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어도 4월 한 달 동안은 ‘아톰’이라는 말을 뺀 마케팅을 생각할 수 없다.”“일본의 로봇개발 역사는 아톰에서 출발한다. 40대 과학자들의 가슴속에는 아톰과 같은 로봇을 만들겠다는 꿈이 공통적으로 자리잡고 있었다.”만화영화 <철완 아톰 designtimesp=23695>(한국에는 우주소년 아톰으로 알려짐)에 등장하는 주인공 로봇 아톰의 생일(4월7일)을 맞은 일본 열도는 온통 아톰 열기로 들떠 있다. 이라크전쟁의 포성에 묻힌 바람에 당초 예상보다 분위기가 가라앉았지만 아톰 탄생을 축하하는 각종 이벤트와 기업들의 마케팅경쟁은 아톰 특수가 한동안 계속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아톰 탄생일에 맞춰 4월 초 개막된 후 4월6일 막을 내린 ‘2003 로보덱스’ 전시회에서는 두 발로 걷고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인간형 로봇’이 키워드로 등장, 일본 과학자들과 기업들이 최종적으로 지향하는 이상적 로봇의 모델이 ‘아톰류’임을 짐작하게 했다.아톰은 일본 만화계에서 영웅으로 대접받는 데즈카 오사무가 만화에서 주인공으로 등장시킨 로봇. 만화는 1952년 <소년 designtimesp=23700> 잡지에 연재를 시작한 후 1963년 만화영화로 제작돼 60년대 일본 소년ㆍ소녀들로부터 폭발적 인기를 누렸다.한국은 물론 40개국에 수출돼 어린이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은 이 만화영화에서 아톰은 2003년 4월7일 도쿄 신주쿠의 다카다노바바(와세다대학 본교 근처)에서 태어나는 것으로 그려져 있다. 10만마력의 엄청난 추진력을 갖고 있는 로봇이지만 따뜻한 사람의 마음을 갖고 있으며 정의 편에 서서 악의 무리를 무찌른다는 내용이 어린이들을 열광시킨 비결이었다.아톰의 경제효과에 대해 덴쓰소비자연구센터는 앞으로 3년간 5,000억엔은 족히 될 것이라는 연구결과를 내놓고 있다. 현대적으로 각색돼 후지TV를 통해 지난 4월6일부터 다시 전파를 타기 시작한 만화영화가 아톰 열기에 불을 붙일 것이 확실한데다 책자, 캐릭터, 이벤트 등을 통해 특수가 끊임없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에서다.아톰 마케팅으로 한몫을 건지려는 열기에는 70여개의 일본 기업과 방송 등 미디어가 뛰어든 상태다. 소니엔터테인먼트픽처스는 덴쓰와 함께 TV 만화영화 제작에 참가한 데 이어 미국시장에서 2004년 말 공개할 극장용 영화를 별도로 제작 중이다.출판에서는 데즈카 오사무의 일대기와 아톰을 주제로 한 잡지 창간과 특집이 잇따르고 있으며 아톰 주제가를 담은 음반도 앞다퉈 쏟아지고 있다. 마케팅전문가들은 TV 만화영화의 경우 지난 4월6일 방영분에 미쓰비시자동차, 세가, 다카라, 메이지제과 등이 광고스폰서로 참가한 데 이어 광고를 붙이려는 기업들의 경쟁이 불을 뿜을 것으로 보고 있다.아톰 열기는 문구, 완구에서도 후끈 달아올라 있는 상태다. 초콜릿, 과자, 인스턴트 식품 등에 아톰 캐릭터를 사용한 상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으며 아톰의 귀여운 얼굴을 형상화한 완구가 백화점 매장을 거의 독점하고 있다.소니는 아톰이 엄청난 힘을 내는 것으로 그려진 점에 착안, 알칼리전지에 아톰 캐릭터를 붙여 판매하고 있다. 아톰의 판권을 가진 데즈카프로덕션에는 상품화 계약을 체결하자는 주문이 지금도 끊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생일을 축하하는 다채로운 이벤트도 아톰 열기를 한층 북돋우고 있다. 4월5일 도쿄 앞 바다에서 열린 불꽃놀이는 하늘로 쏘아올린 2,000발 중 약 50발이 아톰의 얼굴 형체를 만들어내 관중의 갈채를 받았다. 아톰의 출생지로 그려진 다카다노바바 일대 상점가에서는 축하 판촉행사가 시작된 데 이어 4월6일 수천명의 시민이 참가하는 축하 퍼레이드가 열렸다.마케팅전문가들은 작품 속의 아톰 생일은 21세기이지만 작품을 보고 자란 어린이들은 현재 40~60대의 중년이 돼 있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본격적인 고도성장기에 만화영화 <아톰 designtimesp=23717>을 접하면서 꿈을 키운 중년의 세대가 자신의 아들, 손자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기회를 아톰 열기는 마련해주고 있다는 것이다.아톰을 그린 데즈카 오사무가 세상을 떠난 지 14년이 넘었지만 그는 아톰을 통해 어린이들에게 무한한 용기와 희망을 안겨준 데 이어 이제는 기업들에 대박의 꿈을 심어주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