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천하 유아독존’ 보고서 최대 히트 … 가족동반여행 등 팀워크 중시

지난해 12월30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26층의 LG투자증권 기업분석팀. 연말을 맞아 상당수 애널리스트들이 휴가를 떠난 와중에 사무실 한쪽에서는 종무식 준비로 어수선한 모습이었다. 이런 가운데 막 투자설명회를 끝내고 사무실로 돌아온 구희진 LG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곧바로 분석자료가 널브러져 있는 책상을 정리하며 한해를 조용히 마무리하고 있었다.2002년 하반기 <한경BUSINESS designtimesp=23374> 선정 베스트 애널리스트 부문에서 전기전자 및 반도체 부문에서 각각 1위를 거머쥔 구연구위원은 “팀원들이 없었다면 이루기 힘든 성과”라며 팀원들에게 영광을 돌렸다.지난해 하반기 150여회 넘는 설명회 가져수십명의 베스트 애널리스트 중 구연구위원이 가장 주목받는 이유는 분명하다. 전기전자와 반도체 부문은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종목의 시가총액 중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핵심’이기 때문이다.구연구위원은 전기전자 부문의 명실상부한 ‘단골’ 베스트 애널리스트. 하지만 반도체 부문에서는 워낙 쟁쟁한 경쟁자가 많은 까닭에 줄곧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기만 했을 뿐 1위와는 거리가 멀었다. 이에 지난해 하반기들어 ‘반도체 베스트 애널리스트’를 제1목표로 세운 그는 펀드매니저 등 투자자들을 직접 만나는 설명회 횟수를 늘려나갔다.구연구위원이 지난해 하반기에 가진 설명회수를 보면 이런 그의 노력을 잘 알 수 있다. 이 기간에 그는 150여회가 넘는 설명회를 가졌다. 설명회가 몰리는 날에는 오전 7시부터 저녁식사 때까지 이어지는 강행군으로 녹초가 되는 날도 많았다. 한 번 설명회를 갖는 데 걸리는 시간은 1시간 정도. 이미 발간된 리포트 위주로 설명함에도 이렇게 긴 시간이 소요되는 것은 그만큼 그가 맡고 있는 분야가 중요하다는 방증이다.여기에다 그는 분석 초점을 대상 기업의 ‘변화’에 맞추는 방법으로 큰 호응을 얻었다.“보고서를 낼 때 단순히 기업의 현황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기업이 직면하고 있는 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설명회를 진행하죠. 이런 점이 펀드매니저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습니다.”덕분에 반도체 부문에서 2위와의 총점 차이도 500점을 훌쩍 넘길 정도로 인정을 받았다. 특히 지난해 11월 발간한 <천상천하 유아독존 designtimesp=23388>이라는 제목의 삼성전자 보고서는 그를 반도체 베스트에 올리는 데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 대부분의 D램 업체들이 적자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유독 삼성전자만 흑자인 이유를 설명하는 이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의 실질적인 현금창출 능력은 인텔과 비견할 만하다고 주장, 호평을 받았다.구연구위원이 맡고 있는 팀은 전자부문의 박강호 연구위원, 반도체 부문의 박영주 연구위원, 그리고 반도체장비 부문의 배현수 연구원 등 네 명으로 구성돼 있다. 박강호 연구위원은 이 부문 애널리스트 경력 8년차이며 박영주 연구위원과 배연구원은 각각 삼성전자와 삼성SDI 출신인 ‘업계통’이다. 전기전자와 반도체 분석은 팀원과의 팀워크가 중요하기 때문에 매주 금요일 저녁은 꼭 전체 팀원이 같이 시간을 보내는 등 결속력을 다져왔다.“얼마전 팀원들과 제주도에서 송년회를 가졌습니다. 팀원간의 단결력을 높이기 위해서죠. 추석과 연말에는 가족동반 여행을 다니는 덕에 지금은 직장동료의 집에 젓가락수가 몇 개인지를 알 정도입니다.”구연구위원은 원하던 전기전자ㆍ반도체 부문의 2관왕을 거머쥐었지만 이에 안주하지 않는다. 오히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전기전자 부문의 기술을 잘 이해하기 위해 엔지니어들과 모임을 만드는 등 연구에 더욱 매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