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방향성 잃어 선물시장 영향력 증대, 지수 630 무너질 땐 현금화 유리

인간이 만든 것 중에서 인간을 능가하는 것이 있다면 주식시장이 유일하다 싶다. 경제뿐만 아니라 사회현상이 모두 녹아있고, 그것에 인간의 간사한 심리까지 끼어드니 도무지 예측이 불가능하다. 그런 주식시장을 예측한답시고 증시전문가라고 얘기하는 본인도 어쩌면 참 불쌍한 존재일지도 모른다.요즘 시장은 더욱 그런 느낌을 강하게 한다. 도무지 종잡을 수 없다. 일관성도 없다.뭔가 방향성이 보이는 듯하다가도 금세 방향을 바꿔 버린다.11월의 첫째주는 흐름이 좋았다.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외국인들은 매일 1,000억원 이상 순매수를 지속했다. 정말 오랜만에 보는 반가운 현상이었다. 그리고 순매수 종목도 기존의 삼성전자 일색에서 LG전자, SK, 국민은행 등 여타 블루칩으로 확산됐다. 당연히 올 하반기 최대의 저항선인 60일이동평균선 상향돌파 가능성이 제기됐다. 그리고 가능성도 높았다.하지만 둘째주 들어 그 흐름은 이내 바뀌었다. 월요일부터 외국인 순매도로 전환하더니 순매수와 매도가 반복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렇듯 외국인들이 관망세로 돌아서자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장세가 다시 등장했다. ‘선물시장에 따른 프로그램매매가 현물시장을 지배하는 흐름’이 다시 등장한 것이다.이런 수급구조와 흐름이라면 시장의 방향성을 예측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장중에 프로그램매매가 어느 방향으로 진행되느냐에 따라 시장의 등락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시장이 원점으로 다시 왔다는 얘기도 된다.그렇다면 시장에 대한 시각도 중립에서 다시 정립할 필요가 있다. 630~690의 박스권 시각을 유지하면서 빠른 매매전략이 유리하다.그리고 그 흐름 속에서 주목할 점은 우량 중소형주의 부상이다. 외국인들의 관망에 따라 수급이 제한적이고 박스권 흐름을 보임에 따라 대형주보다 중소형주가 상대적으로 유망한 것이다. 여기에 외국인들도 가세하고 있어 어쩌면 중소형 테마주 흐름은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도 엿보인다.그 대표적인 흐름이 휴대전화 관련주와 셋톱박스 관련주이고, 여타 중소형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외국인들의 순매수 종목을 보면 코스닥 종목 중 알에프텍, 레이젠, 휴맥스, 피앤텔 등이 돋보이는데 이들이 휴대전화, TFT-LCD 등 업황이 좋은 중소형주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가치투자 믿음 갖고 길목 지킬 때따라서 이제는 우량 중소형주 찾기에 나서는 것이 좋겠다. 지수 630이 붕괴되며 박스권 하단이 무너질 경우 전반적인 현금화가 필요하지만 630 이상의 박스권에서는 중소형주 비중을 높이는 것이 좋겠다.기존의 전기전자 우량 중소형주뿐만 아니라 우량 내수주로서의 제약주, 자산성이 높은 일부 건설주도 국지적 움직임이 감지된다. 이를 볼 때 우량 중소형주 흐름의 전반적 확산을 염두에 두는 폭넓은 시각도 필요한 시기가 아닌가 싶다.전체적으로 시장이 참 산만하고 혼란스럽다. 따라서 대응도 쉽지가 않다. 이런 때 가장 필요한 것이 가치투자가 아닌가 싶다. 시장흐름이야 어떻든 업황이 좋고, 내재가치 대비 저평가된 종목에 대한 고집이 필요한 것이다. 거래량도 적고 시장의 관심권 밖인 듯싶지만 이를 극복하고 가치투자에 대한 믿음을 갖고 길목을 지킨다면 의외로 큰 수익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