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 부동산 . 호텔 등 거의 모든 분야 장악...최근들어 중국에도 적극 진출

최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등 동남아시아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들도 동남아 진출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 특히 국내 기술력을 갖춘 벤처기업들은 동남아시아 시장을 황금시장으로 여기고 있다.이는 동남아시장이 엄청난 잠재력을 지닌 중국시장의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동남아시장의 매력은 화교 네트워크가 거미줄처럼 연결돼 있다는 것이다. 동남아 화교는 중국투자의 80%, 중국교역의 40%, 동남아경제의 70% 정도를 장악하고 있을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따라서 화교 네트워크를 잘 활용하면 동남아뿐만 아니라 중국시장 진출도 ‘식은 죽 먹기’라는 것이 동남아 지역에서 영입하는 무역회사 관계자들의 증언이다. 동남아 지역에서도 화교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강한 태국,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5개국의 화교 네트워크를 알아봤다.태국방콕은행 등 금융업 장악태국에서 외국인 여권을 가진 화교는 22만여명. 그러나 태국에 거주하는 화교들과 중국계 태국인까지 더하면 약 650만명으로 추산된다. 이중에서도 10만명에 달하는 대만 상인들의 활약이 눈부시다.특히 태국 금융업은 화교들이 거의 장악하고 있는 상황이다. 태국의 화교자본으로 설립한 금융기관이 50곳이 넘으며 평균 자본금은 5,000만달러 이상이다. 이중 지난 82년 설립한 방콕은행(Bankok Bank)은 태국과 동남아 국가를 통틀어 가장 큰 은행인 동시에 화상들이 운영하는 은행 중 세계에서 가장 덩치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방콕은행은 해외진출도 적극적이어서 홍콩, 뉴욕, 런던, 도쿄, 타이베이, 싱가포르 등에 지점을 개설했고, 최근에는 중국 광저우, 상하이, 하노이와 베트남 사이공, 다낭 등지에도 지점을 냈다. 방콕은행은 일종의 금융그룹으로 은행, 보험, 신탁회사뿐만 아니라 석유화학, 전자, 섬유, 식품 등 제조업과 무역, 해운, 부동산, 무역업 등 각종 서비스업을 거느리고 있다. 지난 88년 설립한 방콕은행은 천여우한이 그룹을 이끌고 있다.이밖에 오백림씨와 라광화씨가 45년 설립한 타이파머스은행(Thai Farmers Bank)과 이목천이 50년 설립한 아유다은행(Bank of Ayudhya Public)이 태국 화상기업 중 2위와 9위를 차지했다. 타이파머스은행은 싱가포르과 중국 선지 등지에 지점을 설치하는 등 동남아 진출에도 나섰다. 아유다는 사업다각화를 통해 밀가루 공장, 시멘트공장, 태국 TV 방송공사 등을 거느리고 있다.또 백화점, 보양식품, 잡화, 서점 등 잡화점을 운영하는 화교들도 10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중 가장 규모가 큰 업체는 시에구오민씨가 경영하는 변봉식품공업이다. 이밖에 부동산 및 건축업 분야에서는 청산기업 등이 있다고 화교 네트워크에 정통한 국내 대기업 상사 관계자가 전했다.인도네시아화교기업 1, 2위 담배회사인도네시아의 화교는 581만 명으로 총인구의 3.5%에 불과하나 상장회사 총자본의 73%를 소유하고 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 거주 화교들은 이러한 높은 경제력에도 현지 국민들로부터의 이미지가 좋지 않아 정치,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그 이유는 과거 네덜란드 식민지 시대에 식민지 정부를 대신해 조세징수를 대행하거나 도박, 환전 등에 독점권을 획득해 식민지 지배 체제에 기여하면서 경제적 이득을 취했기 때문. 이와 같이 경제적 이해에만 밝은 중국인들의 행태로 인해 인도네시아인들은 중국인들에 대해 좋지 않은 인상을 가지고 있다.지난 99년에는 인도네시아에 있는 대다수 화교기업들이 자본을 해외로 도피시켰다는 사실이 보도되면서 화교들을 상대로 한 폭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현재 인도네시아 화교들은 도매와 소매업에 주로 종사하고 있지만 거의 산업 전 분야에 걸쳐 있다.인도네시아 최대 1, 2위 화교기업은 담배회사. 