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 만에 샐러리맨에서 상장 해운회사 수장이 된 임병석 세양선박 회장(42). 그의 사무실에 들어서면 전남 영광땅 법성포의 쪽빛 바다 사진이 눈에 확 들어온다. 법성포는 그의 고향. 바다에서 태어나 바다를 공부하고 바다를 누비면 성공을 일궈낸 말 그대로 진짜 ‘바다 사나이’다.1년간의 협상 끝에 임회장은 지난해 8월 경영하고 있는 해운회사 쎄븐마운틴을 앞세워 해운사 상장 1호인 세양선박을 인수했다. 인수 이후 곧바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6년간의 지루한 법정관리 멍에를 털어냈다.그리고 인수 반년 만인 올 2월 마침내 거래소 관리종목이란 딱지까지 떼내는 데 성공했다. 임회장은 내친김에 올해를 공격경영의 해로 삼고 “1,200억원 매출에 40억~50억원의 순이익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임회장이 이끄는 세양선박은 앞으로 탱커비즈니스에 특화할 예정이다. 그는 “해운업은 호황과 불황이 주기적으로 반복된다”며 “이런 특성을 고려할 때 원유운반선인 탱커비즈니스는 리스크를 분산하고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사업”이라고 설명한다.이 사업은 특히 오염사고 등에 대한 안전관리 노하우가 필요하고 투자규모도 커 비교적 경쟁이 심하지 않는 대신 부가가치가 높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이밖에도 평택∼리자오간 한ㆍ중 카페리 운항사업과 한국석유공사의 동해-1 가스전 사업에도 참여하는 등 해운 관련 비즈니스 다각화도 꾸준히 진행하면서 성장발판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말한다.그의 화려한 성공배경에는 밑바닥부터 닦아온 ‘탄탄한 실무경험과 탁월한 사업수단’이라는 든든한 버팀목이 있다.회장이 된 지금도 그는 매일 하루도 거르지 않고 해운 관련 지수, 특히 영국의 발틱지수를 꼭 체크한다. 저녁에 약속이 있더라도 중간에 사무실에 다시 들러 확인을 하고 갈 정도다.또한 하루에 e메일로 1,000여통 들어오는 배 관련 자료도 빠지지 않고 훑어본다. 최고결정자가 현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생각에서다. 그래서인지 그는 아직도 오후 11시 이전에 퇴근하는 일이 없을 정도로 ‘열심히’ 일하는 최고경영자로 직원들에게는 알려져 있다.최근에 임회장이 회사의 실적 못지않게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세양선박 주가다. 회사의 실적에 비해서 아직도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는 판단에 얼마전 임회장은 자사주를 사들인다고 공시했다.그는 실적과 더불어 투명한 경영으로 주주들을 만족시키는 회사로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한다. 임회장 책상에 놓여 있는 두 대의 모니터 가운데 한 대는 늘 세양선박의 주가차트가 띄워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