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전용 카지노시장 점유율 55.4% … 인천 무의도에 대형 리조트 건설 추진

손해보험회사인 제일화재, 스프링쿨러 제조사인 파라텍, 카지노용 모니터 수출회사 코텍. 도무지 맥락을 찾을 수 없는 회사들의 주가가 최근 일제히 급등하고 있다. 올해 NHN과 함께 코스닥 최대 스타종목으로 꼽히는 파라다이스의 등록을 앞두고 ‘덩달아 상승’장이 펼쳐지고 있는 것. 파라다이스 등록이 침체의 늪에 빠져 있던 코스닥시장 전체에 활기를 불어넣어 줄 것이라는 기대 섞인 이야기까지 나올 정도로 시장의 관심이 뜨겁다.11월5일 등록한 (주)파라다이스는 파라다이스그룹의 일원으로 워커힐호텔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운영하는 회사다. 이 회사에 이처럼 엄청난 관심이 쏟아지는 이유는 명확하다. 수익모델 확실하고 현금창출능력이 좋아 안정성이 뛰어나기 때문이다.업종이 같은 강원랜드와 함께 언급되는 경우가 많지만 전문가들은 두 회사간에 비슷한 구석이 거의 없다고 말한다. 강원랜드가 내국인, 대중을 상대로 영업하는 반면, 파라다이스는 부유층 외국인 중심으로 운영하기 때문이다.국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 시장 규모는 2001년 약 4,000억원으로 추산된다. 파라다이스가 55.4%의 시장을 점유하고 있어 선두다. 경쟁업체라면 마카오, 호주, 말레이시아 카지노 등 인접국 카지노들이다.바카라게임 매출이 수익성 좌우주요 매출품목은 룰렛, 블랙잭, 바카라, 다이사이, 캐러비언 포커, 빅휠, 슬롯머신 등의 게임. 이중에서 바카라게임 매출비중이 63.2%이다. 수익 기여도가 큰 VIP고객들이 선호하는 게임이기 때문에 바카라의 추이가 이 회사수익을 좌우한다.파라다이스는 3년 전인 1999년부터 코스닥 등록을 추진해 7번째에 성공했다.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기도 했고, 자진 철회를 한 적도 있다. 심사에서 문제가 됐던 것은 계열사 대여금 400억원, 계열사 지급보증 등이었다. 회사 관계자는 “계열사 지급보증은 이제 전액 해소됐다. 여러 번 등록심사를 청구하는 과정에서 회사의 시스템이 더욱 공고해졌다”고 말했다.그런데 기업공개 이유에 대해 질문이 자주 나온다. 현금이 풍부한 기업이고, 대중을 상대로 마케팅을 할 필요도 없는 업종이기 때문에 굳이 코스닥 등록을 추진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드는 것도 당연하다.이 회사 김성택 사장은 “앞으로 종합리조트를 건설하는 등 대형 투자계획이 있는데, 여기에 해외자금과 기술을 유치해야 한다. 이를 순조롭게 추진하기 위해서는 기업공개를 통해 공신력을 얻는, 사전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우수한 현금 창출 능력과 더불어(현재 내부 유보금이 1,800억원이다) 시중 경기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점이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반면 약점은 안정성이 큰 만큼 성장성에 많은 기대를 걸기 어렵다는 것이다.성장성 측면에 대해 얘기하자면 이 회사가 갖고 있는 대형 종합리조트단지 개발계획에 주목하게 된다. 파라다이스는 인천공항 인접지인 무의도에 6,000억원 가량을 들여 라스베이거스식 대형 리조트를 건설하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세계적으로 카지노가 대형화, 복합화하는 추세라 현 상태만 유지할 경우 도태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계획이 현실화되기까지는 제거돼야 할 수많은 불확실성들이 남아 있다.인천시는 오는 2014년까지 용유ㆍ무의도 일대 213만여평에 민간 자본 45억달러를 유치해 국제관광단지를 조성하기로 하고, 지난해 7월 미국 투자회사인 CWKA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둔 상태다. 