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네덜란드 국제영양유전체학 회의에서 처음 소개

미국 CBS방송은 얼마 전 유전자 돌연변이로 인한 치명적인 질병을 앓고 있는 여자아이 앨리슨 업처치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했다. 업처치는 유전자 돌연변이로 인해 인체가 단백질을 독으로 인식하는 치명적인 질병을 앓고 있지만 현재 보통 아이와 다름없이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업처지가 건강을 유지하는 방법은 다름 아닌 식이요법. 업처치는 특정한 음식을 섭취하는 방법으로 질병을 극복하고 있다.유전적 질병을 식이요법으로 치료하는 분야인 ‘영양유전체학’(Nutrigenomics)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영양유전체학은 특정 음식과 영양분이 유전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에 바탕을 둔 학문이다. 미국 생명과학협회 낸시 포그 존슨 박사는 “영양 유전체학은 유전자에 기초를 둔 식품개발”이라고 정의했다.영양유전체학은 유전체학(Genomics), 영양학(Nutritional Science), 의학(Medicine)이 결합된 새로운 분야다. 2002년 3월 네델란드에서 제1회 국제영양유전체학 회의가 열리면서 대중에게 소개됐다.영양유전체학은 한마디로 음식이 유전자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해 질병을 치료하고 건강을 유지할 수 있게 하는 연구를 의미한다. 이것은 휴먼게놈프로젝트를 포함한 최첨단 유전공학기술 없이는 불가능하다. 영양유전체학은 식이요법이 특정 유전자에 미치는 영향은 물론 개인의 유전적 차이까지 연구해야 하기 때문이다. 영양유전체학은 최첨단 바이오기술의 결정판인 셈이다.또한 영양유전체학은 시스템적 연구방법을 기반으로 한다. 질병은 한 가지 이유로 발생하지 않는다. 위암 유전자가 발견됐다고 하지만 위암을 일으키는 요인은 여러 가지다. 유전자변형으로 인한 유전적 이유, 대기오염이나 음식에서 비롯된 환경적 요인, 스트레스에 따른 심리적 이유 등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따라서 영양유전체학에서는 개인의 유전자와 환경적 요인을 모두 포함해 질병의 원인을 연구한다. 유전적 요소와 식생활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부분이 아닌 시스템적으로 접근하는 것이다.과학자들은 영양유전체학 발달로 개인이 자기의 유전자 구조에 맞는 ‘맞춤식품’을 상점에서 사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네덜란드 영양유전체학 전문가인 반 오멘 박사는 “앞으로 자신의 유전자 구조에 맞게 개발된 식품을 사게 될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각종 질병이 생길 수 있는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영양유전체학은 이제 걸음마 단계지만 본궤도에 올라서면 전세계 사람들의 식생활에 큰 변화를 줄 수 있을 만큼 커다란 잠재력을 갖고 있다. 자신의 유전적 구조를 파악해 질병을 최소화할 수 있는 식이요법을 선택하는 것이 일상화될 날이 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