체다오시앙씨 일가가 경영하는 옌창기업 산하 구당가람(Gudang Garam) 회사가 가장 크다. 그 다음 큰 회사는 린텐바오씨 가족의 삼바오나기업이 경영하는 한자야 만달라 삼페란(Hanjaya Mandala Sampoeran)이다.이 회사는 베트남과 함께 200만달러를 투자해 담배공장을 세웠고 이외에도 은행, 부동산, 무역, 운수업에까지 손을 뻗치고 있다. 인도네시아 식품공업 중에는 린샤오랑기업 산하의 인도푸드 스쿠세스 마크무르(Indofood Sukses Makmur)의 규모가 제일 크다. 이 회사는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밀 수입 독점권을 사용하여 인스턴트 라면 방면에서 주도적인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시장점유율은 약 90%이며 수출국은 30개국에 달한다. 화상 하리다마완씨가 경영하는 마타하리기업은 인도네시아의 가장 큰 백화점업체로 1991년 설립돼 70여곳의 백화점을 소유하고 있다. 1997년 이 회사는 자카르타에 18층짜리 빌딩을 세우고 신 경영관리 방식과 컴퓨터, 통신시스템을 도입하여 동남아에서 가장 큰 판매센터로 급부상했다.이 회사의 자회사격인 마타하리 푸트라 프리마(Martahari Putra Prima) 인도네시아 여가휴양센터 인도네시아 내 7번째 화교기업이다. 다국적 화교기업인 아스트라의 경우 인도네시아의 경제권을 가지고 있는 기업 중 하나.인도네시아 화교들은 금융업 분야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 왔으며 많은 화교기업들이 모두 자신의 은행을 가지고 있다. 벌목과 목재가공업은 대부분 화교 기업들이 경영하고 있다.싱가포르GIC활발한 해외투자싱가포르은 나라 전체 자본이 화교자본이나 다름없다. 이광요 전 수상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전체 화교자본이 협력해 중국을 돕자’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대만으로부터 ‘내정간섭’이라는 항의를 받고 있을 정도다.이중에서도 싱가포르투자청(GIC)는 1,000억달러가 넘는 외환보유고를 바탕으로 활발한 해외투자를 담당하고 있는 싱가포르 최대의 화교자본이다. 싱가포르 정부가 넘쳐나는 외환보유액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설립한 이 회사는 IMF 이후 국내 시장에 진입, 서울 송파구 한라시그마타워, 서울 중구 파이낸스센터와 아시아나빌딩 등 굵직굵직한 빌딩을 사들여 화제가 됐다.GIC의 회장은 바로 리관야오 전수상으로 그의 아들인 리센룽이 부회장을 맡고 있다. 리센룽은 현재 싱가포르 정부 부수상으로 재무장관 겸 싱가포르 중앙은행의 총재를 맡고 있다.이와함께 테마세크 홀딩스(Temasek Holdings)는 싱가포르 정부의 재무성 직할의 사기업 형태의 홀딩컴퍼니로 싱가포르의 공기업 관리 및 해외투자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 회사의 실세는 리관야오 전 수상의 며느리이자 리센룽의 부인인 호싱여사다. 테마세크 산하에 싱가포르 항공, 싱텔, DBS은행, 차터드 파워(Chartered Power) 등 싱가포르 내 독과점을 하고 있는 굵직굵직한 기업들이 포진해 있다.이밖에 싱가포르중화총상회 회장인 곽영유의 홍릉그룹은 싱가포르에서 가장 큰 부동산, 금융, 호텔, 무역업을 하는 회사 중 하나로 아시아는 물론 유럽과 북미 등 전세계를 상대로 사업을 하고 있다. 자산규모가 63억달러로 싱가포르 주요 상업지구에 30여개 빌딩을 보유한 것을 비롯해 전세계 15개국 89개 호텔을 보유하고 있다. 홍릉그룹은 국내에도 진출해 서울 힐튼호텔, 서울시티타워, 명동 센트럴빌딩을 사들였다.싱가포르는 이처럼 나라 전체가 화교자본의 큰손 역할을 하는 것 외에 인근 나라의 화교상권과 자본의 지원역할을 하고 있다. 즉 DBS, UOB, OCBC 등 화교계 은행들을 통해 자유로운 자본이동과 철저한 비밀보호 정책으로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부르나이, 태국 등 인근 화교자본의 집결장소로 활용하고 있다.필리핀통신·금융·항공업분야서 맹활약필리핀 화교는 전체 인구의 2%에 불과하나 자본 소유는 상장기업 주식의 50%를 갖고 있을 정도로 막강하다. 그러나 이러한 인구 및 자본소유 비율은 다른 아시아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편. 이는 과거 식민 종주국이였던 스페인계의 현지 기업 기반이 상대적으로 탄탄하기 때문이다.필리핀 정부는 화교에 대해 정치, 경제적으로 규제책을 쓰지 않고 이들에 대한 국민감정도 그리 나쁜 편이 아니다. 