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의 없는 회사분위기 조성, 경영진이 직접 배송 담당하기도

세계적 물류회사인 페덱스(FedEx)는 그 면면이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고 있는 기업 중의 하나다.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designtimesp=23590>(Good to Great)라는 책으로 국내에 잘 알려진 경영컨설턴트 짐 콜린스는 페덱스를 극찬한다.비교적 짧은 업력에도 불구하고 초고속성장을 통해 위대한 기업의 반열에 오를 수 있었던 요인의 하나로 일찍부터 흔들리지 않는 강한 기업비전과 가치체계를 수립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역시 경영컨설턴트이면서 ‘포천 100대 기업’의 선정자로 유명한 로버트 레버링도 저서인 <훌륭한 일터 designtimesp=23595>(A Great Place to Work)에서 페덱스의 공정보장제도(Guaranteed Fair TreatmentㆍGFT)를 구성원에 대한 기업의 공정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자세히 언급하고 있다.페덱스코리아(대표이사 찰스 아리나)는 2001년 10월 모기업 페덱스의 기업문화를 국내에 접목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하이파이브 프로그램을 수립, 시행하고 있다. 이는 조직문화 및 회사운영에 관한 실천 프로그램으로 다섯 가지의 목표를 가지고 있다.최고의 회사 만들기, 직원간의 단합, 구성원 사기향상, 고객서비스 향상, 경제적인 책임감 고취가 그것이다. 하이파이브는 구성원 상호간의 이해증진, 직원과 매니저, 그리고 상급 경영진간의 원활한 의사소통과 격의 없는 근무환경를 조성함으로써 이 같은 목표에 다가간다. 올해부터는 2단계 프로그램으로 한층 심도 있는 실천 프로그램들을 도입하고 있다.하이파이브 프로그램을 가장 잘 상징하는 실천 프로그램은 역시 ‘하이파이브’ 그 자체다. 페덱스코리아의 임직원은 근무 시작 전후해 만나는 사람마다 직위에 관계없이 누구나 손뼉을 마주치며 하이파이브를 한다.홍보담당자인 김영은 과장은 “비단 페덱스뿐만 아니라 미국 기업에서는 누구라도 서슴없이 하이파이브를 하는 것이 일상화된 모습이다”며 “업무를 시작하면서 불필요한 격의를 무너뜨리는 행위이다”고 지적한다.하이파이브의 구체적인 실천 프로그램은 다양하다. 우선 커리어라이드(Courier Ride)라는 것이 있다. 커리어란 배송을 담당하는 현장직원들을 의미한다. 애초에 신입사원들에게 사내 직무 분야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실시했던 것을 확대해 각 부서의 직원, 매니저, 경영진이 정기적으로 직접 배송을 담당하는 현장직원과 함께 유니폼을 입고 일일 커리어의 역할을 수행하는 프로그램이다.이는 연예인들이 일일 지점장이 되거나 구청장이 돼서 업무를 해 보는 행사를 연상시킨다. 그러나 그것처럼 일회성의 홍보 이벤트에 머물지 않기 위해서는 일정한 기간을 정해 정기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커리어의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최일선에서 고객들의 의견을 듣고 서비스 개선의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커리어라이드가 고객이나 시장을 이해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라면 직원교환제(Employee Exchange Program)는 구성원 상호간의 역할을 이해하기 위한 것이다. 