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타고 또는 카페리에 차를 싣고 어렵사리 제주도를 만났는데 우도를 들르지 않으면 헛농사를 지은 것이다. 성산포항(064-782-5671)에서는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30분까지 1시간 간격으로 차를 실을 수 있는 도선이 운항된다.차량이 많을 경우 횟수도 늘어난다. 섬을 일주하는 도로가 잘 닦여져 차량 또는 자전거로 구석구석 돌아보기가 편하다. 섬 둘레가 약 17㎞ 정도이므로 도보일주는 삼가는 것이 좋다.우도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인 우도봉(소머리오름ㆍ132.5m)에 오르려면 예전에는 선착장에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아야 했지만 2003년 초 봉우리 북쪽의 검멀레해변에서 올라갈 수 있는 계단길이 새롭게 만들어졌다.우도항 → 서빈백사 해변 → 하우목동 보리밭 → 북쪽 등대 → 하고수동 해변 → 검멀레해변 → 우도봉 순으로 일주코스를 잡는다.성산 일출봉과 늘 마주보고 사는 섬 우도는 이름 그대로 소를 닮은 섬이다. 조선조 숙종 때 국유 목방이 설치되면서부터 국마를 관리, 사육하기 위해 사람들 왕래가 있었을 뿐 우도에는 사람이 살지 않았다.그러다가 헌종 10년 입경을 허가함에 따라 김석린 진사 일행이 입도해 정작했다는 기록이 있다. 1900년에는 훈장이던 오유학 선생이 입도했고 주민들은 영일동과 비양동, 고수동, 주흥동, 우목동, 천진동 등 8개 동으로 분산해 동네를 이루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섬에 우도라는 이름이 붙어졌다. 제주도 구좌읍에 속해 있던 우도는 1986년 4월1일 우도면으로 승격돼 지금에 이르고 있다.완만한 경사를 이룬 비옥한 토지, 풍부한 어장이 있는 우도는 제주도의 62개 부속섬 중에서 가장 큰 섬이다. 한 바퀴 돌면 17㎞, 남북 길이 3.8㎞, 동서 너비가 2.5㎞ 정도의 섬 안에는 600가구 1,800여명의 인구가 상주한다.우도는 예로부터 볼거리가 많은 경승지였다. 옛사람들은 우도의 경치를 우도8경으로 대별해 즐겼다. 우도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가볼 만한 곳은 서빈백사 해수욕장이다. 서빈백사는 산호사 해수욕장이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져 있다.우도에 도착한 다음 차로 5분이면 서빈백사장에 도착할 수 있다. 서빈백사는 말 그대로 서쪽 해변의 흰 모래밭이라는 뜻이다. 서빈백사 해수욕장의 바다색은 흔히 동남아 리조트의 해수욕장을 표현할 때 쓰이는 에메랄드빛이다.해변과 가까운 쪽 바다에서 그 환상의 물빛이 나온다. 서빈백사의 그 물빛은 바닥에 깔린 모래와 연관이 있다.서빈백사 해수욕장의 모래는 산호초가 부서져서 생성됐다. 산호초는 바다 속에서 해변으로 밀려 올라오기도 한다. 주민들 얘기로는 모래는 해에 따라 더 많아지기도 하고 바다로 쓸려가 줄어들기도 한다. 보통 백사장의 모래는 누런빛을 띤다.그러나 산호초 모래로 이뤄진 서빈백사 해수욕장의 모래는 눈이 부실 정도로 순수한 흰색이다. 그 흰색의 모래가 물속에서 태양빛을 받으면 바닷물을 에메랄드빛으로 채색하는 것이다. 산호모래의 또 다른 특징은 태양열을 반사한다는 것이다. 그 때문에 서빈백사 해수욕장에서는 맨발로 걸어다녀도 발바닥이 뜨겁지 않다.백사장의 길이는 약 100m 남짓 된다. 서빈백사 모래사장 남쪽 끝에는 매끌매끌한 검은 바위들이 바다로 뻗어 있다. 이런 바위 주변은 해삼, 멍게, 소라, 전복이 나오는 해녀들의 작업장이다.