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삼청동은 ‘멋있는 동네’이자 ‘멋’이 있는 동네다. 갤러리들이 많기 때문에 화랑가 특유의 고급스러움이 묻어나는 동시에 강북 특유의 부담스럽지 않은 편안함이 있고, 경북궁이 근처에 위치해 고풍스러움까지 묘하게 어우러지며 공존한다. 무엇보다 도심 한복판에 있는데도 길 하나만 벗어나면 다른 세상인 듯 호젓해 좋은 곳이다.그래서인지 삼청동에는 유명한 식당도 많다. 위압감을 줄 만큼 화려한 곳은 원치 않는다면, 은근한 멋이 흐르는 동네 분위기와 잘 어우러지는 곳을 찾는다면, 파스타 전문점 ‘수와래’가 나쁘지 않을 듯하다.광화문에서 삼청동길로 들어서 조금만 가다 보면 먼저 ‘수와래’ 주차장 안내 표지판이 눈에 들어온다. 여기서 30m 가량 더 가면 외양이 소박한 파스타 전문 레스토랑 수와래가 나온다. 많은 이탈리아식당들이 그렇듯이, 이곳 역시 지중해식 내부 꾸밈을 본뜬 듯 흰 테이블보와 상아색 벽, 아기자기한 꽃장식 등으로 꾸며 놓았다. 편안함이 강조된 것 같다.하지만 서비스는 호텔 수준이다. 손님이 원하면 종업원이 하나하나 친절하게 메뉴를 설명해준다. 이것저것 주문하자 ‘두 사람이 먹기에 양이 너무 많은 것 같다’면서 요리 하나를 취소하는 게 어떨지, ‘양심적으로’ 조언을 하기도 했다.‘대표음식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강성호 지배인은 “각종 파스타(1만1,000~1만5000원)가 다 맛있어서, 어느 자식만 예뻐할 수 없듯이 하나만 찍어서 자랑할 수 없다”고 대답했다. 그만큼 자신감이 넘친다는 뜻이다.또 그는 스테이크 ‘누꼴라 만죠’(2만8,000원)를 목소리에 힘을 주어 추천했다. 잘 구운 스테이크에 새콤한 발사믹 식초를 넣은 소스를 뿌리고 ‘누꼴라’를 고기 밑에 깔아 함께 낸다. 누꼴라는 어린 열무잎처럼 생긴 야채인데 향이 쌉쌀하다.이탈리아사람들이 고기와 함께 즐겨 곁들이는 채소라고 한다. “고기는 질 좋은 호주산 안심 200g(양이 푸짐하다는 뜻이다)을 씁니다. 어느 곳에서 내놓는 스테이크와 비교해도 육질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자신이 있습니다.” 이 요리에는 이탈리아산 와인 한 잔이 곁들여 나온다.여성들에게는 새우크림 알프레도 연어게살 스파게티 등 크림소스를 얹은 스파게티가 단연 인기다. 두 명이 오붓하게 갈 경우 스파게티 두 종류와 음료 등을 주문해 3만원대로 식사하는 것이 적당하다.또 ‘누꼴라 만죠’와 스파게티, 샐러드 하나를 주문하면 둘이서 4만5,000원 정도로 넉넉한 식사를 즐길 수 있다. 볼로냐 스파게티(고기 소스) 또는 매콤한 아라비아따 스파게티와 음료로 구성된 8,000원짜리 점심용 메뉴도 있다. (주말 제외)강지배인은 “절대로 재료를 아끼지 않고 푸짐하게 준비한다”면서 “예를 들어 새우크림 스파게티는 새우 한두 마리 구색으로 얹혀 있어서는 맛이 안난다. 새우랑 크림이 확실하게 들어가 있어야 한다”는 게 식당을 운영하는 데 중요한 원칙이라고 했다. 특급호텔이나 최고급 레스토랑에 비하면 저렴하고, 대중적인 파스타 전문점에 비하면 가격대가 조금 높은 편이다. (02-739-2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