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과 관련된 것이라면 무엇이든 데이터가 될 수 있습니다. 어떤 정보든지 수집해서 잘 요리하면 훌륭한 회사의 자원이 됩니다.”(김희선 CRM본부 상무이사)“가끔 ‘아가씨말고 책임자 바꾸라’는 식의 불평을 늘어놓는 분들도 있지만 저희 직원들은 무척 슬기롭게 대처하고 있죠.”(김혜현 CRM팀 차장)“조사해서 통계를 내고 분석해서 기사작성까지 하는 게 저희 팀 업무인 만큼 팀워크가 중요합니다.”(김규정 데이터베이스팀 과장)부동산 관련 뉴스를 접하다 보면 하루에도 몇 번씩 듣게 되는 회사이름이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이라는 말을 달고 쏟아져 나오는 모든 정보는 이 회사의 CRM본부 직원 10명에 의해서 만들어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김규정 과장을 비롯한 데이터베이스팀원 7명과 김혜현 차장을 포함한 CRM팀 2명, 그리고 이 두 팀을 총괄하는 김희선 상무이사까지 총 10명의 핵심 브레인은 모두 여성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99년 4월에 처음 서비스를 시작했을 때 아파트 시세를 주간 단위로 제공하는 정보업체는 저희가 유일했습니다. 그래서 속보성 면에서 언론 관계자들의 주목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수요 늘면서 CRM본부로 확대 개편부동산114는 지난 5월에는 능률협회가 선정한 대한민국 웹사이트 부동산 부문 네티즌 선호도에서 1위에 뽑히기도 했다.처음 이 회사의 정보수집담당은 데이터베이스팀 4명으로 출발했다. 하지만 점차 부동산정보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충원을 하다 보니 올해 초 CRM본부를 출범하기에 이르렀다.“의도적인 것은 아니었는데 뽑고 나면 꼭 여자더군요. 지구력과 세심함을 요하는 업무라서 그런가 봐요.”이제는 남자후배가 들어오면 오히려 적응하기 힘들 것이라고 덧붙이는 김규정 과장은 업무가 섬세한 만큼 자그마한 매력들도 많다고 자랑했다. 얼마 전에는 DB팀에 때 아닌 미나리가 등장하기도 했다는 것. 지방에서 한 고객이 좋은 정보를 알려줘서 고맙다고 보낸 선물이었다. 여성들로만 구성된 조직이다 보니 화장품과 향수는 수시로 등장하는 고객의 감사선물이라는 게 김과장의 귀띔이다.최근 CRM본부 직원들은 갖가지 교육으로 무장하는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사업 초기 속보성이 장점이었다면 이제는 신뢰성 있는 정보를 구축해 나가는 것이 급선무이기 때문에 회사 차원에서 직원들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전사적 차원의 사내교육과 통계분석 프로그램 교육 등의 전문과정을 통해 수시로 실력을 업그레이드시킨다.20대부터 4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으로 구성된 이들이 한데 의견을 모은 것은 ‘시간’이라는 키워드였다. 끈기가 있는 사람이 성공할 수 있는 곳이 바로 그들이 일하는 CRM본부라는 것이다.부동산 자체가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하는 장기투자상품인데다 정보 축적 역시 오랜기간 준비가 필요한 작업이다. 또 고객관리 역시 충분한 시간을 들여야 정상궤도에 오를 수 있다는 얘기다.“10년의 흐름 속에서 찾을 수 있는 매력, 그게 이 일의 궁극적인 즐거움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