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드레 김디자이너문화계 인사로 분류되는 ‘국민 디자이너’ 앙드레 김(67)에게 최근 1년새 경제신문의 주목을 받은 일이 세 차례 정도 있었다.지난해 12월 ‘앙드레 김’ 화장품을 내놓았을 때가 그랬고, 올 4월 ‘엔카르타’라는 속옷을 출시했을 때도 그랬다. 그리고 최근에는 아동복브랜드 ‘앙드레 김 키즈(kids)’를 2003년에 출시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사업가로 본격적으로 나서는 것인가에 대해 그는 명쾌한 답변을 내놓았다.“제가 사업가로 돈을 벌려고 했다면 벌써 큰 부자가 됐겠죠. 용솟음치는 제 예술적 세계를 다양한 분야에서 승화시키고 싶은 것뿐이에요.”이번 아동복브랜드 역시 화장품과 속옷처럼 특정 사업체와 손잡고 선보인다. 마주인터내셔널이 생산과 유통을, 앙드레 김은 디자인과 컨설팅을 맡았다. 사업가적 기질을 타고 나지 못했다는 그의 생각이 이런 방식을 고수하게 한다.“몇 년 전부터 거리에서 사인을 해달라는 아이들의 연령층이 낮아졌어요. 요즘은 10살도 채 못된 아이들이 저를 알아보더군요. 이처럼 관심을 보여주는 아이들에게 제 옷을 입혀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언제부터인지 사람들에게 좀더 친근하게 다가가고 싶었거든요.”한국 최고 디자이너의 한 사람으로서 ‘명품바람’을 몰고 온 외국 브랜드에 대응할 수 있는 상품을 만들자는 것 역시 그가 다양한 분야에 진출하는 이유 중 하나다.“외국 브랜드 제품이라면 명품이라고 반기는 걸 보면서 디자이너로서 자존심이 상했습니다. 그래서 고급스러운 어린이옷을 만들 생각입니다.”해외 브랜드 선호경향은 사실 화장품에서는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는 게 그의 이야기다. 따라서 그는 출시 1년이 된 앙드레 김 화장품에 대해서도 각별한 애정을 나타냈다. 디자이너의 이름으로 된 화장품은 프랑스의 샤넬, 이브생 로랑, 지방시, 크리스찬 디오르 정도에 불과하며 아시아에서는 앙드레 김이 처음이라고 강조한다.더욱이 그의 디자인 컨셉으로 만들어진 화장품 용기들은 앞으로 사업화할 계획인 도자기 식기세트처럼 오랫동안 전시할 수 있는 장식품 역할까지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그는 아직도 하고 싶은 일이 많다. 화장품과 속옷, 아동복에 이어 보석과 문구류, 스포츠웨어, 도자기 식기세트 등 아름다움이라는 자신의 꿈이 다양한 제품으로 표출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누구든 부담 없이 앙드레 김 브랜드를 소유하는 시대를 열기 위해서다. 자신의 의상을 모아 박물관도 세울 꿈을 갖고 있다.“언제까지 고려청자, 조선백자를 내세워 한국의 미를 알리겠어요. 제가 만든 소중한 작품들이 한국을 대표하는 미로서 오랫동안 고려청자, 조선백자 같은 앤티크(Antique) 작품의 자리를 대신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