초기 필리핀 화교들은 무역이나 잡화 도소매 위주로 활동했다. 몇몇 화교들은 중국인 특유의 근면한 생활태도로 적은 자본을 가지고 국제적인 대그룹을 일궈내기도 했다. 필리핀 화상들이 경영하는 잡화와 무역업체는 대다수 영화관 및 여가 오락시설을 갖추고 있는 규모가 큰 종합 쇼핑센터로 발전했다.현재 필리핀 화교기업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곳은 필리핀장거리통신회사. 이 회사의 대주주는 인도네시아 화상 린하오랑의 제일태평유한공사이다. 필리핀 정국이 불안한 상황에서도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두 배로 증가했고 규모는 5,300만달러에 달한다. 이는 이동통신업체인 스마트의 성장이 주된원인으로 풀이된다.이밖에도 필리핀 화교들이 경영하는 금융·보험업 역시 긴 역사와 큰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필리핀 민간은행 중 가장 큰 수도은행은 2002년 6월 기준시가가 10억875만달러에 이르고 있다.보험회사 중에는 양잉린씨 일가가 가지고 있는 중화보험회사가 종합적인 대그룹으로 성장했다. 최근에는 섬간에 화물을 운송해 주는 운수업이 활기를 띠고 있다. 천영차이 그룹은 필리핀항공을 접수하여 국제화물운송을 담당함으로써 해외 화교 중 유일한 화물운송업체가 되었다. 비록 적자에 허덕이고 있기는 하지만 근근이 회사를 유지해 가고 있는 형편이다.관광업의 발전과 필리핀 국민들의 점점 높아지는 수요에 발맞추기 위해 화교들은 국제관광호텔, 레스토랑, 골프장 등 여가 오락시설을 많이 건설하고 있다. 그 수는 날로 증가하는 추세이며 규모도 끊임없이 확대되고 있다. 그중 쾌락봉식품공사의 패스트푸드 체인점은 브루나이, 베트남에까지 판매망을 넓혔으며 이 분야에서는 유일하게 세계 500대 화상기업에 드는 회사가 되었다.중국어 신문 이외에도 화상들이 경영하는 영자신문사는 4곳이 있다. 이 신문사들은 규모가 크고 이윤도 높아 해외 화교 사업체 중 가장 성공한 사업체라 평가되고 있다. 설탕, 밀가루, 술, 사이다, 아이스크림, 담배공장 등이 모두 역사와 규모를 자랑하고 있으며, 이 방면에서 선두적인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산하에 있는 두 업체는 모두 세계 500대 화상 기업 반열에 들어가 있으며 나머지 회사들도 종합적이고 국제적인 대기업으로 성장했다.말레이시아은행·여행업 등에 영향력 행사말레이시아 화교는 대략 560만명으로 전체인구의 25% 정도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영향력이 크다. 화교들이 종사하는 분야는 전업종에 망라돼 있다.한국화교경제인협회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잡화업·숙박업·호텔업 등에 종사하는 화교업체가 11만곳, 기계·건축업 등이 약 1만여곳이 있다.먼저 금융보험업. 퍼블릭뱅크(public Bank)는 말레이시아 10대 화상 기업 중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말레이시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곽영찬씨의 홍릉그룹도 이에 못지않다. 자회사인 홍릉뱅크와 홍릉 크레딧이 ‘말레이시아 화교 10대 화상’ 중 각각 4위, 8위에 올라 있을 정도다.또 곽씨가 직접 경영하는 홍릉 프로퍼티(Proper-ties)는 국제호텔과 부동산 분야에 투자하는 대기업으로 사업범위를 싱가포르, 필리핀, 홍콩, 중국 대륙까지 확장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현재 호텔과 휴양시설 등을 운영하고 있다.화교들이 주로 관심을 갖고 있는 부동산 개발 쪽은 린콰오동씨가 운영하는 리조트 월드(Resorts World)와 젠팅(Genting Group)사가 말레이시아 10대 화상기업 중 각각 2, 3위에 올라 있으며 농산물, 백화점, 부동산, 호텔, 제지업, 발전소 등 갖가지 투자활동을 벌이고 있다.여행 및 오락업 분야는 양수빈씨가 경영하는 YTL그룹이 가장 규모가 크다. YTL은 콸라룸푸르와 피낭 등에 10여개의 호텔과 리조트를 갖고 있다. YTL그룹은 이밖에도 건축업, 제조업 등을 하는 YTL사와 전력생산업체인 YTL파워 등이 유명하다.YTL은 3개의 자회사가 증권거래소에 상장돼 있으며 총 50억달러의 시장가치를 갖고 있다. 또 아시아패시픽 랜드, 타우앤탄개발(Tau & Tan Development) 등이 호텔을 경영하고 있다.이밖에 부동산 임대업과 운수업 등에도 화교업체들이 맹활약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