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년간 부동의 업계 1위 자리 고수, 올해 매출 수출 포함 1,500억원 목표

디지털카메라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젊은이들 사이에 받고 싶은 선물목록에서 1위를 차지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고, 실제 각 인터넷 쇼핑몰에서도 최고의 판매액을 차지하는 등 폭발적 반응을 얻고 있다.국내 시장에서 디지털카메라를 공급하는 업체는 약 20곳으로 추산된다. 대기업에서부터 중소기업까지 다양하게 망라돼 있다. 그 가운데서도 올림푸스한국(대표 방일석)은 지난 3년간 디지털카메라 시장에서 정상의 자리를 지키며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실적 역시 큰 폭의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다. 2001년 25만대를 판매한 데 이어 지난해는 42만대를 팔아 70% 가까운 성장세를 보이며 9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50% 정도 늘어난 65만대에 수출 포함 1,500억원을 목표치로 정해 놓고 있다. 여기에는 디지털카메라 시장 전체가 성장한 점도 영향을 미쳤지만 올림푸스한국 특유의 경영전략이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국내 소비자들에게 올림푸스의 디지털카메라가 첫선을 보인 것은 지난 2000년 9월이다. 만 3년이 채 되지 않았다. 당시의 시장점유율 역시 5% 수준을 맴돌았었다. 하지만 2001년 중반부터 올림푸스의 기세는 놀라웠다.시장진출 5개월여 만에 업계 1위 자리에 올라섰고, 지금까지 정상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시장점유율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국내외 경쟁 브랜드들을 따돌리며 17.3%를 기록했다.그렇다면 올림푸스한국이 이처럼 단기간에 디지털카메라 시장을 장악한 비결은 무엇일까. 여기가지 이유를 들 수 있지만 먼저 독립경영을 들 수 있다. 원래 올림푸스는 일본계 브랜드다.하지만 방일석 사장은 처음부터 일본 본사측에 두 가지를 요구했다. 올림푸스한국의 회계, 인사 등 경영권을 독자적으로 행사할 수 있게 해줄 것과 한국법인의 이익금은 100% 한국에 재투자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던 것.전권을 부여받은 방일석 사장은 가장 먼저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데 주력했다. 국내 카메라회사로는 처음으로 TV광고를 시작했고, 극장과 인쇄광고, PPL 광고 등을 적극 실시해 고객들에게 디지털카메라를 알리고 친숙한 제품으로 인식시키는 데 많은 힘을 쏟았다.특히 본사나 다른 글로벌법인들과는 다른 독자적 브랜드 컨셉인 ‘Eye Want Olympus’를 통해 한국시장에서 새로운 타깃으로 떠오른 컴퓨터와 인터넷을 즐기는 젊은 네티즌 세대들을 고객으로 끌어들였다.유통채널의 정비 또한 처음부터 강력하게 추진했다. 2000년에만 해도 국내 카메라 시장은 밀수품이 난립하는 등 시장환경이 썩 좋지 못했다. 자연 각 메이커마다 가격정책이 흔들리는 등 큰 혼란을 겪었다.하지만 올림푸스한국은 이 같은 불투명하고 비효율적인 유통망을 하나하나 정리해 나갔다. 직접거래의 확대를 통해 한국 카메라 유통 시장의 복잡하고 비합리적인 부분을 ‘본사 - 대리점 - 소매점 - 고객’의 4단계로 단순화했다. 아울러 표준가격 제도를 도입해 중구난방식의 가격제도에 메스를 들이댔다.3S경영도입, 효율성 높여또한 선진물류 시스템을 통해 원활한 물량공급을 추진하는 한편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유기적 통합으로 판매자와 소비자가 제품에 대한 정보를 신속히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놓았다. 이밖에 소비자가 쉽게 제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이마트, 월마트, 홈플러스, 하이마트 등 대형할인점과 양판점을 통해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슬림(Slim), 스피드(Speed), 표준(Standard) 등 ‘3S경영’ 역시 사내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며 올림푸스한국의 경쟁력을 키우는 데 일조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먼저 슬림경영은 직원 한 명 한 명을 프로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는 제도다.꼭 필요한 인원만 뽑되 일단 직원이 되면 각종 교육 등 개인의 능력계발에 회사에서 지원을 아까지 않는다. 권한도 파격적으로 이양해 직급이 낮더라도 의사결정 과정에 과감하게 참여시켜 책임감을 높인다. 인사원칙을 경쟁력 있는 인력육성에 두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스피드경영은 결재과정의 군더더기를 없애기 위해 도입했다. 올림푸스한국에는 임원이 따로 없다. 사장 바로 밑에 각 부서의 부장이 있을 뿐이다. 자연 의사결정이 빠르고 일을 효율적으로 처리한다. 이러다 보니 각 부서 대리급 사원이 사장 앞에서 직접 아이디어를 설명하고 업무와 관련된 제안을 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 됐다.표준경영의 핵심은 투명성이다. 모든 경영은 투명하게 추진하고, 경영 관련 지표를 정기적으로 공개한다. 방사장 스스로 “투명하고 공정한 경영만이 일류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말할 정도다.성공비결 가운데 현지토착화 경영도 빼놓을 수 없다. 일단 이름에서부터 ‘한국’이라는 말을 넣었다. 이렇게 해서 사명을 ‘올림푸스코리아’가 아닌 ‘올림푸스한국’으로 했다. 여기에는 한국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각오가 담겨 있다.다양한 이벤트 역시 한국식으로 꾸민다. 지난 2002한ㆍ일월드컵 기간에는 ‘올림푸스 슈팅코리아 페스티벌’을 진행해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공식스폰서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한국축구 16강을 염원하는 콘서트 등 다양한 행사를 열어 좋은 반응을 얻었다.애프터서비스(AS) 인력 가운데 상당 부분(60% 이상)을 지체장애 6등급 및 신체장애 3등급 등의 장애인으로 채우고 있는 점도 한국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방법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모든 사람에게 평등한 고용기회를 주고 사회의 그릇된 편견의 벽을 허무는 데도 적극 나서겠다는 의도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회사측은 앞으로 이들을 전문엔지니어로 양성해 나갈 계획까지 마련해 놓고 있다.요즘 들어 올림푸스한국은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 디지털카메라 관련 기술개발을 전담할 자회사인 ODNK(올림푸스 디지털네트워크 코리아)를 설립해 본격적인 연구개발에 들어갔고, 향후 고객들에게 다양한 디지털 솔루션을 제공할 방침이다.아울러 새로운 디지털카메라의 주변기기를 국내에서 개발, 생산해 올림푸스 브랜드로 해외에 수출할 예정이다. 회사측은 이를 통해 연간 약 500억~600억원대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