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휴대폰ㆍ휴맥스 셋톱박스 시장 장악, 중동부호들 타깃 명품전략 구사
중동 사막 한가운데 신기루처럼 떠오른 한국산 보물이 있다. 바로 이동전화단말기와 셋톱박스(디지털 위성수신기)다.중동을 강타한 이동전화단말기 열풍의 진원지는 삼성전자. 지난 97년 말 아랍에미리트(UAE)를 시작으로 국내에서 가장 먼저 중동 이동전화단말기 시장에 진출했고, 1년 만에 현지에서 가장 큰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단말기 메이커가 됐다. 지난해부터 고급화 전략을 펼쳐 지금은 이란인들 사이에서 신분 과시용 명품이 됐다.특히 삼성전자는 부유층을 겨냥해 패션과 멀티미디어를 강조한 모델들을 투입, 중동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 중동ㆍ아프리카 총괄 이병우 상무는 “‘삼성 휴대전화=고급브랜드’란 마케팅 전략으로 현재 중동에서 고급 브랜드의 입지를 다졌다”며 “내년에는 점유율을 더욱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휴대전화는 현재 에릭슨이나 지멘스를 제치고 노키아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LG전자와 세원텔레콤 제품의 시장점유율도 계속 높아지고 있다.아라비안나이트를 밝히는 또 하나의 요술램프는 휴맥스의 셋톱박스다. 지난 99년 두바이 지벨알리 면세지구(Jebel Ali Free Zone) 내에 현지 판매법인을 설립하고 15종이 넘는 디지털 위성수신기를 중동 전지역에 판매하고 있다. 각국에 대리점체제도 구축해 놓았다. 중동에서 올리는 매출규모 역시 계속 늘고 있다.본격적인 판매가 시작된 2000년 470억원이던 매출액이 지난해에는 1,134억원 규모로 두 배 이상 뛰었다. 올해 역시 선전을 하며 휴맥스 전체매출의 30%를 육박하는 실적을 중동지역에서 거둬들이고 있다. 휴맥스 한만수 중·아지사장은 “휴맥스 제품은 경쟁사에 비해 20% 이상 비싼데도 품질과 브랜드 가치를 인정받아 점유율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수년전까지 노키아 제품이 시장을 석권하던 중동 셋톱박스 시장은 이제 한국기업이 70% 이상을 점하는 상황으로 바뀌었다.SI·모바일·게임업체도 중동러시국내 시스템통합(SI)업체들도 중동시장 공략에 나섰다. 삼성SDS를 필두로 현대정보기술, LG CNS, SK C&C, 포스데이타 등이 이미 캠프를 차렸다. 특히 삼성SDS는 중동과 아프리카지역 12개국 530여개 가전서비스업체에 자사 전사적자원관리(ERP) 솔루션인 ‘비젠트로’를 공급키로 했다. 게임업체들도 중동러시 대열에 합류했다.지난 4월 국내 12개 아케이드게임업체로 구성된 한국게임제작협회의 ‘중동ㆍ아프리카시장 개척단’이 UAE 두바이에서 열린 게임전시회 ‘TPFC2002’에 참가해 1,300만달러 규모의 수출실적을 올렸다. 한국게임제작협회의 김종천 부회장은 “일본, 대만 등 경쟁국 업체들의 중동진출이 미미한 만큼 앞으로 계속 수출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모바일 시스템통합(SI), 무선인터넷 콘텐츠업체들도 중동에 출현했다. 인트로모바일은 이스라엘 이동전화서비스업체인 고넥스트에 휴대전화를 이용한 광고발송 소프트웨어인 ‘에어모드’ 등을 수출했다. 와이더덴닷컴은 올 초부터 이스라엘의 GSM망 기반 정보통신회사 ‘오렌지’에 무선인터넷 솔루션과 콘텐츠를 납품하고 있다.©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