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과일 . 생과일아이스크림 등 신메뉴 등장...물류시스템 지원여부가 성패좌우

‘먹다(Eat)와 순수한(Pure)을 결합한 합성어로….’지난 10월 말 각 매체들은 큼직한 사과사진을 싣고 ‘이퓨어’라는 상품을 소개하는 기사를 실었다. 말 그대로 순수한, 즉 농약이 남아 있지 않아 껍질째 먹을 수 있는 상품인 이 사과는 ‘명품사과’라고도 불린다.전국 산지에서 수집한 최고등급 사과 중에서도 품질 면에서 상위 1%에 해당해 ‘대한민국 1%’에게 판매한다는 것이다. 브랜드제품인 만큼 맛이 없거나 품질에 하자가 있을 경우 제품을 교환ㆍ환불해주는 ‘리콜제’까지 채택하고 있다는 것도 이 ‘명품사과’의 자랑거리다.현대인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은 대단하다. 이런 가운데 ‘과일’을 소재로 한 사업아이템들이 다양하게 쏟아져 나와 인기를 모으고 있다. 특히 이들 아이템의 경우 한결같이 건강을 강조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명품사과의 경우 10월 출시 이후 서울 근교 15개 골프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골퍼들의 구매력이 일반소비자들에 비해 크기 때문에 명품의 고객으로 안성맞춤이라는 생각에서다. 12개로 포장된 프리미엄급 한 상자가 9만원 대, 16개가 들어 있는 레귤러급이 7만원 대로 일반과일에 비해 상당히 높은 가격대다. 하지만 출시 3주 만에 이들 골프장에서 1,000박스 이상 팔려나갔다.이상건 에네코 사장은 “최근 칠레와의 자유무역협정(FTA)으로 국내에 외국농산물이 대거 유통될 것”이라며 “품질차별화를 통한 고가정책과 다양한 상품개발을 통한 전체 수요량의 증대가 국산농산물이 살 수 있는 방법일 것”이라고 말했다.과일배달서비스도 요즘 각광받고 있다. 우유처럼 과일을 매일 배달해준다는 컨셉으로 아침과일이라는 업체가 지난 10월부터 실시하고 있다.아침식사를 거르기 쉬운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아침에 과일을 배달해주는 사업을 벌여 시작 한 달 만에 1,000명이 넘는 회원을 확보한 상태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3~4가지의 과일을 도시락 형태로 포장한 것을 사무실이나 집에 오전 중에 직접 배달해준다.현재는 서울 삼성동 주변을 중심으로 강남지역에서 배달서비스를 시행하고 있지만 앞으로 전국적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홈쇼핑 등 대기업이 운영하는 유통업체에서는 유기농과일이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삼성몰, LG이숍 등에서는 신세대 주부를 타깃으로 유기농이유식을 판매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또 풀무원의 자회사인 내추럴홀푸드는 ‘올가’(ORGA)라는 브랜드를 개발해 유기농과일과 채소를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고 있다.과일비즈니스는 창업아이템으로도 인기를 누리고 있다.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과일을 소재로 한 사업아이템을 속속 내놓고 있는 것. 지난여름부터 인기를 끌고 있는 생과일아이스크림 전문점과 주스 전문점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과일 신선도 유지가 최대 관건국내 아이스크림 시장은 그동안 한 업체가 장악해오다시피 했다. 미국계 기업인 배스킨라빈스는 15년 전에 한국땅을 밟았다. 현재 450여개의 매장을 갖고 있어 국내 아이스크림업체들에는 골리앗 같은 존재. 그런데 최근 이 골리앗에 도전장을 내밀고 우수한 성적표를 내놓고 있는 것이 바로 과일아이스크림회사들이다.‘토종’ 아이스크림업체인 ‘떼르드글라스’가 선두주자다. 배스킨라빈스 등 다른 업체들이 조금씩 선보이던 과일아이스크림을 아예 주력으로 내세웠다. 키위, 딸기, 복숭아 등의 생과일아이스크림이 인기를 끌면서 사업 5년 만에 현재 매장이 200개를 넘어선 상태다.전국적으로 이 같은 생과일아이스크림 전문업체는 10여개. 업계에서는 이 시장이 계속해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전문화에 주력한다는 각오를 세워두고 있다.아이스크림과 더불어 조각과일을 직접 상품으로 내놓는 곳도 있다. 이화여대, 신촌 등 젊은이들이 모이는 지역을 중심으로 아예 ‘과일가게’ 등의 이름으로 운영되는 ‘과일 전문점’도 인기를 끌고 있다.과일 전문점 프랜차이즈 ‘후레쉬빌’은 과일주스, 과일아이스크림과 더불어 제철 조각과일도 주요메뉴 중 하나로 취급하고 있다. 딸기, 수박, 포도 등이 각 계절별로 인기 있는 메뉴. 1인분으로 판매되는 한 접시 분량의 조각과일은 2,000~3,000원에 판매된다.일종의 비수기인 겨울을 맞아 이들 과일전문점은 과일과 잘 어울리는 샌드위치나 조각케이크 등을 덧붙인 세트메뉴 개발에 한창이다.후레쉬빌의 박상엽 관리이사는 “신선한 맛을 유지하면서도 다양한 상품을 내놓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며 “포장용기 등 물류를 어떻게 지원하느냐가 과일비즈니스의 성패를 가름하는 관건”이라고 밝혔다.돋보기 / 유기농 과일과일은 못생긴 게 맛있다?‘왔어요, 산골 숫처녀 감귤!’ 유기농 농산물을 판매하는 유기농닷컴(62nong.com)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이 같은 제목을 달고 있는 팝업(Pop-Up)창이 하나 뜬다.‘반들반들 윤기 나는 감귤일랑 집어던지세요!’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창에서 설명하는 것은 바로 유기농감귤 판매에 대한 안내다. 이 사이트에서 판매 중인 유기재배 노지감귤은 일반적으로 판매되는 감귤에 비해 상처가 많고 윤기는 덜하지만 화학비료나 왁스를 쓰지 않은 ‘몸에 좋은’ 과일이라는 것이다.이 사이트에서는 ‘못생긴’ 감귤 이외에도 흔히 B급으로 불리는 ‘못난이 과일’을 판매하고 있다.못난이 과일은 알이 작고 흠집이 있어 농가에서 판매하기는 어렵지만 먹기에는 지장이 없는 과일을 말한다. 판로가 없는 이 과일을 모아 소비자에게 저렴하게 공급한다는 게 못난이 과일의 태생적 배경이다. 배, 사과, 감 등을 위주로 판매하고 있다. 처음 판매하기 시작한 2000년에는 이 같은 농가의 사연을 소비자에게 전달하기 위해 사이트에 장문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전체 과일 중 이 같은 못난이 과일은 약 30%. 하지만 이곳에서는 일반과일보다 30~40% 저렴한 가격으로 팔고 있어 오히려 ‘히트상품’ 중 하나다.이 회사의 한승주 대표는 “‘원래 맛있는 과일을 새가 쪼아 먹는다’고 하지 않느냐”며 “못생긴 과일들이 맛은 더 좋다는 사실을 소비자들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