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초 피자는 우리나라 외식문화에 일대 변혁을 몰고 왔다. 일명 한국판 빈대떡으로 불리며 상륙한 지 얼마 안돼 젊은이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것.이후 오랫동안 피자는 강한 생명력으로 우리 생활에 살아 있는 상품으로 자리잡았다.피자가 인기를 얻으면서 창업시장에서도 한때 피자 열풍이 드셌다. 수를 헤아릴 수 없이 많은 피자체인업체가 등장했다가 사라졌으며, 이 와중에 체인 본사와 가맹점간의 줄다리기나 분쟁사례도 적지 않았다.현재 피자는 성숙기시장으로 진입해 대형메이커 몇 곳이 전체시장의 상당부분을 장악하고 있다. 하지만 대형 피자전문점의 경우 투자비가 만만치 않아 웬만해서는 창업할 엄두도 내지 못한다. 매장 없이 배달만 전문으로 하는 점포를 창업하려 해도 2억~3억원 가량을 투자해야 한다.이런 가운데 중소브랜드 피자전문점들은 가격과 투자 경쟁력을 내세워 민첩한 마케팅 전략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중심상권은 대형 피자전문점에 내주었지만 동네 상권에서는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업소가 의외로 많다.대형 브랜드 속에서 자리를 지키는 점포들은 나름대로 성공이유가 있다. 물론 실패한 점포들도 여러 가지 복합적인 이유를 안고 있다.경기도 일산에서 피자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정원씨(오레또 일산화정점 사장ㆍ39)는 고교시절부터 자취를 하면서 화장실 청소, 과외, 한식재료 납품까지 안해 본 일이 없는, 한마디로 생활력이 강한 사람이다. 어디서든 꼭 필요한 사람이라는 얘기를 듣는다는 그는 유통업체에 근무하면서 잠자는 시간 빼고 전부 일에 쏟아부었다고 할 정도로 열정적으로 일했다.그런 김씨가 피자전문점 체인사업에 발을 들여놓은 계기는 우연히 지인이 운영하는 피자전문점에 재료를 납품하면서였다. 매장 7개를 기반으로 사업을 시작한 그는 1년 5개월 만에 45개의 매장을 오픈을 정도로 성공가도를 달렸다. 하지만 동업자들과 얽힌 이해관계로 회사는 와해됐다. 피자업체 근무경험을 바탕으로 일산 화정동에 피자전문점을 오픈했다.부인과 함께 운영하고 있는 피자전문점은 일산의 아파트와 일반주택이 밀집해 있는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업종 특성상 30~40대보다 젊은 세대가 많아야 장사가 잘되므로 피자전문점 입지로는 합격점이다.창업비용으로 점포보증금 1,000만원과 1,750만원짜리 가스오븐기 2대, 인테리어비, 간판, 전기공사비 등으로 총 6,500만원이 들었다. 처음에는 오토바이 3대로 배달을 시작한 것이 주문량이 점차 늘어나면서 현재는 6대가 됐다. 일일매출은 70만~80만원선. 주말에는 150만원 정도이고 비가 오는 날은 200만원으로 변동이 있다.김씨는 피자전문점의 성공요인을 “광고와 홍보, 배달, 매장관리의 삼위일체”라고 말한다.우선 배달사업인 만큼 홍보가 가장 중요하다. 전단배포는 기본이고 신문 삽지광고, 생활정보지 광고 등 꾸준히,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중 집집마다 문에 붙여두는 전단광고가 가장 효과가 크다.장난감, 생활용품, 학용품 등을 증정하는 행사를 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다. 김씨는 창업 초기에는 매출의 50%를 과감하게 광고비로 투자해 적자를 보기도 했다. 하지만 몇 개월 후 성공의 든든한 밑거름이 됐다.주택가·사무실 혼재된 지역 이상적매장은 늘 청결하게 유지하고 주방직원부터 배달직원까지 인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것이 필요하다. 배달사업이다 보니 아르바이트 직원이 많아 직원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직원관리 소홀로 배달이 늦어지거나 하면 고객들은 두 번 다시 찾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한 지역에서 2년 남짓 점포를 운영하다 보니 단골고객도 많이 늘었다. 인근에 있는 유명 브랜드 피자전문점과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단골고객들을 꾸준히 유지하기 위해서 자체적으로 제작한 1만원짜리 상품권을 주기도 하고 10회 주문하면 1회 무료서비스를 하기도 한다.메뉴는 크게 간식 개념의 피자와 주식 개념의 스파게티가 있는데 치즈크러스트, 이탈리안 치즈피자, 하와이완피자 등 다양하다.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스파게티도 10여가지 있다. 스파게티 포장용기도 독특하다는 것이 특징. 기존의 은박지 도시락 용기와 달리 도자기로 돼 있는 깔끔하고 예쁜 일회용 용기를 사용했다.김씨는 전국적으로 매장을 확대해 나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 피자전문점을 창업하고자 하는 예비창업자들에게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주고 싶다는 게 그의 야무진 꿈이다.