생석 2만원유리 시모노프 지휘의 모스크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피아니스트 백건우와 협연한다. 10월24일에는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협주곡 1번을, 10월25일에는 쇼팽의 피아노협주곡 1번을 연주할 예정이다.1951년 창단된 모스크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시카고 심포니와 베를린 필하모닉 등과 더불어 세계적 교향악단으로 평가받고 있다. 1998년 음악감독 및 상임지휘자로 부임한 유리 시모노프가 지휘봉을 잡는다.유리 시모노프는 1969년 볼쇼이극장에서 베르디 오페라 <아이다 designtimesp=22987>를 지휘하며 명성을 얻기 시작해 볼쇼이극장 역사상 최연소 상임지휘자로 1985년까지 활동을 펼친 지휘자다. (02-399-1111)모노드라마 ‘쌔드쎌카’ = 10월31일까지 마로니에 소극장. 20여벌의 의상을 갈아입으며 11명의 인물 캐릭터를 배우 한 명이 연기한다. 극 중간 중간에 보여주는 맘보춤과 탭댄스는 즐거움을 더한다. (02-3141-8425)창작 뮤지컬 ‘천사 KIO’ = 11월3일까지 강강술래 소극장. 레게, 탱고, 폴카, 록 등의 다양한 리듬을 담아 작곡된 음악이 변화무쌍하게 이어진다. 벌을 받아 인간세상에 나타난 천사가 사람들이 던지는 거짓말에 귀를 기울인다는 내용. ‘진실이란 무엇인가?’라는 철학적인 물음에 직면하게 된다. (02-762-0810)유니버설발레단 ‘잠자는 숲속의 미녀’ = 10월23~26일 리틀엔젤스예술회관. 샤를 페로의 동화 <잠자는 숲속의 미녀 designtimesp=22997>를 원전으로 한 발레작품. 마리우스 프티파가 대본과 안무를 맡고 작곡가 차이코프스키가 안무를 바탕으로 한 세계 3대 발레명작 중 하나. (02-2204-1041)호르헤 파르도 작품전 = 10월26일까지 피케이엠 갤러리. 쿠바 출신의 미국 작가 호르헤 파르도의 초대 작품전. 회화, 조각뿐만 아니라 가구디자인, 건축, 인테리어 등 미술의 전 영역을 포괄하는 작가. 순수와 실용의 경계를 허문 작품을 선보인다. (02-734-94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