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넘게 분야별 1위 게임 즐비, SKT·KTF 등과 콘텐츠 제공 계약 맺어

모바일 게임은 단순하다. 작은 화면과 제한적인 인터페이스 탓이다. 그만큼 수명이 짧다. 길어야 6개월이면 게이머들의 기억 저편으로 사라진다. 그러나 (주)소프트엔터(대표 정태준)의 게임들은 장수한다. 2년간 출시된 15종의 게임 대부분이 살아남았다.‘살까기’ ‘무서운 게임’ ‘날아라 슈퍼보드’ 등 출시된 지 2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카테고리 1, 2위를 다투는 게임들이 즐비하다.솔루션과 유무선 연동 게임 개발업체였던 소프트엔터는 2001년 ‘뽀리왕 다덤비’를 기점으로 모바일 게임 개발 전문업체로 거듭났다. 남의 물건을 훔치는 이 게임은 그해 소프트웨어 부문 정보통신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또한 2002년에는 ‘크레이지 닥터K’로 한국게임개발원 주최 우수게임사전지원 부문에서 문화관광부장관상 장려상을 수상하며 기술력과 기획력을 높이 평가받았다.으뜸가는 성공비결은 깜찍하도록 자유분방한 상상력. 남을 살찌워야 내 살이 빠지는 ‘살까기’, 직장상사에게 ‘똥침’을 넣는 ‘붕가붕가’, 최초의 공포게임인 ‘무서운 게임’ 등 이 회사의 게임에는 도무지 거침이 없다.여기에는 마음껏 상상하고 거리낌 없이 대화하는 회사 분위기가 한몫 단단히 했다고 정사장은 말한다. 애초에 친구 다섯 명이 시작해서 사장과 직원 사이에 격의 없는 문화가 정착됐다는 설명이다.게임의 재미는 게임 연출력에 달렸다. 라이선스 게임의 경우에는 캐릭터를 강조해 게임에 대한 친밀감을 높였다. 이를 위해 ‘날아라 슈퍼보드’ ‘여고 괴담’ 등 이미 출시된 게임뿐만 아니라 서비스 예정인 ‘달려라 하니’ ‘난타’ 등 토종 콘텐츠를 소재로 삼은 게임을 개발했다.여기에 게임 연출력이 더해진다. 한정된 공간에서 지루하지 않게 즐길 수 있도록 난이도와 게임룰을 조절하는 것이 비결.“원작의 스토리를 그대로 따르는 것은 무의미합니다. 새로운 스토리 라인과 소품으로 게임 고유의 재미를 추구하고 있습니다.”소프트엔터는 의외로 진지한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문화관광부와 정보통신부의 지원을 받아 우리의 전통 선박을 3D로 복원하는 사업이 그것이다. 고서적과 회화를 통한 외형 복원뿐 아니라 시뮬레이션 실험을 거쳐 배의 운항 능력과 성능도 복원했다. 외도가 아니냐는 질문에 정사장은 고유의 게임 개발을 위한 일환이라고 답한다.“우리나라의 게임에 등장하는 선박은 일본 것이거나 현대의 배뿐이에요. 이 작업을 통해 우리 고유의 배를 게임에 등장시킬 것입니다.”올해 소프트엔터의 매출목표는 지난해의 4배에 가까운 30억원이다. 이중 10억원의 매출은 SKT 준(June)이나 KTF 핌(Fimm) 등에 공급되는 멀티미디어 콘텐츠로 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미 요가 동영상, 태교와 명상음악 공급 등에 대한 계약을 맺어 놓은 상태다.최근 휴대전화 성능이 좋아지면서 모바일 게임 시장에도 PC게임 못지않은 ‘대작’ 바람이 불고 있다. 소프트엔터도 인기 온라인 게임인 프리스톤테일의 라이선스 모바일 게임 출시를 앞두고 있다. 제작기간만 무려 9개월인 기대작이다.그러나 걱정도 많다. 제작기간과 투자비 증가에 따라 위험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투자 대비 수익률도 캐릭터 게임에 비해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많이 팔리지 않아도 후회는 하지 않습니다. 대작을 만든 노하우는 그대로 남을 테니까요. 더 우수한 게임으로 해외진출도 해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