회사원 박모씨(40)는 피자전문점을 창업해 실패한 케이스. 보증금 500만원과 인테리어 및 시설 집기비 등 총 4,500만원을 투자해 지난 2000년 인천에서 피자전문점을 창업했다. 처음에는 매출이 2,500만원에서 3,000만원을 오르내렸다. 하지만 채 6개월을 넘기지 못하고 매출이 하락세를 보였다.그 이유는 들쑥날쑥한 가게운영 때문. 박씨는 일찍 문을 닫기 일쑤였으며 매장홍보도 지속적으로 하지 않았다. 한때 반짝 홍보로 고객들을 끌어모았다가 매장에서 배달을 감당 못해 주문이 늦어져 고객들의 불만이 쌓이기도 했다. 재료마저 신선하지 못해 맛도 떨어지게 됐다.이런 악순환의 고리는 이어져 결국 박씨는 의욕마저 상실하게 됐다.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는 데도 소홀하고 그저 매장의 수명을 연명해 나가는 데만 전전했다.눈앞의 이익만을 좇는 박씨의 사업마인드도 실패의 큰 부분을 차지했다. ‘백과사전’으로 불릴 정도로 박식하다는 그는 다양한 사업아이디어가 있었지만 한두 달 내에 결과가 나타나지 않으면 도중에 그만둬 버리거나 아예 시도도 하지 않았다. 결국 그는 3년간 수명을 연장해 온 점포의 업종전환을 고려 중이다.두 사람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브랜드력이 약한 주택가 부근 피자전문점 사업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대대적인 홍보전략이 필수임을 알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홍보판촉에 과감한 지출이 따라야 한다.사업은 투자가 먼저, 이익이 그다음이지 이익 먼저 내고 투자하는 게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고객들에게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주면 최소한 일정기간 단골을 확보할 수 있다. 단 철저하게 상품력을 갖추지 않으면 재주문은 포기해야 한다.배달주문 중 어린 자녀가 있는 가정이 많다는 점을 감안, 사은품 증정도 주기적으로 실시하는 게 좋다. 입지는 주택가와 사무실가가 혼재된 지역이 가장 이상적이다. 배달이 위주일 경우 입지보다 상권이 좋아 시장수요가 풍부한 지역에서 창업해야 한다.실패한 점포의 공통적인 특징은 대부분 홍보에 소극적이라는 점이다. 홍보를 통해 한 번 고객을 확보하면 다음단계는 고객충성도를 높이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신선한 상품의 질 유지가 필수조건이다.실패하는 점포들은 대부분 맛이 일정하지 못하다는 공통점도 갖고 있다. 배달이 불리한 입지에 위치해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도 고려해야 할 요소이다. 종업원 관리가 부족해 배달이 원활하지 못한 것도 실패를 낳을 수 있다.클릭! 성공1. 대단위 아파트, 다세대, 빌라 밀집지역 등 수요가 많은 지역에 입지해 배달이 용이하다.2. 스파게티 등 객단가를 올릴 수 있는 메뉴를 적극 개발하고 활용한다.3. 조리법을 단순화해 능률을 향상시킨다.4.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소스개발 및 철저한 품질관리로 고품질을 유지한다.5. 신선함을 위해 정량의 재료만을 매일 구입한다.6. 소스의 맛을 제대로 내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과 독창적인 메뉴를 개발한다.7. 저칼로리 재료를 사용해 다이어트 및 건강을 고려한다.8. 상품권, 쿠폰, 사은품 등으로 단골을 관리한다.9. 본사의 지속적 지원으로 시장흐름이나 정보를 꾸준히 습득하고 광고방법 등의 노하우도 전수받는다.10. 배달인력 및 종업원 관리에 철저하다.11. 매출액의 일정부분을 판촉홍보에 과감하게 투자하고 지속성이 있다.12. 배달이 신속하고 배달직원들의 매너가 좋다.클릭! 실패1. 수요가 많은 지역에 점포를 얻지 못해 배달이 용이하지 못하다.2. 대중성이 없는 아이템 선정으로 인지도가 낮다.3. 조리시간이 길어 고객이 오래 기다리게 한다.4. 우리 입맛에 맞지 않는 소스 및 메뉴를 개발해 판매한다.5. 소스의 관리소홀로 제대로 된 맛을 내지 못한다.6. 불친절한 서비스 및 고객관리 소홀로 단골고객을 확보하지 못한다.7. 과포화된 기존 피자매장과 차별화하지 못해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다.8. 시장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자신의 매장 운영방식만을 고집한다.9. 점포 인근의 주고객층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고객에게 맞는 메뉴와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한다.10. 판촉이나 홍보에 인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