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브랜드 차종 . 연료전지차 상용화 적극추진...환경관련투자도 적극적

김동진현대자동차 사장“미래 경영목표는 GT5, 즉 글로벌 톱5입니다.”김동진 현대자동차 사장(52)의 청사진이다. 세계 5위 안에 들기 위해 김사장은 ‘글로벌 경영’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세계 5대 자동차메이커로 도약하기 위해 지난 4월 미국 앨라배마 현지공장 건설에 착수했다. 5월에는 중국 베이징자동차와 합자공장 조인식을 가졌다. 미국 공장과 중국 공장이 가동돼 본궤도에 오르면 유럽 현지공장 설립도 추진할 계획.“미국공장은 10억달러(1조3,000억원)를 투자해 196만평의 규모로 세워집니다. 미국 현지와 캐나다 등 북미 인접국가에 판매할 예정이죠. 미국 공장은 수익성 증가와 비용절감, 시장상황 변동에 따른 능동적 대처 등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연간 30만대의 생산능력을 갖춘 이 공장에서는 고부가가치 차종인 SUV와 뉴EF쏘나타 및 싼타페 후속모델을 생산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2005년 상반기부터 생산을 시작해 첫해에 12만8,000대를 판매하고 2007년에는 22만5,000대로 확대할 방침이다.중국에 2004년까지 연간 50만대 규모의 생산체제를 구축할 예정이다. 2억5,000만달러를 투자해 중국 내 6위의 자동차기업인 베이징자동차와 제휴를 맺었다. 현지공장 설비를 확충해 연간 10만대의 승용차를 생산, 2005년에는 20만대로 생산규모를 확대한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유럽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삼기 위해 터키와 인도 공장을 증설하기로 한 것도 GT5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터키 공장은 연간 6만대에서 12만대로, 인도 공장은 10만대에서 15만대로 생산규모를 늘리기로 한 것. 내년부터는 유럽 현지공장 건설에 대한 타당성 조사를 시작한다.“세계적인 명문자동차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글로벌 전략을 강화해야 합니다. 먼저 품질, 생산성, 기술력과 협력업체 역량강화를 통해 ‘부품품질 및 원가개선’을 이룩할 겁니다. 2005년까지 부품 모듈화율이 36%까지 이르도록 해 30% 이상의 생산성 향상을 달성하겠습니다.”글로벌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좋은 품질은 물론이고 브랜드 가치도 높아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이를 위해 중대형 승용차와 SUV 등 고부가가치 차종 위주의 마케팅 전략을 강화할 방침이다. 월드컵과 국제자동차랠리 등 주요 국제대회에서 스포츠 마케팅의 진수를 보여 브랜드 가치를 꾸준히 높여나가겠다는 전략을 보유하고 있다.‘권역별 전략 차종’ 개발 노력그는 글로벌 시장의 기반을 확대하기 위해 각각의 시장 특성에 맞는 ‘권역별 전략차종’ 개발에도 힘쓴다. 이런 결과로 지난 3월 김사장은 말레이시아 출장을 다녀왔다. 아토스(ATOZ)가 말레이시아 국민차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말레이시아 이노콤(INOKOM)사와 현지 조립생산 계약을 체결해 올해부터 아토스 차량을 연 2만대 규모로 생산하기 시작했다.2005년에는 3만5,000대로 생산을 확대해 판매하기로 했다. 이 계약을 동남아시아 경제연합체인 아시아자유무역지대(AFTA) 진출의 교두보로 삼아 2005년부터 동남아시장에 연간 12만대 이상의 자동차를 판매할 생각이다.김사장은 글로벌 인재를 그룹의 핵심인력으로 양성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기도 하다.‘21세기 기업경쟁력의 원천은 바로 사람’이라는 경영철학을 지니고 있는 그는 지난 7월 말 석박사급 신입사원 면접을 위해 미국 상위권 18개 대학에 다녀오기도 했다. 도전과 벤처정신을 바탕으로 한 인재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현해 현대자동차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기를 바라고 있다.올 들어 지난 10월까지 판매한 자동차는 내수 65만236대, 수출 78만6,411대다. 내수는 전년 누계대비 7.5%, 수출은 5.0% 증가한 규모다.이런 실적으로 11월29일 무역의 날 행사에서 현대자동차는 ‘70억달러 수출탑’을 수상했고, 김사장은 ‘금탑산업훈장’을 받았다.내년에는 인도 공장에서 3만대를 증산하고 중국 공장이 생산에 들어가는 등 해외공장의 생산이 늘어나 현대, 기아차를 합쳐 310만~315만대의 자동차가 탄생할 전망이다. 2008년까지 전세계 500만대 생산체제를 갖추는 것이 목표. 별도의 고급브랜드 차종을 만들기 위해 프리미엄 브랜드를 구상하고 있다.2003년 매출목표는 28조원. 이중 5%인 약 1조4,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미래사업을 육성하기 위해 텔레메틱스 사업과 연료전지차 등 환경관련 사업부문의 투자도 강화한다.현대, 기아차의 플랫폼은 2005~2006년에 7개로 통합한다는 것도 그의 미래설계도 속에 있다. 통합해도 각각의 브랜드 이미지는 다르게 가져갈 전략이다.“현대자동차 임직원들은 자동차산업이 한국경제를 이끌어간다는 사명감을 갖고 일합니다. 현대차를 통해 한국의 위상을 세계시장에서 한 단계 끌어 올리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략적인 품질개선 노력에 박차를 가해 경쟁력을 키워나가는 것이 글로벌시대에 살아남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약력 : 1968년 경기고 졸업. 72년 서울대 기계공학과 졸업. 88년 미국 핀레이공대 산업관리공학 박사. 72년 한국과학기술연구소, 국방과학연구소 근무. 78년 현대중공업 입사.78년 현대정공 기술연구소장. 94년 현대우주항공 부사장. 98년 현대우주항공 사장. 2000년 현대자동차 사장. 2001년 7월~현재 현대자동차 총괄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