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올해보다 1%높은 4.6% 전망 … 플랜트ㆍ자동차ㆍIT분야 수출유망

중동경제의 가장 큰 특징은 석유산업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어 국제유가에 따라 경제상황이 급변한다는 것이다. 중동경제는 1980년대 초까지 원유의 생산과 수출에 거의 전적으로 의존해 성장해 왔으나 그이후 원유가격의 하락으로 위기에 봉착하자 산업구조의 다변화와 더불어 무역자유화와 민영화 등 다양한 경제개혁 노력을 시도하고 있는 상황이다.중동의 또 다른 특징은 국제적 분쟁지역이라는 것이다. 지금도 팔레스타인지역 내 무력충돌, 미국의 이라크 침공 가능성, 수자원을 둘러싼 지역 내 갈등 등으로 분쟁의 불씨를 안고 있다.하지만 경제개혁 노력이 지속돼 경제구조가 개선되고 지역의 사회정치적 긴장이 완화되면 중동은 풍부한 자연자원과 높은 인구증가율을 지닌 대규모 신흥시장으로 부상할 수 있으므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한 지역이다.최근 중동지역 전체의 경제성장률은 99년 이후 국제유가의 상승세 덕분에 크게 회복됐지만 나라별로는 다소 차이를 보이고 있다. 99년 초 배럴당 10달러 미만으로 하락했던 국제유가가 2000년에는 30달러 이상으로 상승함에 따라 중동지역의 성장률은 5.7%로 상승했다. 하지만 2001년에는 하반기 이후 유가하락으로 4.2% 성장에 머물렀고, 올해는 더 낮아질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연간 평균유가 22~24달러 가능성 커2003년 중동지역의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요인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경제의 회복속도이고, 둘째는 미국의 이라크 공격 여부이며, 셋째는 국제유가 동향이다. 그런데 이 세 가지 요인은 상호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우선 세계경제는 완만한 회복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예상인데 IMF는 최근 보고서에서 내년도 세계경제성장률을 3.7%로 전망했다. 이는 2.8%의 성장에 그칠 것으로 추정되는 올해보다 내년에 경기가 더 개선될 것임을 의미한다. 다음은 이라크에서의 전쟁 발발 여부인데, 현재 이라크에 대한 UN의 무기사찰이 큰 문제없이 진행되고 있어 성급한 판단을 내리기 어렵다.하지만 미국의 최종적인 목표가 후세인의 축출을 통한 이라크의 정치체제의 변화이므로 많은 전문가들은 내년 초 미국의 이라크 침공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전쟁의 장기화나 지리적 확전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중론이다.이러한 시나리오를 가정할 때 내년도 국제유가는 전쟁의 발발과 더불어 30달러를 넘어서는 수준까지 급등했다가 2/4분기 이후에는 하향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경제의 회복세에 따라 석유에 대한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미국 에너지정보국의 추정에 따르면 올해에 비해 1.5~2.0%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이러한 수요증가와 더불어 공급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쿼터를 매우 낮은 수준에 묶어 놓고 있지만 회원국의 실제 산유량은 쿼터에 비해 10% 이상 초과 생산되고 있는데 이러한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이며 전쟁을 계기로 OPEC가 쿼터를 공식적으로 증가시킬 가능성도 있다.이는 산유국들이 원유 증산을 통해 수출과 재정수입을 확대해야 한다는 경제적 압박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비OPEC 국가의 산유량도 계속 증가될 전망이다. 세계 제2의 산유국인 러시아는 미국을 비롯한 세계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를 위해 증산을 계속하고 있으며, 카스피해 주변 국가와 아프리카의 석유생산량도 증가할 전망이다.이러한 시장 수급상황만으로 판단했을 때 국제유가는 이미 고점을 찍었다는 것이 우세한 견해다. 따라서 이라크에서의 전쟁 위험이 사라져 유가에서 소위 전쟁프리미엄이 없어지면 국제유가는 20달러를 약간 넘는 수준을 유지하고, 내년의 연간 평균유가는 22~24달러 수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이처럼 내년에는 세계경제가 회복되고 석유생산량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유가의 급락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고 이라크를 둘러싼 중동지역의 정치적 불안정 요인도 어떤 방식으로든 해결 또는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예상을 바탕으로 중동지역의 경제상황도 올해보다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정치적 불안, 해결 또는 완화될 것으로 기대IMF는 이스라엘을 제외한 중동지역의 내년도 경제성장률을 올해의 3.5%보다 1%포인트 이상 높은 4.6%라고 전망했다. 이는 개도국 전체에 비해서는 약간 낮은 수준이지만 세계평균보다 높은 수준이다. 중동 주요국가의 경제전망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는 이라크 전쟁발발시 가장 큰 위험에 노출되는 나라들이다. 따라서 지역 정세 불안으로 소비수요와 외국인투자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지만 전쟁에 휩싸이지 않는다면 석유생산 증가로 성장률은 상승할 전망이다. 현재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사우디국영통신사(STC)의 민영화와 천연가스 개발에 대한 외국인투자 유치 등이 최대 현안으로 대두되고 있지만 그 성공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이란의 경우 정치적 불안 요인이 있기는 하지만 하타미 대통령의 개혁정책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석유수출 증가와 이에 따른 정부지출 증가가 예상되고 농업부문도 수년간의 가뭄에서 벗어나 회복될 전망이다. 이러한 영향으로 5% 이상의 성장률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스라엘의 경우 2003년 세계경제 회복으로 첨단산업 분야의 경기는 나아지겠지만 팔레스타인 문제로 민간소비와 투자, 그리고 관광산업은 여전히 침체를 벗어나기 어려워 큰 폭의 회복은 기대하기 힘든 실정이다.이집트 역시 중동의 정치 정세에 큰 영향을 받는데 관광산업이 경제의 가장 중요한 부문이기 때문이다. 관광수입이 9ㆍ11테러 이후 감소하여 회복되지 않고 있으며, 그 여파로 외환위기에 시달리고 투자도 위축돼 있다. 하지만 지역의 불안정 요인이 해소되면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이처럼 중동지역의 석유생산 증가와 그로 인한 정부지출 증가가 나타날 경우 인프라에 대한 투자확대가 예상되므로 우리로서는 플랜트나 일반 기계류의 수출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 그리고 경기회복과 더불어 소비수요의 증가도 예상되므로 자동차나 무선통신기기, 컴퓨터도 진출이 유망한 분야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