바다 속의 돌까지 들여다보이는 맑은 바다에서는 해녀들의 ‘숨비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피유’ 하는 기다란 휘파람 소리를 내며 태왁에 의지해 숨을 고르는 해녀들. 그들의 힘든 작업 현장을 지켜보는 이들은 여행자들뿐만이 아니다. 가마우지들이 검은 바위에 앉아 전복과 소라를 잡는 해녀들을 구경한다.우도8경 중 주간명월은 배를 타야만 볼 수 있다. 배를 타기 위해서는 검멀레로 가야 한다. 검멀레는 제주도 방언으로 검은 모래라는 뜻이다. 우도의 남동쪽에 위치한 검멀레해변은 길이가 50m 남짓 된다.이곳은 동안경굴, 후해석벽, 주간명월 등 우도8경을 둘러보는 고무보트 여행의 출발점이다. 소머리에 해당하는 바위 절벽을 바다에서 보면 바위는 가로로 줄을 그은 듯 기묘한 형태를 보인다. 이 바위 형태를 옛 사람들이 후해석벽이라 이름을 붙이고 감상했다. 소머리 바위 바로 옆에 우뚝 서 있는 바위 하나는 소를 매는 말뚝바위.소머리에는 소의 콧구멍도 있다. 이 소의 콧구멍은 동안경굴(동쪽 해안의 고래굴)이란 이름이 붙어 우도8경에 포함됐다. 썰물이 돼야 입구가 드러나는 동굴이다. 입구는 작지만 들어가면 고래가 살 만하다는 생각이 들 만큼 널찍하다.굴 안은 온통 이끼가 끼어 있어 옛사람들에게 고래굴이라는 상상을 하게 했을 법하다. 우도 천진항에서 보는 한라산은 천진관산이란 이름이 붙어 있다. 우도 바다 건너 한라산에 노을이 질 때면 한라산 99골 봉우리가 우도의 붉은 바다와 어울려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하게 한다.낮에 보는 한라산도 밤 풍경에 못지않다. 우도8경 중에서 천진관산은 바라보는 대상이 우도가 아니라 한라산이라는 점이 특이하다.우도봉(132m)은 우도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다. 이곳 꼭대기에는 소뿔처럼 우도 등대가 서 있다. 싱싱한 풀이 돋은 우도봉을 구불구불 걸어 올라가면 푸른 파도가 눈앞에 펼쳐진다. 이 우도봉에서 바다를 바라보는 장면이 또 우도8경 중 하나다. 이른바 지두청사란 이름이 붙은 경관이다.우도에서 꽤 괜찮은 펜션을 추천한다면 산호해변 로그하우스이다. 북제주군 우도면 서광리에 소재한 이 펜션은 산호사해변을 정원 삼아 핀란드산 통나무로 집을 지었다.앞쪽 건물에는 2개의 객실과 향토음식점 겸 카페, 뒤쪽 건물에는 6개의 객실이 있다. 식당 외부에는 바비큐 시설도 갖춰져 투숙객은 누구든지 이용할 수 있고 우도 일주에 반드시 필요한 자전거를 무료로 대여해주기도 한다. (02-782-8212)◆여행메모(지역번호 064) 제주도청 관광문화국 관광홍보담당(710-3341~3), 제주시청 문화관광국(750-7713), 북제주군청 문화공보과(741-0221), 남제주군청 관광공보과(730-1221), 서귀포시청 관광진흥과(735-3543), 제주 종합시외버스터미널(753-1153), 우도항 매표소(783-0448).찾아 가는 길: 항공편=대한항공(1588-2001), 아시아나항공(1588-8000. 배편=한일고속 카페리(완도~제주 구간 운항, 약 3시간30분 소요, 061-554-8000). 대아고속해운(통영~성산포 구간 운항, 약 4시간 소요, 055-643-5111).배편을 이용하면 렌터카 비용이 들지 않고 완도나 통영 등의 여행 명소도 함께 들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제주의 렌터카업체로는 금호렌터카(1588-1230) 등 30여개 업체가 영업 중이다.숙박: 산호사해변, 하고수동, 검멀레, 중앙동 등에 민박집들이 많다. 최근에 지어진 집들은 샤워시설 등이 잘 갖춰져 있어 숙박에 불편함이 없다.맛집: 중앙동과 해변에 횟집 등 음식점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연평리의 섬사랑식당 리조트(784-8382)는 찌개류를 잘한다.