하지만 최근 이 우선협상대상자가 새로 지정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등 변수가 많다. 파라다이스는 98년부터 무의도 땅을 매입해 왔다.한편 많은 애널리스트와 기관투자가들이 해외 리스크를 언급하고 있다. 특히 일본에서 카지노 규제가 풀릴 경우 파라다이스 매출이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다. 이에 대해 김사장은 근거가 거의 없는 걱정이라고 일축했다. VIP급 고객들은 해외에서 즐기지 자국에서 게임하는 것을 꺼려하며, 일본에는 이미 수십여개의 소형 카지노바가 성황리에 영업 중이라 사실상 규제가 풀린 것이나 같다는 논리다.11월5일부터 거래되는 파라다이스 주식은 공모가(4,100원)가 상대적으로 낮아 가격메리트가 부각되고 있다. 반면 유통가능 주식이 많다는 것이 주가에 약점이다. 전락원 파라다이스그룹 회장 지분 등을 제외하고, 개인과 기관투자가 지분인 25.6%가 곧바로 시장에서 유통될 수 있는 물량이다. 등록 초기 주가는 기업 실적이나 가치보다는 수급에 의해 움직이는 경향이 크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한 대목이다.애널리스트 시각일본, 자국민 카지노 개방 움직임… 매출감소 우려파라다이스는 업계 1위의 외국인 전용 카지노로 여러 면에서 강원랜드와 비교된다. 같은 점도 있지만 다른 점도 많은데 투자가들이 고려할 사항은 다음과 같다.첫째, 파라다이스는 플레이어의 15.3%를 차지하는 VIP고객이 매출액의 78.6%를 차지한다(2001년 기준). 즉 경기에 둔감한 일본인 VIP의 매출비중이 높아 이 회사의 외형과 이익은 경기를 타지 않는다. 이는 동시에 외형성장에 일정한 한계가 있다는 점을 반증하기도 한다. 단체 여행객과 달리 외국에서 초청할 수 있는 VIP를 늘리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둘째, 외국인 전용 카지노이므로 비교적 국내 규제에서 자유롭다. 최근 정부는 2003년 4월부터 강원랜드의 베팅한도를 하향조정하고 사이드 베팅 역시 금지시킬 계획이다. 이는 매출액의 감소를 초래할 수밖에 없는 조치다. 그런데 파라다이스는 이러한 영업규제가 거의 없다. 다만 해외, 특히 일본의 규제 리스크가 변수다.일본은 아직 내국인 카지노를 금지하고 있어 국내의 외국인 전용 카지노에게는 유리한 영업환경이었다. 그런데 최근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그동안 장기불황으로 일본정부는 세수증대에 차질을 빚고 있는데 이러한 환경은 자국민에게 카지노를 개방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과거 라스베가스, 아틀랜틱 시티 등 일정한 지역에서만 카지노를 허용했던 미국도 1980년 후반부터 각 주정부가 재정자립도를 목적으로 앞다투어 카지노를 유치했던 사례가 있다.한승호·현대증권 애널리스트CEO 탐구 / 김성택 사장“문화사업에도 투자 많이 합니다”“외국인 전용이니까, 당연히 우리 영업장에 와 본 사람이 거의 없잖아요. 보지도 않고 그저 TV드라마 모래시계만 생각하면서 부정적 이미지를 떠올리죠. 등록을 계기로 이제 그만 오해와 편견을 벗고, 종합 관광서비스회사의 이미지를 심어나가고 싶습니다.”김성택 사장이 인터뷰 내내 힘주어 반복한 얘기다. 사행산업이라는 업종에 대한 호기심과 높은 관심이 부담스러운 듯했다. 투자자들은 수익성에 대해서 별 의문을 제기하지 않지만 투명성과 지배구조에 대해 의구심이 많다.김사장은 한국교육개발원에서 일하다 파라다이스그룹의 계원학원으로 이 회사와 인연을 맺었다. “동서문학, 계원예술조형대학, 문화재단과 복지재단 등 문화사업에도 적잖이 투자를 하고 있는데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것 같다”며 섭섭한 마음을 표할 정도로 문화사업에도 애착이 많다.약력 : 1969년 단국대 상학과 졸업. 88년 단국대 교육대학원 졸업. 96년 (주)파라다이스 대표이사 사장. 2000년 (주)파라다이스 인천 대표이사 사장, (주)파라다이스 제주 감사, (주)파라인포테크 이사, (주)파라다이스레저 이사 등 겸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