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는 반드시 필요' 40~50대보다 20%포인트 가까이 높아
2030세대를 쳐다보는 사회 전반의 시각은 우려 그 자체다. 씀씀이가 큰데다 힘든 일을 기피하는 경향이 뚜렷하다는 이유에서다. 경기가 하강곡선을 그리고 실업률이 치솟고 있지만 2030세대의 인식은 좀처럼 바뀔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이번 설문조사에서도 이런 점은 뚜렷이 드러났다. 연령별로 경제적 라이프스타일과 여가활동 등이 어떻게 다른지를 파악하기 위해 12가지 문항을 평가해 본 결과(도표참조) 20~30대의 경우 기존의 사회적 인식이 틀리지 않았음을 보여주었다.12가지 질문에 대한 답변은 ‘전혀 그렇지 않다’ ‘그렇지 않다’ ‘보통이다’ ‘약간 그렇다’ ‘매우 그렇다’ 등 5가지로 분류했고, 앞의 두 가지 답변은 부정적인 것으로, 뒤의 두 가지 답변은 긍정적인 것으로 평가했다. ‘보통’은 긍정도 부정도 아닌 중립적인 것으로 분류했다.먼저 ‘능력이 되면 사치스러워도 되느냐’는 질문에 대해 20대와 30대는 각각 37%와 37.8%가 ‘약간 그렇다’와 ‘매우 그렇다’ 등 긍정적으로 대답했다. ‘전혀 그렇지 않다’와 ‘그렇지 않다’ 등 부정적으로 답변한 의견은 각각 15.8%와 16.5%에 지나지 않았다. 이에 비해 40~50대는 34%가 긍정적, 22.2%가 부정적으로 답했다.차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견도 역시 2030세대 사이에서 높게 나타났다. 최근 불고 있는 젊은층의 과소비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답변을 보면 20대는 45.4%, 30대는 48.7%가 차의 필요성에 대해 긍정적 의견을 나타냈다.이에 비해 부정적으로 본 사람은 33.1%와 28.3%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40~50대는 차의 필요성에 대해 28.8%만이 손을 들어줬다. 2030세대와 무려 20%포이트 가까운 차이를 보인 셈이다.예상된 결과지만 상대적으로 주택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2030세대 가운데 절반 이하만이 찬성했다. ‘주택이 반드시 필요하냐’는 물음에 45.1%와 47.1%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하지만 4050세대는 무려 63.6%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답했다. 젊은 세대는 집보다 차, 기성세대는 차보다 역시 집이 먼저라는 인식을 갖고 있음이 드러난 것이다.젊은 세대의 또 다른 특징은 왕성한 레저활동이다. 이와 관련, 이번 조사에서도 ‘소득에 비해 레저활동 비용을 많이 쓰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답변을 보면 긍정적인 비율이 20대 36.8%, 30대 28.8%로 40~50대의 25.9%를 크게 앞섰다. 특히 20대의 경우 다른 연령층에 비해 압도적으로 레저를 중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위의 네 가지 결과를 놓고 보면 20~30대의 소비지향적인 태도가 만만치 않음을 엿볼 수 있다. 상당수가 일단 쓰고 보자는 의식을 갖고 있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돈에 대한 철학 다른 세대와 달라이런 것들의 연장선상에서 2030세대는 돈에 관한 철학 역시 다른 세대들과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다시 말해 돈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성공여부는 돈으로 결정된다는 의식을 강하게 갖고 있는 것으로 이번 조사결과 입증됐다.‘인생의 성공여부는 돈이냐’는 물음에 20대의 65%, 30대의 66.6%가 긍정적으로 대답했다.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사람은 8.9%와 6.4%에 지나지 않았다. 이는 40~50대의 56.6%가 긍정적, 14.5%가 부정적으로 말한 것과 크게 대비되는 결과로 해석된다.‘돈 없어도 행복할까’라는 질문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도출됐다. 20대와 30대는 불과 27.7%와 23%만이 긍정 답변을 내놓았다. 40~50대는 35.5%에 달했다.젊은 세대는 돈이 중요하고 성공의 중요한 기준이라고 보지만 의외로 재테크에는 관심이 덜한 것으로 나타난 점도 특징적이다. 돈은 필요하고 있어야 하지만 재테크를 통해서 모으기보다 다른 방법으로 해결하려는 생각을 갖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재테크에 관심이 많은가’라는 물음에 20~30대는 각각 35.8%와 42.5%가 긍정론을 폈다. 합할 경우 40%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이에 비해 40~50대는 45.1%가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재테크의 중요성을 젊은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이 갖고 있는 셈이다.같은 맥락에서 ‘위험성이 있어도 내 사업을 하겠느냐’는 물음에 30대의 경우 55.6%가 그렇다고 응답해 다른 연령층에 비해 10%포인트 이상 높았다. 비교대상인 40~50대는 45.5%를 나타냈고, 20대는 46.5%를 기록했다.다른 항목과 달리 20대와 30대 사이에 적잖은 차이가 나타난 점이 흥미롭다. 이는 직장생활 경험이 어느 정도 있는 30대 사이에 독립에 대한 욕구가 강하게 나타난 결과로 풀이된다.로또복권에 대한 인식조사도 눈길을 끈다. 특히 이 항목은 돈과 재테크, 사행심에 대한 것을 한눈에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적잖은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답변은 앞에서 언급했던 것과는 약간 다른 방법으로 유도했다.‘로또복권 열풍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던져놓고 답변란을 ‘매우 부정적 현상이다’ ‘부정적 현상이다’ ‘나쁘지 않은 현상이다’ ‘전혀 나쁘지 않은 현상이다’ 등 네 가지로 나눴다. 결국 ‘부정적 의견’과 ‘부정적이지 않은 의견’(나쁘지 않음) 등 두 가지로 분류한 셈이다.답변결과를 보면 부정적이라고 본 사람이 20대와 30대는 각각 44.9%와 55%를 나타냈다. 반면 40~50대는 63.5%를 기록했다.최근 전국은행연합회의 통계를 보면 20~30대의 신용불량자수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2001년 12월 전체 신용불량자의 45.4%(111만명)를 차지한 2030세대의 점유율은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보면 47.3%(125만명)로 치솟았다.기본적으로 소비성향은 크지만 재테크에 대해서는 관심이 덜한 것이 2030세대다. 문제는 이런 점이 당분간 개선될 조짐이 전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신용불량 문제만 해도 그렇다. 결국 소비를 줄이고 건전한 경제마인드를 가져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보인다.©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