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일ㆍ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지난해 12월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되면서 향후 많은 정책이나 제도의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노동 분야에서는 주5일 근무제의 시행 여부가 핵심 현안으로 대두될 전망이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주5일 근무제 시행에 대해 ‘선시행 후보완’을 강조해 왔기 때문이다.오랫동안 노사정위원회에서 논란을 거듭해 온 주5일 근무제 관련 법안은 현재 정부입법안이 국회에 제출돼 있는 상태다. 2월 임시국회에서 본격적으로 다루어질 예정이나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될 경우 오는 7월부터 1,000인 이상 사업장에 대해서는 주5일 근무제의 전면 시행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노무현 당선자는 중소기업에 미치는 여파를 고려해 공휴일 조정 등에 대해서는 중소기업에 맞춰 시행시기를 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그러나 노사간의 이해가 첨예하게 대립되고 있어 국회에서의 법안통과가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노동계는 오랫동안 임금저하 없는 주5일 근무제의 전면시행을 요구해 왔고, 경영계는 글로벌스탠더드에 맞게 근로조건의 개선과 함께 주5일 근무제를 도입하되 사회ㆍ경제적 파급효과를 최소화하기 위해 시행시기를 다소 늦출 것을 주장해 왔기 때문이다.하지만 주5일 근무제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며, 새정부의 정책의지가 명확해진다면 몇 가지 시행에 따른 부작용의 예방 조치를 마련한다는 전제하에 법안이 통과될 가능성도 높다. 따라서 우리 사회와 기업현장에서는 주5일 근무제 도입에 따른 사회ㆍ경제적 변화와 그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 나가야 할 것이다.레저, 문화, 교육산업 고성장 주도 예상주5일 근무제는 근로시간 단축 이상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주5일 근무는 일주일에 휴일이 이틀로 늘어난다는 점에서 근무방식의 변화뿐만 아니라 생활과 문화의 변화 등 사회ㆍ경제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주5일 근무제의 도입으로 인하여 주말여행, 스포츠, 취미활동 등의 증가로 호텔업, 항공운송, 렌터카, 레저산업이 활성화되고 문화산업, 교육산업이 고성장하며 관련 분야의 엔터테인먼트화가 촉진될 전망이다.특히 주 2일 연휴를 자기계발의 기회로 삼으려는 니즈가 증가하면서 교육 및 취미개발 관련 업종이 급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여가활동의 고급화, 다양화, 대중화가 빠르게 진전될 가능성도 높다.주5일 근무의 고용창출 효과에 대해서는 판단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 고용창출 효과는 할증임금 조정 여부 등 기업의 노동비용 상승, 생산성 제고, 정부의 지원 여부 등에 따라 달라지며, 고용확대는 생산성 향상과 작업 분배(Job Sharing)가 전제돼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근로시간 단축은 자동화, 해외이전 등을 촉진하여 고용창출 효과를 반감시킬 수도 있다. 그러나 실근로시간 단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업무합리화 등에 대한 노사간에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노사협력 풍토가 뿌리내리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그러나 주5일 근무제가 사회적 인프라나 근로관행이 성숙되지 못한 상태에서 도입될 경우 사회적 비용이 예상보다 커질 수 있으며, 사회계층간 위화감이 증폭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대기업들은 대체로 주 2일 연휴가 가능하나 그럴 여유가 없는 중소기업, 개인기업, 농어민, 서비스업 종사자들은 위화감을 느끼게 될 수밖에 없다. 주 2일의 휴일은 그만큼 여가 비용을 증가시키게 되고 가계가 그 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울 때는 사회적 스트레스가 높아지는 부작용도 나타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