전직원 중에서 희망자나 업무상 타부서와의 긴밀한 협조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원하는 타부서에서 한 달에 하루 등 일정시간 근무를 하도록 기회를 제공한다.회사는 유기적인 공동체이며 동료들이 어떤 일을 하고 어떤 부분에서 애로를 느끼는지를 직접 체험함으로써 각자의 역할에 대한 이해와 협력을 높일 수 있다.현장의견청취제(Skip Level Meeting)도 하이파이브의 실천 프로그램 중 하나다. 이사급 이상의 경영진이 매달 1~2회씩 현장 사무소를 방문, 직원들과 미팅을 갖고 회사소식을 전달하거나 직원들의 문의사항을 듣고 답해주는 제도다.농산물의 유통단계가 복잡해지면 상품의 가격에 군더더기가 붙게 된다. 의사소통도 이와 같다. 현장의견청취제는 커뮤니케이션의 단계를 뛰어넘어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회사경영에 도입하기 위한 제도다.하이파이브 파티도 눈길을 끄는 프로그램이다. 그냥 밋밋하게 이뤄지는 회식이 아니라 경영진이나 매니저가 직접 간단한 아침식사나 간식을 만들어 직원들에게 제공하면서 파티가 이뤄진다. 1년에 서너 차례 일선에서 일하는 구성원들을 위해 경영진과 매니저가 직접 앞치마를 두른다.이밖에도 매달 이뤄지는 우수사원에 대한 하이파이브 영웅(Hero)선정, 세일즈맨에 대한 인센티브프로그램, 비정기적인 각종 스포츠대회 등이 하이파이브라는 정비된 조직문화 프로그램의 대강하에서 진행되고 있다.엘테크의 브레인스토밍국내의 많은 기업들이 고객만족을 주창한다. 고객들의 기대수준과 목소리가 커지면서 그들을 만족시키는 서비스가 중요한 경쟁력의 원천이 되고 있다. 그러나 고객만족은 시장과 고객만을 바라보는 고정된 시각에서는 절대 나올 수 없다. 페덱스의 PSP(People-Service-Profit)경영철학과 그 일관된 추구가 진정한 고객만족을 가져올 수 있다.PSP는 모든 경영에서 사람을 최우선으로 놓고 그다음으로 서비스와 수익을 추구한다는 개념이다. 내부 고객인 구성원이 근무에 만족하면 그만큼 서비스의 질도 향상되며 그것이 고객만족과 수익창출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구성원을 ‘부리는 사람’ 정도로 인식하고 있는 한 수억원을 들여 고객만족을 홍보한다 해도 요원할 뿐이다. 만족하지 못하는 구성원의 응대가 고객을 만족시킬 수 없다.하이파이브 프로그램은 이 같은 경영철학이 구체적으로 기업경영에 반영되는 접점이다. 현장과 고객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커리어라이드와 구성원들의 역할에 대한 이해수준을 높이는 직원교환제가 동시에 진행된다는 점이 좋아 보인다.신뢰경영의 요소 중 재미(Fun)는 서로에 대한 이해로부터 출발한다. 이를 통해 배려가 생기면 그것이 곧 재미로 연결된다. 경영진이 신뢰를 주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구성원의 눈에 보이는(Visible) 것이 좋다.엄격한 직급체계로 인해 1년에 한 번 볼까 말까 한 경영진에게 신뢰를 주기는 쉽지 않다. 왜 의견을 내지 않느냐고 묻기 전에 찾아가서 의견을 구하는 것이 바람직한 모습이다.페덱스는 오픈도어(Open Door) 정책을 취하고 있다. 국내에 오픈도어 정책이 소개되면서 많은 기업들도 이 같은 정책을 표방한다. 그러나 구성원이 다가가는 것은 물리적인 문만 열려 있다고 되지는 않을 것이다. 마음의 문이 열려 있어야 한다. 손바닥을 마주치는 하이파이브는 하나의 단순한 행위에 불과하지만 마음의 문이 열리게 하는 무엇보다 중요한 행위가 될 수 있다.페덱스비행기 보유대수 : 640대자동차 보유대수 : 4만9,000대전세계 직원 : 14만9,000여명전세계 사무소 : 4만6,000여곳서비스 국가 : 214개국취급화물수 : 330만개(1일)설립연도ㆍ설립자 : 1973년ㆍ프레드 스미스페덱스코리아직원 : 500여명아시아향ㆍ발 비행편 : 13편(1주)보유차량 : 142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