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잔고 1년세 50%이상 늘어...국민 9조원대로 선두
“수익증권 수탁고를 20조원으로 올려라!”최근 김정태 국민은행장은 “수익 증권 판매수수료를 주요 수입원으로 삼을 것”이라는 방침을 밝힌 데 이어 직원들에게 “단기간 내에 수탁고를 현재의 두배 이상인 20조원까지 올리라”는 지시를 내렸다. 이처럼 저돌적인 시장공략에 나서고 있는 국민은행을 비롯한 은행권을 두고 증권사들은 “조만간 수익증권 판매시장이 은행권 중심으로 재편될지도 모른다”며 긴장하고 있다.실제로 지난해 10월 말 8.5%였던 은행권의 수익증권 판매비중은 올 9월 말 12.9%로 1년 사이 5%포인트 가까이 높아졌다. 판매잔고 규모는 지난해 10월 말 13조9,400억원에서 올 10월 말 21조7,880억원으로 7조8,400억원 이상 증가했다.반면 같은 기간 증권사의 수익증권 판매잔고는 8조원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침체 여파로 증권사 판매실적이 줄어든 데다 수익증권 시장을 주도해 온 한국투신, 대한투신 등이 증권사로 전환하면서 3조6,000억원 이상 판매잔고가 줄었기 때문이다. 저금리가 지속되자 수익이 낮은 예금상품 대신 운용실적에 따라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간접투자상품 영업을 대폭 강화한 은행권과 정반대의 흐름을 탄 셈이다.특히 ‘슈퍼뱅크’ 국민은행은 올 들어 수익증권 판매시장의 ‘강자’로 자리를 잡았다. 국민은행의 10월 말 현재 수익증권 판매잔액은 9조3,151억원. 2위인 조흥은행의 2조2,365억원에 비해 네 배 이상 높은 실적이다.이는 통합 전부터 ‘남보다 앞서’ 수익증권 판매시장에 공을 들인 들인게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99년 1월 은행이 수익증권을 팔 수 있도록 허용되자 국민은행은 채권형 비과세 수익증권, 주식형 증권저축 판매에 주력하기 시작했다. 다른 은행들이 ‘구색 맞추기용’으로 수익증권을 취급할 때 주택은행과 국민은행은 ‘작정하고’ 판매를 시작했다는 것.조안석 제휴영업팀장은 “은행에서 취급하기에는 위험도가 높다는 사내 반대 여론도 컸지만 김정태 행장은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팔아야 한다는 지론으로 밀어붙였다”면서 “현재는 상품을 운영할 투신운용사들의 러브콜에 정신이 없을 정도”라고 밝혔다. 국민은행은 4,000여명의 수익증권 판매 관련 직원을 대상으로 별도의 특별연수를 실시하는 등 기반 강화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자사 수익증권 상품을 팔아야 하는 투신운용사들도 은행권의 약진에 마케팅 전략을 새로 짜고 있다. 미래에셋투신운용 마케팅팀 관계자는 “증권사에 비해 은행은 거미줄 같은 전국 점포망을 보유하고 있으며 영업력도 뛰어나고 펀드판매 경험도 쌓여 잠재력이 상당하다”며 “은행별 고객 특성에 맞춰 판매상품의 성격을 달리 하는 등 마케팅 전략에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투신협회 관계자도 “수익증권 판매 절대액으로 따지면 현재까지 증권사가 앞서지만 지금 추세대로라면 조만간 은행이 주도권을 잡을 것”이라며 “은행권이 다양한 수익원 개발에 고심하는 것처럼 증권사도 분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