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종 회복 및 중국 성장은 긍정적, 지정학적 위험 . 환율변동이 변수

올해 주식시장은 상반기 ‘흐린 후 갬’, 하반기 ‘맑음’이란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10개 증권사 투자전략팀장들은 “상반기에는 이라크전쟁, 북핵문제 등 지정학적 문제의 영향으로 주가 전망이 그리 좋지 못하지만 이들 문제가 해결된 하반기에는 주가의 상승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김영호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올해 1분기 시장은 미국과 이라크의 전쟁 및 북한 핵문제와 같은 시장 외적인 요인에 의해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따라 1분기 예상 종합지수는 640~760선에서 움직일 것이다”고 전망했다.반면 하반기의 주가 전망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시각이 많았다. 임송학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올해 주가는 이라크전쟁과 관계없이 1~2월을 고비로 상승세로 접어들어 4분기에는 주가지수 1,100에 달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이들이 한목소리로 하반기 주가전망을 긍정적으로 예상하는 근거는 무엇일까.이에 대해 많은 투자전략팀장들은 ‘IT업종 경기 회복’을 이유로 들었다. 황창중 L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올해는 반도체 등 PC 관련 업종에 대한 설비투자가 살아날 것으로 기대된다”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진행 중인 재고감소와 설비투자 증가세를 고려할 때 올해 하반기부터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쉽게 말해 PC의 교체는 3년마다 일어나는 경향이 있으며 지난 2000년에 PC 교체 붐이 일었던 점을 감안할 때 올해 PC 교체 붐이 다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그렇다면 올해 주식시장을 움직일 변수는 어떤 것이 있을까. 이에 대해 투자전략팀장들은 ‘지정학적 리스크’를 최우선으로 뽑았다. 이미 많은 경로를 통해 분석된 바와 같이 미국과 이라크의 전쟁 방향에 따라 세계경기의 흐름도 달라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의 급성장, 환율의 움직임, 그리고 내수경기 회복 여부는 주목해야 할 변수라고 지적했다.중국을 주목하라지난연말부터 1월 초에 증권사에서 발간하는 <이슈분석 designtimesp=23407> 리포트를 보면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바로 중국과 관련된 보고서가 부쩍 늘었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WTO 가입 이후 외국인 직접투자가 가능해지면서 중국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한 상태”라고 귀띔했다.전종우 현대증권 이코노미스트가 최근 발간한 <2003년 해외경제 전망> 역시 이런 흐름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47페이지에 달하는 이 책자에서 중국을 다룬 부분은 모두 13페이지로 단순히 분량으로만 보면 미국의 2배, 일본의 3배에 이른다.전이코노미스트는 “지난 4분기 국내 GDP 성장에 큰 공헌을 한 것은 바로 대중국 수출 증가”라며 “세계무역에서 미국의 비중은 점점 감소하고 있는 반면, 중국의 역할은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중국 소비경기 성장세 정체와 투자부문 및 수출부문의 완만한 증가세를 감안할 때 올해 중국의 GDP성장률은 지난해에 못미치는 7.2%선에 머물 전망”이라고 소개했다.이와 관련, 어떤 업종과 종목이 중국의 성장세에 힘입어 수혜를 입을 것인가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지영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 대비해 사회간접자본시설 투자가 대규모로 이뤄지고 있다”며 “중국 현지화에 성공한 기업과 통신, 디지털가전 등에서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교보증권 고영훈 애널리스트 역시 IT 관련 제품에 주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지난 2001년만 해도 5위권에 머물렀던 컴퓨터와 무선통신기기의 수출비중이 지난해는 1, 2위를 다툴 만큼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애널리스트는 “홍콩을 포함하면 대중국 수출은 미국보다 많다”며 “팬텍, 삼성전자, 삼성SDI 등 중국에 대한 수출물량이 많은 기업을 주목해야 한다”고 제시했다.불확실한 환율동향 체크 ‘필수’설문에 참여한 투자전략팀장 중 상당수는 ‘불확실한 환율동향’을 주식시장의 부정적 변수로 꼽았다. 일반적으로 환율은 수출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만일 1달러에 1,200원이던 환율이 달러당 1,000원으로 인하(평가절상)된다면 수출업자의 이익이 줄어들게 된다.그러나 실제 분석은 다소 복잡하다. 이덕청 LG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12월 발간한 환율전망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의 수출은 환율 변동요인보다 수출대상국의 수입수요에 의해 더 큰 영향을 받는다”며 “문제는 달러 약세가 미국의 경기침체 때문에 발생한 경우이며 이는 곧 세계경제의 성장속도의 둔화로 이어져 세계 주요국의 수입수요가 감소할 개연성이 크다”고 주장했다.풀이하자면 만일 미국이 경기침체를 이유로 수출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달러화 약세 정책을 취할 경우 10여년이 넘는 경기침체로 고통받고 있는 일본이 이를 용인하지 않을 것이며 이는 국제적인 환율전쟁으로 비화돼 세계경제가 극도의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비록 이애널리스트는 그 가능성을 그리 높게 보지 않고 있지만 만에 하나라도 이런 상황이 연출이 된다면 세계경제는 추락의 나락으로 빠질 수밖에 없다.내수경기 회복 주목해야일부 투자전략팀장은 ‘내수경기 회복’을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표적 인물은 우리증권의 이철승 투자전략팀장이다. 우리증권은 올해 3분기 종합지수가 최고 1,050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IT업종을 중심으로 세계경기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같은 시기에 그동안 좋지 않던 국내 내수경기도 회복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 말을 뒤집어 보면 주가지수가 1,000을 넘기 위한 힘을 얻으려면 내수경기의 회복은 필수적이라는 뜻이다. 이팀장은 “한국 내수경기 회복의 강도가 올해 주식시장의 흐름을 좌우할 변수 중 하나”라며 “주식투자자는 도소매매출지수의 동향을 통해 내수가 얼마나 살아나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