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이상의 고성장이냐, 마이너스 4%대로 추락하는 최악의 경기침체냐.’지난 2001년 말 이후 약 1년 이상 끌어왔던 미국과 이라크의 전쟁이 막연한 추정에서 최근 구체적인 윤곽이 서서히 드러남에 따라 2003년 벽두부터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의 최대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대체로 전쟁시기는 1월 말이나 2월 초로 꼽고 있다.대부분 기관들은 미국과 이라크의 전쟁이 발발할 경우 전쟁기간에 따라 세 가지 시나리오를 상정하고 있다. △전쟁이 단시일 내에 미국의 승리로 끝나면서 세계경제에 호재로 작용하는 경우 △전쟁이 지연되면서 세계경제에 제한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경우 △전쟁이 6개월 이상 지속되면서 세계경제를 최악의 국면으로 빠뜨리는 경우로 상정하고 있다.최근 미국의 싱크탱크의 하나인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가 예상한 자료에 따르면 가장 낙관적인 시니리오는 연합군이 4~6주 만에 중동의 석유시설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전쟁을 승리로 이끌고 전쟁 후에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곧바로 증산하는 경우다.전쟁 터지고 6개월 이상 지속되면 ‘최악’현재 미국과 이라크의 군비문제 등을 감안할 때 가장 개연성이 높은 경우로 실현가능성은 40~60%로 보고 있다. 예상된 시기에 전쟁이 발발한다고 볼 때 국제유가는 한때 36달러 선까지 오르다가 2003년 2분기에는 10달러대로 폭락할 것으로 예상된다.이 정도 수준에서 전쟁이 마무리된다면 세계경제에는 오히려 전쟁이 약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시 말해 2003년 미국 경제성장률을 0.5%포인트 끌어올리면서 세계경제도 빠른 회복세를 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미 CSIS의 분석이다.만약 미국과 이라크의 전쟁이 6~12주까지 지연될 경우 세계경제는 긍정적인 효과보다 부정적인 효과가 더 크게 우려된다. 실현가능성은 30~40% 정도다. 이 시나리오는 중동지역의 석유시설이 파손되고 전쟁 이후 증산에 대해 사우디아라비아가 비협조적으로 나오는 경우다.자연히 세계경제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아 국제유가는 한때 40달러까지 치솟다가 2004년 말까지 최소한 30달러 이상 비교적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2003년 상반기에 전쟁에 따른 후유증이 몰리면서 연간 미국 경제성장률을 약 0.5%포인트 정도 끌어내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최악의 시나리오는 미국과 이라크의 전쟁이 6개월 이상 지속되면서 이라크의 대량 살상무기가 중동지역 전역으로 파괴력을 행사해 중동전으로 비화되는 경우다. 비록 실현가능성이 5~10%로 극히 낮을 것으로 보고 있으나 세계경제로 봐서는 가장 경계해야 할 시나리오다.이 경우 국제유가는 한때 80달러로 급등하다가 그후 안정되더라도 2004년 말까지는 35달러 이상의 고공행진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미국 경제성장률을 2003년 2분기에는 마이너스 4%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세계경제가 장기침체에 빠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과거 걸프전 등의 경우를 감안해 본다면 미국과 이라크의 전쟁이 발발하더라도 첫번째 시나리오가 될 가능성이 높다. 중요한 것은 전쟁이 일어난다 하더라도 전세계적 국민들의 경제하고자 하는 심리마저 위축될 경우 세계경제는 전쟁에 따른 부담 이상의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