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급 개발규모 . 친환경 단지 등 장점...'묻지마 청약' 보다 냉철한 분석 필요

경기도 용인 동백지구와 화성 동탄신도시. 자타가 공인하는 노른자위 단지다. 이 두 곳은 오랫동안 논란을 빚다가 개발로 선회한 판교지구와 함께 ‘묻지마 청약’을 불러일으킬 수도권 내 ‘선봉장’ 임에 틀림없다.이 두 지역 모두 신도시급 개발규모에 역대 최고의 친환경 단지 구성, 여기에 경전철과 탄탄한 도로망 계획까지 갖추고 있어 내집마련을 꿈꾸는 수요자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기에 충분하다. 정확하게 말하면 ‘프리미엄 아파트’, 그리고 ‘시세차익’을 염두에 둔 기대치가 높다는 소리다.이를 반영 하듯 현장 중개업자들은 두 곳에 대한 칭찬과 투자유망 일색이다. 동백지구 주변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2002년 11월에 분양된 구성 월드메르디앙 34평형은 이미 프리미엄만 2,000만원이 붙었다”며 “동백지구나 화성 동탄신도시 내 들어설 아파트의 시세차익은 그야말로 천정부지로 치솟을 것”이라고 말했다.하지만 이런 자신감은 대부분이 ‘떴다방’ 형태의 영업을 하는 현장 부동산 중개업자들의 자의적으로 해석한 측면이 많다. 한 마디로 ‘특급주거지’라고 해도 무조건 돈이 된다고 믿는 건 어리석다는 이야기다.지역개발 속도, 입주시기, 평형별 공급물량에 등 각종 돌발변수에 의해 프리미엄 자체가 변할 수 있다. 특히 분양가가 시세차익을 결정하는 중요 변수로 떠오른 만큼 꼼꼼히 살펴보는 지혜가 필요하다.우선 두 곳의 입지와 개발내용, 그리고 공급계획부터 살펴보면 두 곳 모두 잘 정돈된 주거환경과 규모, 개발 계획 내용 등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총 100만평 규모로 인근 죽전택지지구와 맞먹는 용인 동백지구는 경부고속도로 신갈 분기점에서 강릉쪽으로 4㎞ 떨어진 곳에 자리잡고 있다. 주택 1만6,000여가구가 들어서지만 용적률은 170~180%에 불과하다. 여기에 단지 내 호수공원은 물론 실개천을 둬 공원 수준의 주거단지를 만들겠다는 게 한국토지공사의 복안.교통망 계획도 탄탄하다. 서울로 진입할 때는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할 수 있고 42ㆍ43번 국도를 연결하는 연결도로 4개가 입주 전에 만들어진다. 여기에 기흥에서 출발해 동백지구를 거쳐 용인 에버랜드까지 이어지는 용인 경전철이 민자사업으로 추진, 2007년에 개통될 예정이다.분양계획을 살펴보면 한국토지신탁 등 11개 업체가 5~6월께 동시분양 방식으로 총 8,800여가구를 우선 분양할 계획이다. 한국토지신탁이 29~46평형 2,110가구로 가장 많고, 나머지 업체에서는 30평형 이상 중대형 아파트를 공급할 예정이다.화성 동탄신도시는 천안~수원간 복선전철화 병점역 부근에 들어서는 273만평 규모의 신도시다. 규모만 따지면 분당과 일산신도시 다음이지만 인구는 기존 신도시의 3분의 2인 12만명 수준으로 묶을 예정이다.신도시의 교통난 해소를 위해 경부선 전철역인 병점역, 분당선이 연장되는 영통역과 연결되는 버스전용도로가 국내 처음으로 건설된다. 교육시설로는 초등학교 14개, 중학교 7개, 고등학교 5개, 유치원 5개 등이 들어선다.분양은 내년 3월 시범단지 6,000가구를 시작으로 1단계 지역 1만6,000가구는 내년 8월, 2단계 지역 1만2,000가구는 2005년 1월쯤 이뤄지며 시범단지에는 25평형 762가구, 32평형 5,200가구, 40평형 662가구 등 모두 6,624가구가 들어선다.다음은 투자성 분석. 용인 동백지구와 화성 동탄 신도시의 경우 수원 영통지구 내 아파트 시세와 비교, 시세차익을 남길 수 있는 적정분양가를 예측해 보자.수원 영통지구는 100만평 규모로 용인 동백지구와는 다소 떨어져 있지만 규모나 교통여건에서 비슷하고, 화성 동탄신도시와는 규모에서 차이가 있지만 바로 인접해 있기 때문에 비교대상으로 삼았다.동백지구에서 공급되는 민간업체들의 평형은 33, 46, 50, 59평형 등 크게 4가지 평형으로 나눌 수 있다. 반면 화성 동탄신도시 시범지구는 24, 32, 40평형 등 크게 3가지 평형이다.현재 수원 영통지구 내 시세는 25평형 아파트가 1억5,000만~1억8,000만원, 33평형은 2억2,000만~2억5,000만원, 40평형은 2억8,000만~3억1,000만원 선이다.그리고 50평형은 3억2,000만~3억8,000만원이고, 59평형은 없지만 현지에서는 대략 3억6,000만~4억2,000만원 선이 될 것으로 이야기하고 있다.이를 근거로 입주시까지 금융비용 2,000만원을 빼면 화성동탄신도시의 경우 25평형은 1억3,000만~1억6,000만원, 그리고 33평형은 2억~2억3,000만원, 40평형은 2억6,000만~2억9,000만원 선이 된다.이를 평당가로 환산해 보면 25평형은 520만~640만원, 33평형은 606만~696만원, 40평형은 650만~725만원 선이다. 같은 기준으로 동백지구에 공급될 50평형과 59평형의 평당가는 각각 600만~720만원, 59평형은 575만~677만원 선이 된다.화성 동탄신도시나 용인 동백지구 내 아파트분양가가 이 수준에서 5~10% 이상 넘어서면 사실 시세차익을 기대하기 힘들다. 두 곳 모두 입지여건과 대단지, 신규아파트라고는 하지만 수원 영통일대 아파트값을 10% 이상 웃돌기는 힘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다시 말해 두 곳 모두 분양가가 수원 영통일대 아파트값의 110%선을 넘어서면 투자메리트가 현격히 감소한다는 뜻이다.물론 이는 단순 예상치고, 변수에 따라 예외가 있을 수 있다. 지난해와 같이 유례없는 아파트값 폭등이 이어지는 경우다. 하지만 고분양가 논란을 빚었던 죽전지구의 경우 지난해의 유례없는 가격폭등 속에서도 예상만큼 높은 프리미엄이 붙지 않았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묻지마 청약’보다 분양가를 따져보는 지혜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