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히트를 기록했던 종신보험 판매가 주춤하는 사이 연금보험이 인기를 끌고 있다. 올 상반기(4∼9월) 전체 생명보험사들의 연금보험 월납 초회보험료가 1,341억9,4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무려 80.2%가 성장한 것이다.대한생명은 지난해 41억원에서 올해 295억원으로, 삼성생명과 교보생명도 각각 20억원 231억원으로 배 이상 늘었다. 메트라이프생명도 상반기에 보험료로 14억6,000만원을 거둬들였다. 금호생명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배가 늘어난 43억2,200만원이 연금보험 수입보험료였다. FC나 FP로 불리는 보험세일즈맨들은 “한 달에 10건을 판다면 그중 6건이 연금보험”이라고 말했다.요즘 연금보험이 뜨는 이유는 여러 가지로 분석된다. 우선 종신보험 상품 비중이 과다하다고 판단한 일부 보험사들이 전략적으로 판매를 강화하면서 많이 나가고 있다. 고령화사회로 접어들어 부양할 젊은층보다 노인이 더 많아졌으므로 노후는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는 의식이 널리 퍼진 것도 한 이유다.국민연금만 믿다가는 노후에 낭패를 볼 것이라는 생각 또한 연금보험의 필요성을 일깨운다. 내년부터 경험생명표가 바뀌어 보험료가 오르므로 올해 안에 가입해야 이득이라는 것도 급증을 부추긴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A보험사의 세일즈맨은 “연금보험은 건강검진 같은 과정이 필요하지 않다. 그래서 영업이 훨씬 쉽고, 보험료 규모가 크기 때문에 파는 사람 입장에서도 상당히 좋은 상품”이라고 말했다.종신보험 주춤, 연금보험 인기하지만 연금보험에 가입하는 사람들은 정작 이게 무엇인지 정확히 아는 경우가 의외로 적고, 그래서 오해의 소지가 많다는 지적이 재테크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연금은 글자 그대로 소득이 없어진 노후에 사용할 생활자금을 젊을 때 미리 준비한다는 목적의 금융상품이다.연금은 생명보험사뿐만 아니라 은행, 투신사, 우체국 등에서도 취급한다. 이중에서 생명보험사가 파는 보험 형태의 연금상품이 주류를 이룬다.연금보험에 가입하면 ‘20년 동안 돈을 납입하고, 55세부터 연금을 지급받는다’는 식으로 계약을 맺게 된다.(납입기간이나 연금지급 개시 나이 등은 소비자의 선택에 따라 다양하다.)보험사에서는 보험료를 납입하기만 하는 시기를 1보험기, 연금지급이 시작되는 시기를 2보험기라고 부른다. 1보험기에는 보험료를 내면서 이에 덧붙여 사망 등에 대한 보장을 받게 된다. 2보험기에는 이제까지 부어온 돈을 매달 받게 된다.지급받는 방법도 고객이 선택할 수 있다. 보험금을 사망할 때까지 타는 방법을 원하면 종신형 연금보험이 된다. 이밖에 상속형, 정액형도 있다.연금보험은 크게 4종류로 구분된다. 납입보험료에 대해 연말에 소득공제를 받는 신개인연금(연금저축), 소득공제 혜택은 없지만 7년이 지나면 이자소득에 대해 비과세가 되고, 보험료 납입기간이 끝난 후 받는 연금에 대해서도 세금이 붙지 않는 일반연금, 한꺼번에 보험료를 납입하고 다음달부터 연금으로 받는 즉시연금 등이다. 이중에서 요즘 주류를 이루는 것은 소득공제는 없으나 7년 이상 유지할 경우 세금이 없는 일반연금이다.한편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변액연금이 선보였다.이는 은행이나 투신사에서 파는 연금상품과 성격이 비슷한 것으로 투자실적에 따라 나중에 받게 될 연금액수가 결정되는 것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